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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량 아사 사태 막으려면, 미국 지원 필수'


북한에서는 올해 외부 원조가 없을경우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에 버금가는 심각한 식량위기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식량위기 토론회에서는, 대규모 아사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의 식량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또 북한 정부의 태도 바뀌어야만 국제사회의 대량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도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의 지적이었습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이 날 토론회는 지난 10년 간 북한주민 지원과 인권 활동을 벌여온 ‘좋은벗들’과 ‘남북나눔공동체 워싱턴지부’가 공동으로 마련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올해 북한이 심각한 식량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원조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좋은벗들’ 이사장인 법륜 스님은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당시 수준인 280만t으로 떨어졌으며, 외부 지원이 없을 경우 2월 중순에서 3월 중순 사이에 많은 주민이 굶어죽는 사태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외부 지원이 전혀 없다고 가정했을 때 배급 마지막 순위에 해당하는 일반 노동자를 중심으로 1백만명 이상이 굶어죽을 것이라는 것이 북한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올해 북한 식량생산량을 280만톤이라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이는 가장 나쁜 해의 생산량에 속합니다. 1996년에서 1998년에 아사자가 아주 많을 때 식량난이 250에서 280만톤이었습니다. 국제사회에서150만톤 정도 지원되지 않으면 아사는 피할 수 없습니다. 아사자가 발생하는 시기는 2월중하순에서 3월초가 될 것입니다.”

북한에서 식량 가격이 폭등하는 시점에서 대량 아사 사태가 시작될 것이라는 것도 좋은벗들의 분석입니다.

법륜 스님은 대량 아사자 발생을 막으려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원조가 이뤄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정부의 태도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굶어 죽는 사람이 없으려면 최소한1백50만t 정도의 식량이 추가로 필요한 데, 이는 한국의 지원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서 1백만t이 지원돼야 마련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은 이를 위해서는 북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하고, 국제사회의 요구대로 외부원조 식량의 분배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으려면 인도적 상황을 공개하고 지원 요청을 해야 하는데 북한은 안합니다. 두 번째로 지원시 모니터링을 허용해야 하는데 북한은 안합니다. 이런 조건에서는 아무리 많이 굶어죽어도 국제사회가 지원할 수 없습니다. 제가 미국에 와서 이러는 이유는 한국사회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150만t이 부족한데 국제기구가 아무도 참석안하면 한국에서도 여론 상 50만톤 이상 지원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량 아사사태를 막으려면 국제사회가 참여해야 하고, 특히 미국이 나와줘야 합니다. 또 미국이 나오려면 북한이 모니터링을 허용하고, 지원도 요청해야 합니다.”

유진벨재단 스티브 린튼 이사장도 북한이 실제 대량 아사사태를 맞은 후 국제사회의 지원이 추진될 경우, 식량이 전달되기까지 수 개월 간 많은 사람이 굶어 죽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정부가 하루빨리 태도를 바꾸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전문가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박형중 박사는 외부의 원조만으로는 북한 경제와 식량난의 근본적 개선이 불가능하며, 이보다는 북한 정부의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박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민 위주로 정책을 전환할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안보 문제가 해결돼 민생위주의 정책이 추진돼야 하며, 둘째 북한주민의 불만이 높아져서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사회주의 경제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마지막으로 외부에서도 무조건적인 원조가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함으로써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주의 국가들 중에서 경제개혁이 가장 많이 이뤄진 나라들을 보면 국민의 불만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폭동이 일어난 나라일 수록 경제 개혁이 빨리 진행됩니다. 현재 북한의 상황이 폭동까지는 아니더라도 1990년대 중반에 비해 주민 의식 상당히 높습니다. 북한에서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런 인민의 불만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고, 그것이 경제정책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많은 워싱턴 한인 동포들이 참석해서 북한 식량사태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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