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경수로와 대체 에너지 요구할 듯


북한은 오는 8일 열리는 6자회담에서 초기단계 이행조치의 대가로 경수로 건설과 대체 에너지 제공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에 대한 중유 제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경수로 제공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진 다음에 논의될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 재개될 6자회담에서 경수로 제공 문제가 새로운 걸림돌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일본 내 친북단체인 ‘재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조총련)’의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5일 북한은 핵 포기를 위한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은 영변에 있는 5 메가와트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원자로 가동 중단은 폐기를 전제로 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미국과의 사이에 상호신뢰가 조성되고 알맞은 조건이 형성될 때만 가능하다고 못박았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에 대한 경수로 제공과 경수로가 완공될 때까지의 대체 에너지 지원을 알맞은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조선신보’는 그동안 북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측의 입장을 공식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으며,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주에 열리는 회담에서 실제로 이같은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하루 전인 4일 북한이 영변의 5 메가와트 원자로 가동 중단과 국제사찰단 수용의 대가로 한해 50만t의 중유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최근 평양을 방문해 김계관 북한측 수석대표를 비롯한 북한 정부 관리들과 만난 조엘 위트 전 국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인테르 팍스 통신’ 역시 5일 6자회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이번 6자회담에서 조건이 맞으면 영변의 핵 시설 가동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경수로 제공과 중유 지원은 지난1994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북한과 미국 사이에 체결됐던 제네바 핵 합의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미국은 이 합의에 따라 북한에 중유를 제공해 왔으나 지난 2002년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이유로 제네바 합의를 폐기했습니다.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과 중유 제공에 관해 협의한 일은 없지만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은 9.19 공동성명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주에 재개되는 6자회담을 앞두고 사전조율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힐 차관보는 5일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에 중유만을 제공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면서 중유 대신 다른 대체 에너지를 제공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에 중유를 제공하게 된다면 그 비용은 여러 나라가 분담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에 대한 경수로 제공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핵 폐기가 완료된 이후에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이 원하는 것은 핵 동결이 아니라 비핵화라고 강조하면서, 6자회담의 부분적인 성공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9.19 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한 북한을 방문할 용의가 있음을 거듭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아직 북한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고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측이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수로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 북한 간 입장차가 오는 8일 재개되는 6자회담에서 새로운 걸림돌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관한 협상에서 경수로 제공 문제는 논의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한국 언론은 또한 북한에 대한 2백만 킬로와트 직접 송전 계획 역시 초기 조치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6자회담 전략과 북한에 대한 상응조치에 관해 미국과 완벽한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번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의 이행이 바람직하게 시작되는 것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다음 6자회담에서 어떤 문서가 나올 수 있겠지만 문서보다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6자회담의 목표는 9.19 공동성명 전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5일 다음 방문국인 일본으로 떠나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만난 뒤, 6자회담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인 7일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