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인터뷰] 정연호 박사 - 한국서 사용돼 온 북한경제 통계에 큰 오류


한국 내에서는 최근 그동안 북한을 이해하는 데 많이 사용돼 온 북한경제 관련 통계에 큰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경제에 대한 통계의 정확성 논란과 북한의 경제실상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 정연호 박사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정 박사는 “기존 통계의 오류를 고쳐 계산할 경우 북한경제의 규모는 현재 알려진 것에 비해 최대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담에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북한은 그동안 경제통계를 어떻게 작성해 왔었습니까?

답) 북한이 경제통계를 작성해온 과정은 일단 1960년대 중반까지 북한이 경제통계를 대외적으로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경제통계를 지금까지 내부적으로는 측정하고 있는지는 사실 알려진바 없습니다.

대외적으로 60년대 중반까지 발표를 했구요 60년대 중반 이후는 북한 당국이 경제통계를 사실상 발표하지 않고 있으며 재정통계나 생산시설의 증설, 산업 생산량 이런 것을 간헐적으로 발표했었습니다만 이것도 절대치는 발표하지 않고 기준연도 대비 몇 퍼센트 성장 기준목표를 몇 퍼센트 실행, 이런 정도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재정통계도 극심한 경제난을 겪은 1995년도 이후로는 전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문) 그런데 최근에 북한경제 통계에 대한 정확성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이게 무슨 얘깁니까?

답) 한국은행이 북한의 경제통계를 발표할 때 GNP추정을 매년 6월에 발표합니다. 그 과정에 있어서 북한의 GNP추정에서 생산량을 어떻게 구하며 그 과정에서 남한의 가격과 환율 부가가치율을 적용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과대 추정이 나오고 또 극심한 경제침체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성장율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한국의 IMF 환난위기 당시 환율이 뛰었을 때도 그것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측면의 문제도 있어 왔습니다.

문) 북한이 1965년까지 통계를 발표했다 그런 말씀을 주셨는데요 1965년까지 북한 통계를 바라보실 때에 어떤 정도의 신뢰를 가질 수 있다고 보십니까?

답) 신뢰성은 북한뿐만이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들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첫째는 굉장히 폐쇄적인 경제상황을 가지고 있고 그러다보니 국가 전체적으로는 통계가 통계 그 자체의 의미를 가지는 것보다는 북한 내부의 어떤 체제나 정치적인 수단으로 많이 사용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외부에서 봤을 때는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또 하나는 정치 군사적 제약인데요 북한의 경우는 제2경제위원회에서 군수산업 부문을 담당하지만 국가계획위원회 영향권 밖에 있기 때문에 국가계획위원회에서 말하는 통계발표라든가 이런 부분과는 상당히 거리가 멉니다. 그런데 사회경제 규모가 작은 것은 모르겠지만 북한 경제상황에서 사회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북한의 통계를 신뢰한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 현재 사용하는 북한 통계의 오류를 만약에 수정을 하게 된다면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가 더 커진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답) 앞서 언급했듯이 기존의 한국은행 발표가 남한의 가격과 부가가치율, 또 환율을 적용해서 북한의 GNP를 측정해 왔는데 이번에 오류를 시정해 새롭게 발표하는 추정치는 가격을 어떻게 구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가격을 적용하고 또 환율도 지금 북한 환율을 적용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이때까지 추정치보다는 적어도 1/4 정도 떨어지고 남북한 경제적 격차도 현재 30배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새로운 것들은 1/130 정도로 얘기되고 있습니다.

문) 이같은 잘못된 통계적인 오류 때문에요 한국 정부가 혹시 잘못된 대북정책을 만든다거나 통일정책을 만들 때 어려움 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겠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답) 그럴수도 있죠 그러나 현재까지 추정치 즉 북한경제에 대한 일반적인 시차적 변화 양상 이런 것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추정치를 바탕으로 통일비용 추정이라든가 3국 비교 즉 중국과 베트남과 비교 등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중국 혹은 베트남의 일정한 시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거기에 대한 대북정책을 편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시차적 양상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데 거기서 더 넘어간다면 그러니까 특히 3국 비교를 한다든가 하는 부분은 상당히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북정책을 펴더라도 북한의 현실을 그 안에서 쭉 가는 어떤 시차적 흐름 같은 정도로만 본다면, 관심을 그보다 더 나가서 중국이나 베트남이나 그런 함의를 가지고 대북정책을 편다면 상당한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문) 전반적으로 북한 통계에 대한 오류가 있는 것은 북한이 제대로 발표를 안했기 때문에 그런데요 그와 더불어서 실제적으로 북한의 현재 상황이 안좋기 때문에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현재 북한의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답) 북한이 통계 발표를 멈춘 것이 상황이 어려워지면서부터 그런 것 같이 지금까지도 통계를 발표하는 것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는 말은 북한의 현실 상황이 어렵다는 반증이며 또 하나는 2002년 7.1경제조치 이후 북한의 경제가 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이 있었습니다만 실제 7.1조치 내용을 살펴보면 공급에 대한 순환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북한에 원자재나 자금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공급부족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구요 또 물가나 환율도 7.1조치 이전 상황으로 거의 돌아간 상태입니다. 또 7.1조치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임금상승이라는 의미가 있는데 그것도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공급부족의 악순환을 끊지 못하고 있어서 7.1조치 이후의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정황은 전혀 없는 상황에 있는 것 같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