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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취업에 관한 연구논문 출간


1990년대 중반 북한의 대홍수와 극심한 가뭄으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이후, 한국으로 입국하는 탈북자 수는 급격히 늘어… 2002년부터는 한해 1천명, 지난해는 2천여명을 넘어.... 지난해 연말.. 탈북자 1만명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최근 탈북자들에 대한 한국 전문가들의 연구경향을 보면, 그러한 시대적 변화도 엿볼 수 있는데요. 한국 정부의 지원과 정착 문제를 중심으로 한 초기연구를 벗어나 사회통합 시대를 대비한 실제적 연구가 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도성민 통신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자가 1만명이 넘었다... 아주 상징적인 의미지요. 지난해 한국 정부가 ‘새터민’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공식용어로 채택한 것도 늘어나는 탈북자들을 위한 사회적 시선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합니다만....

답: 그렇습니다. 지금은 ‘탈북자’. ‘새터민’ 이라고 하면 생소한 정도는 아닙니다만 1980년대만해도 사선을 넘은 ‘월남자’ ‘귀순용사’로 일컬어 졌던 적도 있습니다. ... 그래서 공개 기자회견을 했던 적도 있었는데요. 지난해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새로 터전을 잡은 사람들… 해서 새터민이라고 공식용어를 정한것에는 분명 말씀하신대로의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한해에 한국으로 입국하는 탈북자만가 2천명이 넘었다는 것… 이들이 결집해 내는 목소리가 최근에는 한국사회. 정치.. 경제. 문화에서도 다양한 부문의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한데요. 지금 현재도 ‘하나원’에서도 400여명의 탈북자들이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기초교육을 받고 있고, 이제 한국사람이 되었다는 상징적인 인증서라고 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탈북자도 지금까지 9천256명이라는 집계도 나와있습니다.

문: 탈북자들의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을 심층적으로 연구한 논문이 나왔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통일연구원이 간행하는 '통일정책연구'(제15권2호)에 발표된 연구논문인데요. '새터민의 취업과 직장생활 갈등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탈북자들이 한국의 직장생활에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고, 한반도 통일 등 앞으로 사회통합시대를 대비해 남-북한 사람들 간의 직장문화에 대한 상호 이해의 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이 담겨있습니다.

통일연구원 조정아 박사는 성인 탈북자의 경우, 한국 사회정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직장생활의 성공여부를 꼽고 있는 것을 배경으로... 이들의 정착 성공과 실패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하는데 연구의 의미를 두고 있었습니다.

(조정아,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 “어떤 구체적인 data.. 몇%가 취업을 했는가도 중요하지만 해결하는 것을 볼 필요가 있고. 그런 것들이 지금 당장 새터민들의 사회적응 뿐 아니라 향후 남북한 사회통합의 과정을 겪는다고 할 때.. 남북한의 상호통합의 과정 속에서.. 남한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의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갈등이나...문제점들을 미리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그런 부분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문: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탈북자에 대한 연구라고 하면 .. 탈북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정착지원 체계 .. 제도에 관한 연구.. 이런 것들이 주였는데... 이제는 그런 지원 제도와 정책을 바탕으로 한국사회에서 살아온 탈북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증적인 연구가 되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번 조정아 박사의 탈북자들의 직장생활을 연구한 논문은 통일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탈북자 관련 연구 프로젝트가운데... 한 부분에 해당하는 것인데요. 지난해 상반기 연령. 성별. 직업. 정착기간별 등 다양한 분류를 통한 28명의 탈북자들과의 심층면접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구요. 또 심리학 전문가와의 분석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문: 탈북자들이 말하는 직장생활 가운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답: 전체적인 직장생활이 다르다… 별도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현실이었습니다.

큰 틀에서 보자면 노동문화.. 직장문화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직장에서의 규율, 노동강도 전반적인 직장생활에서 일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 직장 동료들과의 교류방법. 의사소통의 방법 등 자신의 어떻게 사호 의사소통을 하는 살아가는 지.. 직장문화 라든지..직장 교율 부분들이 전체적인 부분이 다 어렵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어려운 부분. 탈북자들이 직장생활을 잘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얼마나 열심히 일해야 하는가라는 기준이라고 합니다.

문: 얼마나 열심히 하는가의 문제.. 글쎄요. 이 부분은 같은 한국사람이어도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요?

답: 분명 그렇습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의 시각으로 보기에는 한국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따라 하려면 죽을 만큼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동 강도’라는 말로 요약해 볼 수 있는데요.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대체적으로 북한사람들이 느리고 . 게으르고.. 이렇게 평가하지만… 탈북자들이 보기에는 한국사람들의 일하는 모습은 직장동료와의 의사소통이나 교류는 없고 오로지 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사람들은 시간대비 일의 효율.. 생산성이 높고… 탈북자들은 그 반대라는 평가가 나온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국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 효율적인 반면에 그것을 부정적인 면에서 본다면....지나치게 경쟁적이고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으로 볼 수 있다면 .. 생산의 효율성에 대한 관념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일자체가 일이 목적이 아니라 일을 통해서 같이 만나는 사람들의 생활 또는 문화를 공유하는 관점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문: 그러니까.. 북한에서의 직장생활은 한국 사람들의 직장문화와 다르다는 것이군요?

