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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무용론' 대두 (Eng)


13개월 만에 재개된 6자회담이 22일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되자 6자회담 구도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관리들은 북한 핵 협상의 재검토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일단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용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부터 닷새 동안 베이징에서 열렸던 제5차 2단계 6자회담을 정리해 봤습니다.

닷새 동안의 6자회담이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 22일,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더도 덜도 아닌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에 대한 북한의 성토장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제외한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은 모두 이번 회담이 지난해 합의한 9.19 공동성명의 실질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번 6자회담은 특히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 간 양자 준비접촉에서 미국이 ‘초기 이행조치’라는 탄력적 제안을 내놓고 북한이 이에 대해 추후 답변하겠다고 말한 배경 때문에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회담 첫 날인 18일 전체회의 기조연설에서 미국이 금융제재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9.19 공동성명이라는 본론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른바 ‘선 제재 해결, 후 비핵화’를 주장하며 군축 문제까지 거론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이17일과 18일 미국이 제의한 양자회동을 거부하자 미국은 실망을 표시했고, 전문가들은 회담 전망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쏟아냈습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8일 “인내심이 한계를 넘어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19일부터 미국과 북한은 핵과 금융제재 문제를 분리해 두 장소에서 양자접촉을 갖는 등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고, 북한 핵 폐기에 대한 초기 이행조치와 관련해 일부 진전이 있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희망적인 기류가 감돌았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20일 기자들에게 큰 돌파구는 없었지만 9.19 공동성명 이행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됐으며 회담 전망에 대해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소식통은 미국과 북한이 이날 양자회동에서 핵 폐기 이행과 관련해 영변의 5메가와트급 원자로의 가동 중단과 핵 사찰단 입국 허용 등 동결과 신고에 해당하는 두 개 정도를 패키지로 묶은 뒤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면 이에 상응하는 보상도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미-북 협상에 일부 진전 신호가 보이자 회담 폐막일을 21일에서 22일로 하루 연기하는 등 협상 돌파구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역시 인내를 강조하며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계속 ‘BDA 우선 해결’이란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이같은 희망적 기류는 결국 자취를 감췄습니다.

북한은 21일 협상에서 미국이 BDA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원자로 가동 중지와 핵사찰 등 미국이 제시한 초기 이행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특히 이날 협상에서 핵 폐기대상에 핵무기를 제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협상 진전에 또 다른 장애물을 제공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6자회담 개최 전 북한의 핵실험에 실망과 분노를 표시했던 중국의 ‘역할론’을 기대했으나, 중국 정부 역시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13개월만에 어렵게 재개된 이번 회담이 22일 차기 회담 날짜도 합의하지 못한 채 종료되자 일부 참가국에서는 ‘6자회담 무용론’또는 협상 방식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국장은 22일 앞으로 6자회담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의견들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역시 기자들에게 우리가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평가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국무부의 션 맥코멕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6자회담이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 외교방식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해 기존의 협상방식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차기 회담날짜도 잡지 못한 채 끝남에 따라 6자회담 무용론 외에 대북 추가 제재 등 대북 강경론이 다시 대두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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