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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협회 부회장 '북핵문제로 미-일 긴장생길수도'


미국이 최근 북한과의 핵 협상에 유연한 자세로 임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을 주장하며 계속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행정부 당시 미국과 북한 간의 제네바 회담에 관여했던 개리 세이모어 미 외교협회 부회장은 북한 핵 문제로 인해 미국과 일본 사이에 긴장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 핵 계획에 관한 6자회담이 8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된 가운데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납북 일본인 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일본은 대북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번 6자회담에서 설치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는 일본과 북한 간의 실무그룹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북한 사이에 대화가 이뤄지는 것이 첫 걸음이지만, 일본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대화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 참가국들 가운데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핵 계획으로 인한 위협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특히 과거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납북 일본인 문제가 핵 문제와 함께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같은 일본의 강경한 태도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6자회담에서 일본과의 양자회담을 거부했으며, 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일본에 대해 6자회담에서 빠지라고 요구했습니다.

이같이 북한과 일본 관계가 냉각되면서 이번 6자회담에서 일본이 만족하지 못하는 수준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군축 담당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냈고, 미국과 북한 간 제네바 핵 회담에 참가했던 개리 세이모어 씨는 미국이 북한 핵 문제 해결에 현실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과 일본 사이에 긴장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민간외교 단체인 미 외교협회 (CFR)의 부회장인 세이모어 씨는 6일 CFR 웹사이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미국측 협상대표가 이전과는 달리 융통성을 갖고 회담에 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6자회담에 앞서 미국과 북한 수석대표들 간에 베를린 회동이 이뤄진 것을 지적하며,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게 좀 더 융통성이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현재 협상에서 북한 핵 계획의 완전해체는 현실적인 목표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힐 차관보가 곧바로 완전해체를 요구하기 보다는 과도적인 단계부터 시작하는 제한적인 접근방식을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제네바 핵 합의 때는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시키는데 그쳤으나, 이번 6자회담에서 즉각적인 재가동을 어렵도록 만드는 기술적인 장애물을 설치하도록 합의하게 된다면 이상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부시 행정부로서는 제네바 합의 보다 더 나은 것이라고 내세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분위기에 따라 일본은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그 이하의 것을 받아들여 북한이 계속 핵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세이모어 부회장은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현재 북한의 핵 능력의 주 목적은 일본을 위협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은 미국보다 훨씬 더 강경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 핵 계획의 완전해체가 아닌 그 이하의 수준에서 북한과 합의한다면 미국과 일본 사이에 긴장이 빚어질 수 있다고 세이모어 부회장은 덧붙였습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현재 미 행정부 내에서는 북한 핵의 완전해체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이며, 6자회담에서 진전이 없으면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실시할지 모른다는 현실주의가 힘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북한의 핵 계획을 억제하고 제한하며,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세이모어 부회장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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