답: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직장에 나가면 동료들과 이야기도 하고…마음을 나누고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동료들과의 공동체 문화가 없다는 것이지요. 일만 하는 한국사람들과 함께 일하자니… 그러한 경쟁 자체가 스트레스라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한국에서처럼만 일하면 북한에서는 ‘노력 영웅’ 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겠습니까? 조정아 박사도 이번 연구를 하기 전에는 탈북자들에 대한 인식.. 특히 직장생활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한국사람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분들이 굉장히 게으른 것이 죽기를 그것만큼 일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을텐데... 우리는 일 말고는 남자분들 같은 경우에는… 가정도 …

문: ‘워커홀릭’ 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는군요. 일만 하는 사람…. 일에 파묻혀 있는 사람… 이런 모습이 탈북자들에게 비친 한국사람들의 직장에서의 모습이라는 것이지요…?

답: 그렇습니다. 사실 한국사람인들…. 그런 모습이 좋겠습니까? 남들보다 열심히 일해서 성과도 있고, 그 결과로 돈도 많이 벌고…가정도 일구고.. 자식도 키울 수 있으니까…나도 모르게 그런 모습이 일상화 되어 있는 것 일 텐데요.

아이러니하지만 ..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라는 광고문구가 한국사람들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지만 탈북자들에게는 그것이 이해되지 않는..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요. 조정아 박사는 어느 한쪽은 맞고 상대는 그렇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한 사람 모두 서로의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생각과 이런 방식 속에서 저런 태도가 나왔구나 하고 이해를 하면 .. 그런 바탕위에서 그런데 우리나라 사회는 회는 이런 방식으로 살아 왔다는 것을 설득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게을러 하고... 그 다음부터는 소통할 수 있는 고리가 끊어지게 되고....여지가 점점 좁아 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문: 남북한 말의 차이에 대한 부분은 어떻습니까? 많은 탈북자들이 말 때문에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거든요. 실제 전문가들의 연구를 통해서도 그러한 부분이 많이 지적되고 있는지요?

답: 물론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말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요? 아~ 다르고 어~다르다.. 말로 주고 되로 받는다… 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속담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하지만 북한사투리라는 것은 단순히 경상도 사투리, 전라도 사투리.. 등의 지역색으로만 인식되는 것이아니라… 북한 사투리라는 것에는 또 다른 의미를 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북한 사투리가 문제가 되는 것은 낙인이 되는 것이지요. 북쪽에서 왓다는 낙인이지요, 북쪽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머리속에 촌스럽고 못사는 동네라는 어던 분들은 드러내는 경우도 있고... 북한 출신인 것을 숨깁니다. 예를 들어서 강원도 사람이라고 한다거나 또는 중국에서 온 교포라고 한다거나. 이렇게 되는 경우들이 있고.. 이런 어떤 언어적 문제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빨리 언어적인 낙인을 제거하기 위해서 우리말을 열심히 배우지요, 그리고 나서 1~2년 정도 지나서 말투가 덜 어색해지고.. 직장을 이직하는 것이죠, 이직하면서 거기서는 자신이 새터민이..라는 것을 숨기는 것이 상당히 많습니다.

문: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말씨와 억양.. 몸짓 ..하나하나까지도 신경 써야 한다면, 탈북자들의 생활…. 한마디로 피곤할 것 같습니다….

답:그렇습니다. 탈북자들에게는 한국사회 적응에 있어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렇게 자신의 배경을 숨기려하는 탈북자들의 노력이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사람.. 중국 조선족이라는 말을 믿게 하기 위해 본의 아니 거짓말을 하게 되고 나중에는 북한사람이라는 정체성 ..자존감을 잃게 될 수도 있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문: 탈북자들의 한국사회 정착에 있어 겪는 여러가지 어려움… 어떻게 보면 당연히 탈북자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국사람들이 남북한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답: 맞습니다. 그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에 왔으니까… 그것이 탈북자들의 선택이었으니까.. 한국의 방식에 따라야 한다는 일방적인 의식이 아니라… 남-북한 사람이 함께 이해를 하려한다면.. 탈북자들의 마음고생… 수고.. 정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북한사람들 예의 없다 자존심 강하다... 직선적이다 이렇게 본다면 새터민들이 본다면 되게 이중적이다 마음도 감추고.. 속에 있는말 안한다.. 위선적이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상호간의 북한에서 오신분들한테. 우리문화를 이해하라 할 것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도 그 사람들은 왜 그렇게 표현하는지를 알고 서로 이해하는 바탕위에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한편, 이번 통일연구원의 이번 연구는 지난해 5월과 6월 두달간 성인 탈북자 28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통해 이루어 졌는데요. 최소한 2년 이상, 길게는 10년 정도 남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탈북 남성 12명 여성 16명./20대 2명. 30, 40대 각 10명, 50대3. 60대 탈북자 3명이 참여했으며.. 심층면접은 신변보호담당관과 새터민 지원단체의 상근자가 함께한 가운데 3~4명의 탈북자가 함께 응하는 집단면접조사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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