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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최대 걸림돌은 에너지 지원 문제


이번 6자회담의 핵심쟁점은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에 대한 대가로 나머지 참가국들이 제공할 에너지의 규모와 분담 문제입니다. 북한이 이 문제에 집착하는 이유는 전력 등 극심한 에너지난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관련 합의가 이뤄질 경우, 대북 에너지 지원의 상당 부분을 한국 정부가 떠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제 5차 6차회담이 베이징에서 닷새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그동안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은행의 동결된 구좌 해제에 매달려온 데서 방침을 바꿔 에너지 지원 문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재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북한은 에너지 지원을 통해 미국의 정책전환 의지를 가려 보려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처럼 에너지 지원 문제에 집착하는 이유는 80년대 후반 이래 최악이라고 알려진 극심한 에너지 부족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추계에 따르면 북한의 에너지 생산량은 지난 1989년보다 35.6%가 감소했습니다. 또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공장들은 전기가 끊겨 기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등, 북한은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지난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 당시에도 현존 핵시설의 동결을 대가로 중유 50만t과 경수로 지원을 요구했었습니다.

북한은 이번 6자회담에서 영변의 원자로 등 핵시설의 동결에서 더 나아가 이를 “폐쇄(Shut Down)”하는 대가로 1994년 합의 당시보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언론들은 북한이 초기조치의 이행대가로 전력 2백만kW에 상당하는 에너지와 연료용 기름 2백만t, 그리고 전력 2백만kW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제네바 합의 때 50만t이 나온 것은 영변의 5메가와트 흑연감속로와 공사 중이던 영변의 50메가와트 원자로, 그리고 태천의 2백 메가와트 원자로를 동결할 때 사라지는 총 25만 5천 kW의 시설 가동용량을 감안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북한이 중유 2백만t을 요구한 게 사실이라면 북한은 1994년 당시 요구했던 중유 50만t에 “폐쇄”에 상응하는 프리미엄을 더해 요구하는 셈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북한이 핵 폐기를 위한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수용할 경우 중유 이외에 전력 등 다른 에너지원도 함께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 시설 “폐쇄”에 따른 상응조치로 에너지 제공의 규모 외에 분담 문제를 놓고 나머지 당사국들 간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실제 각국은 대북 에너지 지원을 누가 맡아 할 것인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만이“대북 에너지 지원에 대한 결정이 나오면 참가국이 분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을 뿐 다른 나라들은 ‘분담’이라는 표현 자체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저녁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와 에너지 협력 문제로 회담 참가국들은 각측의 주장을 제기했는데 현재까지 입장차는 비교적 크다”며 절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당국자들 모두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 없이는 어떠한 지원도 북한에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역시 11일 “미국은 북한에 에너지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것이 비핵화에 반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서는 안된다”고 말해 사실상 북한이 ‘보상’보다는 ‘비핵화’문제에 더 집중해 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난 1994년의 경우처럼 한국이 대북 에너지 지원을 주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1994년 제네바 합의의 후속 대책 마련 과정에서 경수로 전체 비용 46억 달러 가운데 70%를 부담한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 일본은 22%, 그리고 미국은 1억 달러 상당의 연간 중유 50만t을 부담했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대북 에너지 제공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용의가 있지만, 5개국이 부담을 공동으로 책임지는 원칙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각국에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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