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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닥터스, 개성에 병원 개원


남북한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개성공단은 지난 2005년 1월, 시범단지 공장 분양이 이뤄지고 공업단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는데요, 이 시기에 한국의 국제적인 의료구호단체인 그린 닥터스가 개성에 작은 병원을 개원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의사가 남북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해오다가 어제부터 북한의 의사와 간호사가 함께 진료하는 남북 합동진료시대를 열였습니다. 자세한 소식 도성민 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남북한 의료인이 함께 진료하는 남북 의료 협력시대가 열렸다는 소식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개성공업지구 그린닥터스 협력 병원에 어제부터 남-북한의 의사, 간호사들이 한 건물에서 합동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개성에 병원을 개원한지 꼭 2년만의 일인데요. 2005년 1월 응급 의료소를 개소한 이후 지금까지 2만여명에 대한 진료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주로 개성공단에 있는 한국 근로자나 관계자 또는 간혹 북측 관계자에 대한 진료였고, 한 건물 안에 남-북 의료진이 모인 것은 어제가 처음이었습니다.

(한봉근, 개성공업지구지원협회 사무관) “ 작년 9월에 (북측의료진이 개성에) 이미 내려와 있었구요.. 그분들이 내려와서 현대 아산에 북측진료소가 따로 있었습니다. 임시로... 임시로 있는 진료소에서 진료하고 있었고 어제 의사 3분과 간호사 2분해서 간호사 5분이 장비를 가지고 입주를 하셔서 ... 지금 오늘부터 공동 진료가..가능하도록 시스템이 갖춰졌습니다. 지금은 시설을 한군데 모은 것이지요, 장비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구요. 각 과도 분리가 되어 있었구요, 진료할 수 잇도록 협의가 된 사항입니다. ”

문: 지금까지는 한국 근로자들은 한국 의사들에게, 북한 근로자들은 북한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왔는데 이제는 한 병원 안에서 남북의 구분 없이 서로 필요한 과목의 의료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인가요?

답: 그것이 그린닥터스 개성병원이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은 그런 모습을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고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 같은데요. 일단을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 남-북한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김재경, 그린닥터스 사무국장) “일단 기본은 남측은 남측 의사에게 진료 받고, 북측은 북측의사에서 진료 받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북측에서 원한다거나 협조요청이 들어온다면 충분히 가능하지요, 그럴 가능성을 희망하고 있고... 아무래도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개인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북측의 경우 당국의 입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북측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 같더라구요, 당장 교차진료랄까... 희망은 합니다만 시간을 두고 서로가 접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문: 남북 합동진료 소식은 1월 초에 들려왔었는데, 북한 의료진 합류가 늦어졌는가 보군요?

답: 그렇지요, 당초 1월 11일부터 남-북한 합동진료가 가능하다라고 보도가 나오기도 했었는데.. 실제 그렇게 된 것인 어제 1월 23일 부터입니다. 그만큼 남-북 관계가 꼭 정치 군사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의료부문이나 다른 사회 문화분야에서도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린닥터스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개성공업 관리위원회와 그린닥터스가 합의한 부분도 그러했고. 처음 남북한 합동진료를 제의한 것도 북한측이었는데 ... 당국의 허가가 실제로 이어지는 데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았다고 합니다.

(한봉근, 개성공업지구지원협회 사무관) (북쪽에는) 의약품이나 의료 등 관계 때문에 한정되어 있어서 남-북이 같이 하면 장비나 의약품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큰 병원을 해서 같이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북측의) 제의가 있어서, 당장 병원 지을 수 있는 부분이 안되어서... 이번에 그렇게 ... 조치를 한 것이지요... 아무래도 지금 현재, 북측의사들은 남쪽 의료기술을 굉장히 동경한다고..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수준이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남쪽에 와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 ....

문: 이제 의료진도 보강이 됐고 하니 병원을 찾는 근로자들도 한결 편리해졌을 것 같습니다. 그린 닥터스 병원에 가면 어떤 진료를 받을 수 있나요?

답: 일단 마련되어 있는 전문과목. 내과 외과 산부인과.. 등 남측의사 4명과 북측의사 3명, 또 남측 간호사 3명 북측간호사 2명, 행정과 응급구조사 1명이 있는 준 종합병원인데요. 진료과목에 해당하는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남-북 근로자 누구나 의료진을 찾아사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진료나 약값은 무료이구요. 북한에서온 의료진들은 어떻게 근무하는지.. 또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근로자들이 병원을 찾았는지 물어봤습니다.

