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이라크 파병 거부한 미군 장교 - 군사재판 결과에 관심집중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 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는 2월 5일 미군 장교로서는 처음으로 이라크 파병을 거부한 에렌 와타다 중위의 군사재판 본심을 앞두고 반전평화 단체들이 본격적으로 지지 세력 규합에 나서는 등 재판 결과에 관심의 초점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에렌 와타다 육군중위의 군사재판은 또 군 복무자의 ‘의사 표현의 자유 (Freedom of Speech)’와 관련해 미국 내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늘은 유미정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먼저 에렌 와타다 중위는 어떤 인물이고 그가 군사재판에 처하게 된 경위는 무엇인지 설명해 주실까요?

답: 네, 에렌 와타다 중위는 미국 워싱턴 주 타코마에 위치한 포트 루이스 육군기지 스트라이커 여단 소속 포병장교인데요, 미군 장교로서는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이라크 파병을 거부해 2월 5일 군사재판 본심에서 형을 선고 받게 되어 있습니다.

와타다 중위는 하와이 호눌룰루에서 일본계 아버지와 중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하와이 소재 퍼시픽 대학을 졸업한 뒤 2003년에 장교로 임관돼 2005년 6월까지 한국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근무한 뒤 포트 루이스기지로 전속됐습니다.

그후 와타다 중위는 2006년 이라크 전쟁이 불법이고 비도덕적 이라는 이유로 이라크 파병 명령을 거부하면서 군사재판에 회부되게 됩니다. 이 재판에서 이라크 파병에 대한 유죄가 인정 될 경우 와타다 중위는 최고 2년 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이밖에도 와타다 중위는 공개적으로 전쟁 반대와 부시 행정부를 비판하는 등 미군통일군사재판법(Uniform Code of Military Justice) 에 의거해 4가지 규칙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될 경우 불명예 제대와 함께 최고 4년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문: 그러면 에렌 와타다 중위가 이라크 전쟁을 불법이고 비도덕적이라고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네, 와타다 중위는 최근 미국의 공영방송인 NPR에 출연해 자신이 이라크 파병을 거부한게 된 이유를 상세히 토로했습니다. 그는 2006년 이라크 파병 명령을 받고 장교로서 자신의 임무를 알고 부하들을 이끌 준비를 하기 위해 이라크전쟁에 대해 조사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와타다 중위는 이라크의 문화와 역사, 이라크 내 군사 작전에 대한 이라크 민간인들의 반응, 그리고 저항세력의 성격과 저항의 원인 뿐만 아니라 미국이 처음 전쟁을 시작하게 된 동기들을 살펴봤고, 조사를 통해 자신이 발견한 사실들에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의 심정을 밝혔습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이 불법일 뿐만 아니라 이라크 내 미군의 행동이나 미국 정부의 정책 모두가 불법적인 것으로 자신은 미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헌법을 수호하기로 맹세한 장교로서 불법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국 정부를 지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후 그는 군 상부에 여러번 사직서를 제출하지만 거절 당했습니다.

문: 전쟁의 합법성 여부는 군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의회 등 정치권에서 결정되는 것이라는 반대자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은데요, 이에 대해 와타다 중위측은 어떤 변론을 펼치고 있습니까?

답: 네, 와타다 중위측은 먼저 이라크 전쟁이 잘못된 정보에 의해서 시작된 것이라는 점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3권 가운데 한쪽이 군사력을 사용하도록 다른 쪽을 설득해 한 주권 국가를 침략하는 것은 삼권 분립의 기본에 위반된다는 것입니다.

또 와타다 중위 측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는 헌법 제 6조에 의거해 직접적 위협이 아닌 나라를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승인도 없이 침략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와타다 씨는 또 이라크 내 미군의 전투수칙(Rules of Engagement) 역시 위반되고 있으며 이라크 민간인의 불법 구금을 포함해 고문이 자행되는 등 제네바 조약과 같은 많은 인도주의적 국제법이 위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와타다 중위는 비디오 성명을 통해 장교들은 특히 전투명령을 비롯한 모든 상부의 명령이 합법적인지, 명령 뒤에 감춰진 진실에 대해서 가치판단을 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라크 전쟁은 견제와 균형의 기본원리가 작동하는 민주주의 체계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 또 한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 와타다 중위가 대통령 공개 비난 등 장교 품위손상 혐의로 이라크 전 파병 반대보다 더 큰 형을 구형받을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인데요. 이와 관련해 변론인 측은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답: 네, 이와 관련해서 와타다 중위의 변호인단 가운데 한 사람인 변호사 에릭 세이츠 씨는 이날 역시 NPR에 출연해 와타다 중위에 대한 장교 품위 손상 혐의는 광범위하고 모호한 혐의 적용으로 법정에서 가장 강력하게 반론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장교 품위 손상 혐의는 지금까지 통상적으로 군 장교가 부도 수표 등을 남발하거나 결혼 이외에 부정 관계를 가지는 경우에 적용되어 왔다면서 양심에 의거해 도덕성을 행사한 와타다 중위의 행동은 오히려 장교로서 마땅한 행동 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세이츠 씨는 또 군 복무자에게도 의사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네 2월 5일 재판 결과가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금 일각에서는 와타다 중위를 지지하는 단체들이 규합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고 하지요?

답: 네 지난 토요일인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대규모 이라크 전 반대 시위에는 와타다 중위의 아버지인 로버트 와타다 씨가 참석하기도 했는데요, 로버트 와타다 씨도 베트남 참전을 거부했다가 페루의 평화유지군에서 대체 복무를 한 적이 있는 인물입니다.

특히 와타다 씨가 일본계인 점을 감안해 일본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반전주의자들과 성직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와타다 중위를 지지하는 기자회견 등을 해왔고 워싱턴 주 일부에서는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미국정부의 합법성에 대한 시민 청문회 등이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