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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암 사망자, 2년째 감소


미국에서 암은 심장질환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사망 원인입니다. 그런데 어제 미국암협회는 2003년에 이어 2004년에도 2년 연속으로 암 사망자가 감소했다는 반가운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에서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줄어들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암협회는 1930년대부터 암 사망자 수를 집계해왔는데요, 2003년 70여년만에 처음으로 암 사망자가 전 년도에 비해 감소한 데 이어, 최근 집계된 2004년 자료에서도 암 사망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04년에는 2003년보다 감소폭이 크게 늘어나서 보건 관계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에게도 의미있는 수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2003년 미국에서 암으로 숨진 환자는 55만7천명 정도였습니다. 2002년에 비해 370명 밖에 줄어들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통계상의 오차 등을 고려할 때 의미있는 수치로 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2004년에는 암 사망자가 55만4천명으로 3천명 이상 감소했습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1991년 이후 2002년까지 미국에서 전체 인구 대비 암 사망자율은 계속 감소세를 유지해왔지만 인구 증가 때문에 실제 사망자수는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실제 사망자수도 감소세로 반전한 것은 미국이 지난 수십년에 걸쳐 벌여온 ‘암과의 전쟁’이 긍정적인 결실을 내는 조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문: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미국에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인데요, 중요한 것은 암 사망자가 줄어든 이유 아니겠습니까? 어떤 요인들이 여기에 기여했습니까?

답: 우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줄어든 것이 큰 이유로 꼽힙니다. 미국에서는 암 환자 중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남성의 경우 1990년대 중반 사망자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뒤 매년 감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흡연자가 줄어든 것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단 여성의 경우 폐암 사망자가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암 사망자 감소의 또 다른 이유는 암에 대한 경각심 확대와 보건기관들의 노력으로 정기 검진 등을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이들에 대한 치료술이 발전됐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폐암에 이어 대장 및 직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사망자수가 높은데요, 이들 암에 대한 조기진단과 초기 치료는 암 사망자 감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문: 역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고, 또 몸에 이상이 느껴질 때는 그 때 그 때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군요. 그런데 폐암의 경우 남성 사망자는 감소했지만, 여성 사망자는 늘어났다는 점은 의외군요. 왜 이런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까?

답: 미국 사회에서 역사적으로 여성의 흡연 패턴은 남성보다 10에서 20년 정도 뒤져있습니다. 여성들 사이에서 흡연이 늦게 시작됐고, 그만큼 금연과 이의 효과도 늦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그래서 여성을 대상으로한 보다 적극적인 금연 캠페인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구요. 다행인 것은 이미 여성에서도 인구 대비 폐암 사망율은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이는 남성과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사망자수 감소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이번에 발표된 암협회 보고서에서 암 사망자 감소 외에 또 눈에 띄는 점들이 있으면 좀 소개해주시죠.

답: 미국은 ‘이민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사는데요. 이번 보고서에서 흑인이 백인에 비해 주요 암 발병율과 사망율에서 월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흑인 남성의 경우 백인 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15% 높았구요,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38%나 높았습니다. 흑인 여성은 암 발병율은 백인 비해 오히려 9% 낮았지만, 암 사망율은 18% 높았습니다.

문: 이유가 무엇입니까?

답: 전문가들은 생활 수준과 환경의 차이를 주된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흑인의 경우 거주지 환경이 열악하고 보험 가입율도 낮아서 조기 진단과 치료 시스템의 활용도 적다는 것입니다. 안 좋은 식생활과 운동 부족으로 흑인 가운데 비만인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암발병율이 높은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2년 연속 사망자수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암은 인류의 가장 큰 적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14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암을 발견하고, 55만명 이상이 암 때문에 사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암에 대한 교육과 퇴치 노력은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아무튼 인류가 암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금연 등 건강한 생활과 함께, 정기 검진을 통해 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암 사망자 감소 추세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하면서, 미국내 주요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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