(김재경, 그린닥터스 사무국장) “상주는 하지 않습니다. 상주는 하지 않고 출퇴근 분들입니다. 북측에서 상주하는 사람은 개성공단내 별도의 공간이 있고요 별도 구역에 잇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남측에선 의사4명. 응구조사 2명. 행정 1명, 간호사1명 이렇게 있습니다. 현재 환자의 상황이나 숫자에 따라 그것을 탄력적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남측은 현재 하루에 30~40 명 정도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북측의 의료진들- 어제 합류한 내과.외과. 산부인과 담당 의사와 간호사들- 은 개성에 상주하지 않고 출퇴근하고, 남측 의료진은 개성의 별도의 공간에서 상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북측 근로자에 대한 진료 회수는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북측근로자에 대한 북측의 통계가 나오지 않았고 합동진료는 어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아직 수치상의 의미는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전의 계획대로라면. 남측에서는 5명의 의사 북한에서 8명의 의사와 8명의 간호사 등 총 30여명의 남북 의료진이 합동으로 진료한다는 계획이 잡혀있었는데.... 남북 합동의료시대 개막도 지난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2개월여가 연기되기도 했고, 의료진 규모가 축소된 것입니다.

문: 진료과목을 보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치과 등이 있는데 산부인과가 있는 게 좀 특이하군요?

답: 그렇지요. 하지만 개성공단의 특성상. 북한측 여성 근로자 80%이상인 것을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여성 질환을 담당 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이 필요한데... 이 부분을 북한측 의사가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또 치과 과목은 한국의사가 담당하고 있구요. 이렇게 응급상황이나 만성적인 치료를 한 뒤.. 더 세부적이거나 정밀한 부분의 진료는 개성과 서울 등 남-북 각기의 후방으로 환자를 후송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문: 그동안 개성공단에 병원이 있어 참 다행이었던 경우가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도심에서야 넘쳐 나는 것이 병원이고 약국이지만 북한지역, 특히 개성과 같은 특수지역에서는 이런 의료기관의 역할이 절실할 때가 많지 않겠습니까?

답: 물론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응급상황을 치료하고 후송했던 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북한 사람들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던 계기는 ‘연탄가스 중독’이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제 거의 자취를 감췄다고도 할 수 있는 연탄가스 중독 사고가 북한에서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데요.

병원 개원 초기였던 2005년 4월에 한 북한 주민이 연탄가스 중독에 시달릴 때 그린닥터스 병원 의사가 나서 생명을 살렸다고 하구요。또 한 북한 고위관료도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연탄가스 중독으로 쓰러져 개성공단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은 뒤 아무런 후유증 없이 완쾌했다는 후문이 들리는데요. 북한에서는 없는 고압산소기가 그린닥터스 개성병원에 준비되어 있어 한밤중 찾아오는 북한주민을 치료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김재경, 그린닥터스 사무국장) “정치, 종교, 아니면 국가, 인종을 뛰어넘어서 의료 취약한 지구에 의료봉사를 하는 것이 단체의 목표입니다. 아마 거기에 맞게끔 개성공업지구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구요, 그런 곳에 나가서 저희의 목표대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상대방들에게 신뢰를 형성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문: 지난해 11월에 개성공단 근로자가 1만명이 넘었고, 월 생산액도 1천만 달러를 넘어서는 등 큰 발전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런 모습에 걸맞는 규모의 병원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그래서 본 단지 분양이 다 이루어지고 개성공단이 더욱 활기를 찾을 즈음을 목표로 3000평 규모의 종합병원 모습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병상도 300개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때가 되면 상주하는 남-북한 의료진도 더 많아지고 더욱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늘 변수가 있는 남북관계 만큼이나 시기적인 유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김재경, 그린닥터스 사무국장) “차후에는 개성공업지구 공단자체가 그 규모가 커짐에 따라 병원의 성격이나 규모도 커지지 싶습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는 지금의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모델이나 이런 것들이 발전하는 단계가 될 것 같고, 그 때에는 많은 신뢰회복이나 남북관계의 접근이 이루어질 것으로 봤을 때... 현재 보다는 많은... 발전된 형태의 .. 저희들이 희망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바람을 가져봅니다. ”

한편 그린닥터스는 지난 1997년 한국내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지난 2002년 중국 연길과 왕칭 등 의료취약지역을 찾아 국제 응급 구호단체로 발돋움 했으며, 북한에는 2004년 룡천지역 긴급 의료품 지원이 에서 지난 2005년 1월 개성공업지구내에 응급진료소를 개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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