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나이지리아서 한국인 근로자 9명 납치돼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남부 바엘사주에서 10일 한국인 근로자 9명과 나이지리아인 1명이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됐습니다. 이들 한국인 근로자는 현지 가스관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던 대우건설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관해 좀더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외교통상부는 나이지리아 남부 바엘사주 오구 지역에 있는 대우건설 가스관 공사현장에 무장단체가 침입해 잠자고 있던 한국인 근로자 9명을 납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장괴한들은 납치 과정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고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졌습니다.

공사 현장에는 모두 17명이 근무 중이었으며, 납치된 근로자 9명은 모두 같은 동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정부와 나이지리아 주재 한국공관은 사건 직후 여러 채널을 통해 납치된 한국인 근로자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정보는 파악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을 납치한 단체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고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고 나선 측도 아직 없지만 지난해 대우건설 근로자 5명을 납치했던 '니제르델타해방운동'이 이번 납치사건에도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나이지리아 남부 산유지를 중심으로 테러공격을 잇따라 자행해 온 정치적 무장단체로 니제르델타 지역의 현지 주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조' 부족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이 단체는 산유지이면서도 이 지역이 개발에서 소외된 데 따른 경제적, 정치적 입지 강화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니제르델타해방운동' 은 지난 2005년 말부터 석유생산시설 등에 대한 테러공격과 외국인 납치를 잇따라 자행해 왔으며 특히 '이조' 부족 출신 분리주의 지도자 석방과 미국 석유업체가 지급한 환경오염 보상 비용을 나눠달라는 주장도 계속해 왔습니다.

니제르델타 지역의 무장분자들은 이곳에서 납치한 외국인 석유 근로자 9명을 지금도 계속 억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올들어 외국근로자들에 대한 첫 공격으로 중국인 5명을 납치했으며 지난 해 12월에는 이탈리아인 3명과 레바논인 1명을 각각 납치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10일 오후 납치사건이 확인되자 곧바로 합동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피랍 근로자 석방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외교통상부는 김호영 제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국외테러사건 정부 합동대책본부를 설치했으며, 이기동 주 나이지리아 대사를 반장으로 하는 현지 대책반을 가동시켰습니다.

청와대와 외교통산부는 이날 잇따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나이지리아 정부와 협력해 납치단체의 정체 파악과 함께 근로자들의 무사 석방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 가까운 니제르델타 지역에서 지난해 납치됐던 대우건설과 가스공사 근로자 5명은 당시 한국 정부와 나이지리아 정부의 노력으로 이틀 만에 모두 무사히 석방됐었습니다.

지난 해에 이어 6개월 만에 같은 일을 당한 대우 건설도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종합상황실을 만들어 현지 상황 파악에 주력하면서 외교통상부 등 정부당국의 발표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상황실 관계자는 무장단체의 정체나 근로자들의 억류지역, 요구사항 등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대우건설에서 피랍사건이 잦은 이유는 근로자들에 대한 보호대책이 미흡해서가 아니라 주로 불안정한 지역에서 건설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해 무장분자들에 의해 대부분 석유 근로자들인 외국인 60여명이 납치된 가운데 정부군 37명과 국내 석유근로자 수 십명이 살해됐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