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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언어 이질화, 탈북자 정착의 난관


남북한의 분단이 60여년째 계속되면서 언어의 이질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언어 이질화 현상은 또한 남한에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자, 즉 새터민들의 정착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남한에 정착해 살고 있는 새터민들이 얼마나 큰 언어 문제를 겪고 있고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내 새터민들은 자신들이 정착 과정에서 남한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차별을 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하소연할 때마다 대부분의 문제는 남북한의 언어 이질화 현상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새터민은 남쪽 사람들이 영어나 외래어를 너무 많이 써서 말을 알아듣기 어렵고 해방 전에 쓰인 같은 말이라도 분단 이래 다른 의미로 쓰이는 단어들이 많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저희는 로어를 배워왔기 때문에 외래어 문제가 ..... 북한에서의 말투가 박혀서 여기와서도 고치자니까 좀 힘들거든요?"

새터민들은 하나원에서 가르치는 남북한 언어 차이에 대한 교육은 기본적인 내용들에 그친데다 사회에 나와서도 따로 교육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 개인적인 노력도 해보지만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국립 국어원은 문화관광부와 공동으로 2005년에 이어 최근 두번째로 새터민들의 언어 적응을 돕기 위해 탈북자 1백여명을 대상으로 언어실태에 관한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이 연구를 주관한 숙명여대 국문과의 문금현 교수는 새터민들이 언어 문제를 겪고 있는 이유로 남한에서 한자어나 외래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 외에 문화적 차이로 북한주민들은 남한에서 흔히 사용되는 사과나 감사 표현 등을 어색해 하며 잘 사용하지 못함으로써 남한사회에 쉽게 동화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적절한 담화 표현, 이러한 담화상황에서는 어떠한 적절한 담화 표현이 사용돼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은 새터민들이 잘하고 있었는데요? 오히려 인식된 것과는 달리 자기 자신들이 사용할 때는 그동안 북한에서 사용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문화적인 차이라고 할수 있는데요? 알고는 있지만 어색해서, 사과 표현이라든가, 칭찬 표현이라든가, 감사 표현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상대적으로 북한 주민들이나 새터민들이 남한사회에서는 적게 사용함으로써 정도 차이를 보임으로써 동화하기 힘들었다 이렇게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새터민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외래어나 한자어 중에서도 신문에 나오는 문어적인 언어와 전문용어, 스포츠용어 등 북한에 없는 새로운 제도나 개념을 표현하는 신종어를 가장 생소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은 또한 북쪽 말투나 억양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남쪽 사람들이 영어나 외래어를 너무 많이 써서 말을 알아듣기 어렵고, 말하다가 혹시 모르는 단어가 나올까봐, 아니면 자신이 말하는 것을 듣고 어디서 왔는지 남들이 알게 될까 봐 두려워서 아예 입을 닫고 살다보니 취업도 어렵고 일단 취업을 해도 오래 다니기 어려워 남한사회에 정착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북쪽에서는 '순수한 조선말' 을 썼는데 남쪽에서는 쓰는 말이 외래어 투성이라서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어려운데다 그로 인해 온갖 종류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지적입니다. 하지만 문금현 교수는 새터민들의 언어 문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 그다지 심각하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사실은 심각한 정도는 아니구요. 처음 정착하는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남북한 어휘가 다른데 대해 크게 어려움을 겪지만 1년이 지나면 금방 적응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문화적인 차이에 의해서 어떤 담화상에 따른 표현같은 것을 우리 남한 주민들이 쓰는 것보다 적재적소에 써야된다는 것은 잘 인식하고 있었지만 사실 사용상의 어떤 정도차이 이런 문제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나타났습니다."

새터민들은 남쪽 말을 배우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라면서 나름대로 남한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나눈다든가 사투리 말투 등을 고치기 위해 영화나 TV를 통해 배우거나 대본 등을 읽으면서 고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말씨를 고치기 위해 한국 분들과 서로 잘 어울려서 같이 생활하면서....발음을 따라하고 그런 식으로 하기도 하고 대본 같은 것도 계속 따라서 읽고 그러거든요."

새터민들은 하나원 교육 과정에 남쪽 말투나 억양을 가르치는 과목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현재 하나원 교육과정에 외래어 교육시간이 있긴 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지적입니다. 탈북자 김철민 (가명) 씨의 말입니다.

"정부에서 스피치 학원 프로그램 같은 것을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사설학원같은 것을 만들어 무료로 수강할 수 있게 하면 저희야 좋죠."

문금현 교수는 새터민들의 언어 정착을 돕기 위해 새터민들이 남한사회에 정착하는 데 문제가 되고 있는 어휘들을 찾아내는 작업부터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한 차례의 교육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단계적인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탈북자들은 남한 입국 초기에는 대부분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여서 언어보다는 남한사회에 대한 불안심리나 취업 해결이 더 선행목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을 이룬 상태에서 언어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새터민들에 대해 남한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대했을 때 새터민들은 더 높은 언어 정확도를 보이고 어휘 측정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였다면서 새터민들이 남한사회에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남한사람들은 새터민들에 대해 열린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문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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