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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성홍열 확산 완화 조짐없어


북한에서 최근 성홍열 등 전염병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남한 민간단체들의 의약품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과 현지소식통은 북한의 열악한 전기 사정으로 인한 물 부족과 수질오염이 주민들의 위생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한국제약협회는 15일 북한에 항생제와 해열제 등 의약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북지원을 중단했던 제약협회는 청진 등 북한에 성홍열 등 각종 전염병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피해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관련 의약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대북지원단체인 `굿네이버스’는 지난 10일 북한 내 전염병 치료를 위해 미화 5백만 달러 상당의 페니실린과 항생제 등 의약품을 남포항으로 보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용선 사무총장은 15일 한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전염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의약품을 하루빨리 북한에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문제를 다른 단체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측통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북한에 창궐하기 시작한 성홍열 등 여러 종류의 전염병이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대북 인권,난민 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은 최근 소식지에서 성홍열이 일단 대규모 발병 위기는 넘겼지만 소멸되지 않은 채 곳곳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는 성홍열과 감기가 제대로 구분이 되지 않아 병원에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전염병이 전국적 현상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지원하는 의약품의 배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성홍열은 목의 통증과 고열 증세 속에 전신에 발진이 생기는 전염병으로 치사 위험은 적은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보건전문가들은 북한주민들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면역력도 상당히 약화돼 있기 때문에 가벼운 전염병으로도 사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좋은벗들은 또 성홍열 외에 지난해 큰물(수해) 피해를 입었던 평안남도 신양군과 양덕군에서 설사와 구토증세를 동반한 전염병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 사망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 밖에 일부 소식통들은 청진에서 수두가 발생해 어린이들이 피부가려움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염병 확산 원인을 전기 부족과 이로 인한 수질오염 등에서 찾고 있습니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의 노귀남 객원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염병 창궐은 전기 사정과 직결돼 있다”며 “화력발전이 노후화되고 겨울철 수력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급수장 펌프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에서 대북 지원활동을 돕고 있는 조선족 이영실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함경북도의 물 부족이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물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물이 시간제로 옵니다. 오전에 오든지 오후에 오든지..그러니까 아주 힘들죠.”

이 씨는 물부족으로 주민들이 목욕을 제대로 하지 않아 위생 상태가 매우 불결하며, 분뇨 등으로 우물이 오염돼 전염병이 발생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그러나 전염병과 관련한 피해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외부에 의약품 지원 요청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지난 11일 성홍열 등 북한에서 최근 번지고 있는 전염병은 사망 위험이 적고 북한에서 자체 해결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별도의 지원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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