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핵실험 이후 미-중관계 호전돼


지난 10월 9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한 제재 움직임에 중국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나오면서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 들어 다소 냉랭했던 미-중 관계가 새로운 ‘밀월’시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안 채택 이후에도, 강력한 대북 제재에 거부감을 보일 것이라는 의심을 받았던 중국이 최근 미국의 긴밀한 협력자로 떠오른 모습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베이징의 온기홍 통신원을 통해 알아봅니다.

문: 북한 핵실험 이후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평가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미-중 관계도 변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실제 중국 현지의 반응은 어떤가요?

답: 이른바 가상의 적국 관계였던 중국과 미국이 북핵 사태를 계기로 밀월 관계로 불릴 만큼 관계가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이 같은 평가는 ‘한반도 비핵화’ 부문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북 핵 문제가 불거진 뒤 중-미 관계가 나아졌다기 보다, 북한 핵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겠다는 점에서 중국과 미국이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에 현상적으로 중, 미 양국이 협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중국 정부 정책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사회과학원의 한반도문제연구센터 주임인 조선족 출신 박건일 교수는 “중, 미 양국이 특별히 크게 가까워지지 않았다”며 “통틀어 볼 때, 중국과 미국 사이의 관계가 썩 좋아졌다기보다, 북한 핵 실험 이슈에서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중국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한 것만으로 미-중 관계가 나아진 건 아니라는 게 중국 내 평가라는 건가요?

답: 네. 최근 중-미 관계에서 이전보다 많이 변화가 있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안전이 자국에도 필요하기 때문에 중,미 양국이 협력의 필요성을 갖게 됐다는 것이지, 북 핵 문제가 양국 협력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분야가 북 핵 문제 말고도 많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치바오량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한반도연구실 주임은 “미국이 대북한 제재에 찬성한 중국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제재 동참 때문에 중국과 미국의 사이가 좋아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전략적인 관계’ 변화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나요?

답: 중-미간 전략적 관계에서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우세합니다.

조선족 출신인 김철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비서장은 “한반도 비핵화는 중국과 미국에게 공동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전략적인 면에서 두 나라 관계는 변화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변화가 있다면 기술적인 틀, 즉 어떤 방식으로 비핵화를 할 것이냐는 데서 양국간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반도 비핵화 공동목표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전략관계가 일치하고 있다고 김철 비서장은 말했습니다.

문: 대북한 제재 과정에서 중국과 미국의 협력 분위기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전략적 동반자’로 설정했던 대중 관계를 ‘전략적 경쟁자’로 격하시켰던 부시 행정부가 다시 ‘동반자’로 격상시키는 징후”라는 분석을 미국 언론들이 내놓기도 했는데요, 중국 내 반응은 어떤가요?

답: 최근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중국 시각이 집권 초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는 데 중국 내 외교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는데요,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열린 첫 중-미 경제전략대화에 미국에서 8명의 장관급 인사가 대거 참석한 것 등을 실례로 들고 있습니다.

치바오량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주임은 “부시 행정부에서 중국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졌고, 중국과의 협력을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중-미 관계를 가늠하기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박건일 교수는 “큰 방향에서 볼 때, 중-미 사이가 요즘 잘 돼가는 건 확실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문: 중국 내에서는 미국의 대중 관계 설정이 곧바로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는 얘기군요?

답: 네. 그런 분위기입니다. 전략적 동반자와 경쟁자 사이에서 조율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의 김철 비서장은 “중-미 관계를 지금 동반자냐 아니면 경쟁자냐는 틀에서 보기는 어렵고, 중-미 관계는 조율단계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문: 하지만 “미국의 북한 핵 문제 파트너가 한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는 평가와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중국 내 반응은 어떤가요?

답: 미국은 북 핵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더 큰 전략구도를 바꾸는 데 있어 반드시 중국과 대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중국 내 분석입니다.

사회과학원 한반도문제연구센터 박건일 교수는 “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단순히 한반도와 한국과의 문제만으로 여기지 않고 동북아시아 다자안보 차원에서 보기 때문에 처리방식에서도 한국과 다르며, 더 큰 전략적인 대화 대상으로 중국과 이 문제에서 협의해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측에서는 이 문제를 심도 있게 숙고해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고 박건일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문: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도 중국과 미국이 계속 보조를 맞출지 여부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답: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최근 부시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관해 긴밀한 연락과 협상통로를 유지하는 것이 중-미 관계의 안정적 발전에 유리하고 동아시아와 세계평화의 유지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런 맥락에서 일단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두고서는 보조를 맞춰 나갈 것이라는 게 중국 내 전문가들의 예상입니다.

