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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아시안 게임 열전 돌입


40억 아시아인들의 겨울축제인 제6회 동계 아시안게임이 중국 창춘에서 일요일인 어제, 28일 개막됐습니다. 남북한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함께 입장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이 백두산을 중국명인 ‘창바이산’으로 적극 홍보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통해 알아봅니다.

문 : 어제 중국 창춘에서 개막된 동계 아시안게임에 남북한 선수단이 함께 입장했지요?

답: 40억 아시아인들의 겨울 축제인 제6회 동계아시안게임 대회가 어제 이곳 시간으로 오후 8시 옛 한민족의 혼이 숨쉬는 중국 동북지역 지린성 창춘에서 개회식을 갖고 8일 간의 열전에 들어갔습니다.

27개국 1,1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과 북한 선수들은 독도가 선명하게 그려진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함께 입장했는데요, 남북 선수단 동시입장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9번째입니다.

한국측 기수는 여자 알파인 스키의 오재은, 북한측은 아이스하키팀의 리금성이 공동입장 기수를 맡았습니다. 남북은 카자흐스탄에 이어 17번째로 입장했습니다.

문 : 중국은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 개막공연에서 백두산을 소재로 삼아, ‘백두산은 중국 산’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답: 네. 어제 창춘 시내의 우후안 빙상체육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 개회를 선언했는데요,

개막식 공연 백두산의 중국명인 ‘창바이산을 찬영하라’라는 주제로 진행됐는데요, 지난해 9월 백두산 천지에서 채화된 성화가 점화된 데 이어서, 백두산을 노골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백두산 천지를 형상화한 듯한 무대가 등장했고, 백두산의 자연 환경과 주변지역의 삶을 다룬 영상이 펼쳐져 ‘백두산은 중국 산’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냈습니다.

개회식 공연은 중국 백두산 연구의 본산인 동북사범대학이 맡았습니다.

또 각국 취재진들로 가득 찬 현지 메인 프레스센터에서는 동계 아시안게임과 직접 관련이 없는 ‘백두산 보호관리위원회’ 이름으로 된 홍보 책자와 CD가 배포돼 있고요, 표지에는 백두산이 중국명칭인 창바이산으로 바뀌어 ‘중국 자연유산 창바이산’으로 적혀있습니다.

지린성 홍보책자인 `지린 차이나'에는 백두산 천지가 버젓이 표지를 장식했습니다.

이밖에 중국 중외신문이 발행한 뉴스레터에는 지난 해 9월 천지를 배경으로 동계아시안게임 불씨를 채화하는 사진이 실린 채, 메인 프레스센터를 찾은 각국 기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개막 공연 총연출을 맡은 왕자즈 동북사범대 교수와 주제곡을 만든 다핑 작곡가까지 소감에서 "백두산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중국은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 대회에 이어, 백두산에서 동계올림픽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면서요?

답: 네. 허전량 중국올림픽위원회 명예주석은 어제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스키경기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동계 아시안 게임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동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지린성 백두산보호개발구 관리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백두산에 국제적 규모인 뫙톈어 스키장을 만들어 2018년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밝힌 것과 뜻을 같이하는 것인데요,

중국은 앞서 2018년 동계올림픽을 백두산 일대에서 치르겠다는 구상을 발표했고 백두산을 세계자연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왔습니다.

문 :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3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답: 한국은 선수단 165명(선수124, 임원 41)을 파견했는데요, 1999년 한국 용평, 2003년 아오모리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2위를 노립니다.

한국은 5개 종목에 걸린 47개 금메달 가운데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에서 10개 이상을 따내 종합 2위를 지킨다는 계획이지만요, 중국의 홈 텃세가 예상되고, 일본도 국가대표 1진으로 선수단을 구성해 목표 달성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북한 선수단은 이번 창춘 동계 아시안게임에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 스키 등 종목에 총 99명의 선수단을 파견합니다.

문: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의 의류업체가 북한선수단을 후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답: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방한복 제조업체인 ‘상하이 빙제(氷潔)’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선수단의 경기복과 시상복, 관련장비를 후원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습니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손꼽히는 방한복 업체로 회사 이름과 같은 '빙제'라는 브랜드로 각종 스포츠 의류를 생산하고 있고, 2005년 제1회 중국의류브랜드 대상도 수상했습니다.

북한 선수단은 '빙제'라는 마크가 새겨진 옷을 입고 경기 및 시상식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중국 기업이 북한 선수단을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이번 창춘 동계 아시안게임 때 북한선수단의 의류를 후원한 ‘상하이 빙제’는 지난해 12월 초 카타르 열린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선수단에 운동복과 운동용품을 지급했습니다.

또 지난해 초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때에는, 중국 의류업체 신야루 그룹이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북한선수 여섯 명의 유니폼과 점퍼 등 의류 일체를 후원한 바 있습니다.

문: 당초 내일(30일)로 예상됐던 한국과 북한 간 체육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있군요?

답: 네. 문재덕 북한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제6회)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불참함으로써, 당초 내일 30일로 예정된 남북 체육회담이 무산됐습니다.

김정길 한국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오늘 남북 체육회담이 무산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시간이 남아 있다며 한국으로 돌아가는 대로 남북 체육회담 일정을 다시 잡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장웅 북한 IOC 위원은 내일(30일)을 전후해 중국 창춘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 끝으로, 이번 대회에서는 눈이 내리지 않아 중국 측에서 ‘인공 눈’을 배양해 내리게 했다고요?

답: 네. 중국 당국의 인공강설 프로그램에 따라 구름에 인공눈을 배양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눈이 오늘 낮부터 동계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창춘 지역에 내렸습니다.

덕분에 눈 가뭄에 속을 태웠던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창춘시와 지린시 전역에 눈발이 날리면서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또 알파인스키 등 설상 종목 경기가 열리는 베이다후 지역에도 꽤 많은 눈이 내려 눈 걱정을 하지 않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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