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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이라크 미군 전사자, 절반이 소도시 출신


미국의 다양한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후에도 이라크의 폭력 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내 미군 전사자도 3천1백명을 넘었는데요. 이라크에서 숨진 미군의 상당수가 소도시나 시골의 저소득층 출신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한 내용을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라크 전사자의 절반 이상이 소도시 출신이라는 통계가 나왔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AP 통신이 이라크 전사자들의 출신지와 가정 환경에 대한 통계를 분석했는데요, 3천1백여명의 이라크 미군 전사자 중 절반 이상이 인구 2만5천명 미만의 소도시 출신이었습니다. 또 인구 5천명도 안되는 작은 마을 출신도 다섯명 중 한 명 꼴이었습니다.

문: 인구 5천명도 안 되는 곳에서 전사자가 발생한다면, 지역 주민들이 안는 충격도 더 클 것 같군요. 미국은 대도시 주변에 인구가 집중돼있는데, 왜 유독 이라크전 전사자들은 소도시 출신들이 절반 이상이나 되는 겁니까?

답: 우산 미국의 군대제도는 한국같은 징병제가 아니라, 모병제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인 직업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이 자기 의사에 따라 자발적으로 군대에 들어와서 군인이 됩니다.

그런데 소도시나 농촌의 경우 경제세계화와 현대화 추세 때문에 갈 수록 일자리가 주는 형편이구요, 이런 지역의 젊은이들이 군대를 기회로 여기면서 일반 대도시 지역보다 높은 비율로 군대에 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2000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에도 개입하면서 전장에 투입되는 군인의 숫자가 늘었고, 보다 적극적으로 군인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도시 출신 군인들의 이라크 파견이 늘고, 따라서 전사자 비율도 높은 것입니다.

문: 지역 경제 상황 때문에 군인 지원자가 늘고, 그에 따른 전사자 비율도 높다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라크전 전사자 네명 중 세명은 주민소득이 미국 평균에 못미치는, 이른바 저소득 지역 출신이라는 점은 이런 설명을 더욱 잘 뒷받침합니다. 일자리가 적은 지역의 젊은이들이 군대를 통해 교육과 사회 진출, 또 빈곤 탈출의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지요.

문: 빈곤층, 소도시 출신 전사자들이 많다는 점이 향후 이라크전과 관련한 여론이나 정치적 상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답: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이라크전과 관련해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대체적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병력 증파 계획을 지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에 반대하는 분위기이지요. 이러한 대립 구도는 앞으로 전쟁관련 예산안 심의 등에서 더욱 첨예해질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전 관련 여론은 정치인들의 움직임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라크전 전사자 중 소도시 출신이 많다는 사실은 실제 이런 지역의 이라크전 지지도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특히 앞서 지적하신대로 작은 마을일수록 전사자와 관련해서 마을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여론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AP의 미국인 대상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라크전 개전이 옳은 결정이었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자가 개전초 73%에서 이제 39%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문: 이라크전과 관련해서 공화당 중진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을 강력하게 비난했다는 소식도 눈길을 끄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대통령 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은 후보 중 한 사람입니다. 맥케인 의원은 어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예비역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이라크전과 관련해서 수년간 미국이 잘못된 전략을 운영했고, 럼스펠드 전 장관은 최악의 국방장관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도높은 비난을 했습니다.

문: 맥케인 의원은 지난해 럼스펠드 장관 사임 직후에는 찬사를 보내지 않았었습니까? 그런데 입장이 백팔십도 바뀌었군요?

답: 네. 당시 맥케인 의원은 “럼스펠드 장관이 긴 세월동안 국가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인들의 존경과 감사를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었지요. 하지만 어제는 미국의 이라크전 전략과 럼스펠드 장관의 전략 운영을 모두 강도높게 비난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주둔군 증파 계획을 지지하고 있는데요, 이라크전 초기에 더 많은 병력이 투입됐다면 전쟁의 장기화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출마가 유력한 정치인들의 발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 중진 의원이 공화당 행정부의 이라크전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는 점은 미국 정치계의 흐름을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김근삼 기자 감사합니다. 미국내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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