치바오량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주임은 북한의 핵보유 반대, 한반도 비핵화,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6자회담 구도 유지라는 면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입장이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의 국익이 항상 일치할 수는 없는 만큼, 반드시 북 핵 문제에서 중국과 미국이 보조를 취할지는 미지수라는 데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하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두 나라가 북 핵 해결을 위해 공동보조를 맞춰 나가는 과정에서 걸림돌로는 어떤 것이 꼽히고 있나요?

답: 북 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중국과 미국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또 서로 다른 입장과 이해를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과학원 한반도문제연구센터 박건일 교수는 “중국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관계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핵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지만, 미국측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할지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치바오량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주임은 “중국은, 미국뿐만 아니라 6자회담 관련국들과 함께 6자회담 틀을 유지해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무조건 보조를 맞출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중국 내에서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로 어떤 점들을 들고 있나요?

답: 무엇보다도, 지난 주 13개월 만에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북-미 간의 쟁점이 됐던 금융제재 해제 문제를 꼽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미 간의 관계 정상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북한측에서 미국에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 달라며 요구하는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북한계좌 해제를 북 핵 문제 해결의 관건으로 중국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회과학원 한반도문제연구센터 박건일 교수는 “BDA문제를 어떻게 푸는가 하는 것이 차기 6자회담 재개의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에, 1월 중순 BDA 문제를 갖고 북한과 미국이 만나는 것에 대해 중국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현재 중국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정책노선을 취하고 있나요?

답: 북 핵 문제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대북한 무력제재를 차단한다는 것으로, 중국은 유엔에서 러시아 등과 손잡고, 미국과 일본이 주장해온 대북 무력제재 가능성을 막는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북 핵 문제에 적절하고도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게 일관된 중국 정부의 입장인데요, 왕광야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안보리 대북한 제재결의안 통과 직후 "안보리가 마련한 단호하고 적절한 대응에 찬성했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대화를 통한 북 핵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여전히 6자회담을 북핵 문제 해결의 현실적 수단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북한에 대한 압박은 풀지 않을 전망입니다.

문: 중국이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한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앞으로 중국과 북한 관계에 전면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을까요?

답: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일단 중국 정부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중 관계의 전면적인 변화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내부적으로 변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일단은 앞으로도 양국의 선린,우호,협력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진력하겠다는 방침이 변했다거나 변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확실한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진찬룽 중국인민대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실망하고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북한 정책에 급격한 변화를 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왕지쓰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도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한 제재에 본격 가담할 경우, 북-중 관계는 끝장”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국은 이에 따라 회담 의장국으로서 그 동안 많은 공력을 들인 6자회담이 협상과 대화를 통한 한반도 핵문제 해결의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확신을 버리지 않는 한, 더 이상의 정세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조속한 회담 재개를 위해 외교력과 기타 수단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 북 핵 제재 과정에서 나타난 중-미 간 협력관계가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중국에서는 어떤 분석이 나오고 있나요?

답: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제5차 6차회담 2단계 회의기간 중“미국과 중국이 북한 핵 문제에서 함께 노력해 성공적결과를 이뤄낸다면, 앞으로 수년 간 다른 현안에서도성공적 결과를 얻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힐 차관보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6자회담을 통해미국에 전략적 접근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중국 내외교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랴오닝성사회과학원의 김철 비서장은 “북한 핵 문제는 중-미관계에서 영향을 주는 한 가지 중요한 요소일 뿐이지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다른 측면에서도 중-미 관계는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습니다.

문: 일부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를 놓고 빅딜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먼저 미•중 밀약설의 주요 내용을 보면, 북한이 붕괴할 경우 중국의 평양~원산 이북 진주를 허용하고, 북한에서 소요사태 발생시 미국의 무기점령과 핵시설 접수를 중국이 용인하며, 북한 정권 붕괴시 미•중이 신탁통치하기로 했다는 것인데요,

중국 내국제전문가들은, 이른바 빅딜설을 무시하면서, 이 빅딜설의 근원지로 한국을 꼽고 있습니다.

치바오량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주임은 “빅딜을 할 수 없는데,이는 중국의 원칙, 정책, 전략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사회과학원 한반도문제연구센터 박건일 교수는“한반도가 아주 중대한 국면에 들어서고 있는데, 힘을 모아서 주변 대국들이 뭘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한국인들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답답하다”고 꼬집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