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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장교 '북 핵실험은 후계자 계승과 관련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은 북한의 후계자 계승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건이라고 미국 국방부의 한 현역 정보장교가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 후계구도와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기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지난해 10월의 북한 핵실험은 미국과 북한 주변국들에 북한의 후계자 계승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건이라고 미 국방부 정보담당 부참모장실의 브라이언 포트 참모장교가 주장했습니다.

포트 씨는 최근 미 노틸러스연구소의 온라인 정책토론에 발표한 기고문에서 북한이 지난해 10월 핵실험을 실시한 것은 외부적 요인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내부적 요소가 결정적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포트 씨는 또 이같은 북한의 내부적 고려 요인이 북한의 후계자 계승 문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포트 씨는 “후계자 계승- 독재자의 딜레마”라는 이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북한이 아시아 지역의 안보에서 가장 핵심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핵무기로 인한 도전이 가장 극단적이고 시급한 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 내부의 상황변화로 인한 재래식 군사력의 도발이나 인도주의적 재난 역시 핵무기에 버금가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내부상황 변화와 직결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계승 문제는 앞으로 수 십년 간 동아시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중대사안으로 미국과 북한 주변국들의 전략 수립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와 관측이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후계자를 지명할 것이고, 김 국방위원장의 아들 3명 중 한 명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동안 서방언론 등에서는 김정일의 세 아들 가운데2남 김정철이 후계자로 지명될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해 왔습니다. 미 국방부의 포트 씨 역시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로 장남 김정남에 기우는듯 하다가 지난해에는 차남 김정철이 선두주자로 부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예측이 어려운 김정일 위원장의 행태를 감안할 때 후계자 지명에서도 일반적인 관측을 벗어나는 ‘상식’밖의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런 가능성을 철저히 분석해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포트 씨는 강조했습니다.

포트 씨는 여러 가지 다른 시나리오의 가능성으로 김 위원장이 세 아들 외에 가족 내에서 후계자를 지명하는 방안과 후계자를 가족 밖에서 물색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이 아니면서 후계자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로는 김정일과 본부인 김영숙 사이에서 태어난 김설송과 김정일 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 그리고 매제인 장성택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가족 밖에서 후계자를 계승하는 시나리오와 관련해 포터 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의 후계자 가운데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북한을 통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힘을 가진 인물이 없음을 인식하고, 한 명이나 복수의 킹메이커를 만들어 후계자를 지원하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김정일 위원장이 생존해 있고 적극 활동 중일 때 일단 후계자가 지명되면 그 자신에 대한 적대자들을 피할 수 없게 되므로 안전장치로서 아들들이 아닌 다른 사람을 지명하는 윤번제 후계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밖에 포트 씨는 김 위원장이 후계자를 지명할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관측과 달리 후계지명을 포기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정보본부 등 정보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 3명 가운데 3남인 김정운이 후계자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한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다양한 관측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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