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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속담 집대성한 대사전 출간


속담에는 오랜 세월 경험으로 터득한 지혜가 함축돼 있습니다. 특히 한민족의 속담에는 동서양의 철학가 등이 남긴 명언과는 달리 해학과 유머, 때로는 한숨 섞인 비유 등 희노애락의 세상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 서울에서 남북한 속담 5만여개를 수록한 대사전이 나왔습니다.

자세한 소식 도성민 통신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민족의 속담이 상당히 많군요. 이 사전에 실린 속담이 5만개가 넘는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전해져 오는 속담에 새로 발굴 채록한 속담까지 남북한과 중국 연볜 등지에서 찾은 5만여개의 속담이 2107쪽에 달하는 ‘한국의 속담 대사전’에 실렸습니다. 한국 청주대학교에서 시와 소설을 가르치는 정종진 교수가 1986년부터 20여년에 걸쳐 만들어낸 결실인데요. 남북한의 문헌에서 각 지역의 시장에서 발로 뛰며 수집한 자료이어서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정종진 교수입니다.

(정종진, ‘한국의 속담 대사전’ 저자) “ 이 속에는 속담에 대한 용례가 1만 5천개 정도가 들어가 있고, 성(性)속담이 3천여개 되는데 여과되지 않고 전부 들어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자료수집 한 이유는 주로 책에서 입담 좋은 시인, 소설가들이 속담을 많이 썼거든요. 그래서 1만 2천여권 책에서 자료수집하고, 현장에서 ...시장통이나 이런 데 가서 실제 쓰이는 것을 수집했고, 그리고 4년 동안은 해석하는 데 전략했습니다. ” .

문: 세계 유명인들의 명언이나 격언... 이런 것들을 보면 삶에 있어 지혜가 되는 말들이 많지요. 속담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비유나 은유가 많아 이해하기 쉽기도 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고 할까요?

답: 그렇지요. 참 맛있는 표현들이 많은 것이 속담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동서양 유명 지식인들의 말들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기록되거나 문헌을 통해 전해지는데요. 속담은 구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 생활 속에서 어떻게 쓰여 지는지.. 지역마다...어떤 특색이 있는지 일일이 발품을 팔아 자료를 수집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합니다. 정종진 교수는 시와 소설을 연구하면서 접하게 되는 많은 작품 속에 멋진 속담이 녹아있는 경우가 많아 이를 한데 모으는 일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이 사전 발간을 하게 된 취지를 밝혔습니다.

(정종진, ‘한국의 속담 대사전’ 저자) “ 제가 문학연구를 하면서 많은 책을 읽다보니.. 아주 기가 막힌 속담이 많이 나오는데..기왕의 속담사전이나 국어사전에는 거의 실려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내가 한번 해 보겠다..생각하고 틈틈이 모아온 것입니다. ”

정 교수는 이 속담 사전 발간을 위해 남북한 소설과 국어사전, 북한총류사전 ·한의학·생물학·관상학·풍수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 3만 여권을 수집해 읽었다고 합니다. 그 속에서 사용된 속담을 찾아내기도 했는데요, 총 5만여개의 용례 가운데 반 이상은 기록으로 전해지지 않는 발굴해 낸 속담이어서 기존의 다른 사전에 비해 풍부한 속담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전의 총 쪽수는 2017쪽. 원고만으로는 8만 여장이 되는 20년 연구의 결실이라고 합니다.

문: 속담를 보면. 참 .. 어떻게 이렇게 비유를 할까... 사람의 속마음도 거침없이 담아내기도 합니다. 격언이나 명언이 ‘이성적’.. ‘객관적’이라면 속담은 ‘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부분도 많지 않은가 싶습니다. 어것도 한민족의 언어가 갖는 특징이라구요?

답: 한민족 만큼 이렇게 풍부한 속담을 가진 나라도 없다고 합니다. 흔히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는데.. 속담 속에는 이러한 작은 소소한 감정의 표현의 변화도 담겨 있는데.... 그 표현 자체도 다른 나라와 비교가 안될 정도라고 한민족 언어표현의 풍부함을 강조했습니다.

(정종진, ‘한국의 속담 대사전’ 저자) “ 아마 우리나라가 속담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속담이 많습니다. 이웃의 일본이나 중국 비교하면 확실히...그렇습니다. 속담이 아주 짤막한 말이지만... 재기 발랄하지요. 아주 풍자 이런 기법들이 빼어납니다. 요것도 다 우리 조상들의 위대한 민족 유산이거든요. 이.....

문: ‘속담은 조상들의 위대한 민족유산이다’......이 사전 속에 북한 속담의 과거와 현재도 모두 담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에서도 이미 발간된 속담사전이라는 것이 있답니다. 그래서 러시아 문학을 공부한 지인들을 통해 번역된 자료를 수집했고. 또 과거와 최근까지 북한 소설과 시를 탐독하면서 그 속에 실린 속담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정교수도 북한 최고의 소설가로 황진이의 저자 홍석중씨를 꼽았는데요, 홍석중씨의 소설 ‘황진이’와 ‘높새바람’ 등 총 6권의 소설에서 1천개 정도의 속담을 찾았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쓰는 속담을 들어봤습니다.

(정종진, ‘한국의 속담 대사전’ 저자) “ ‘미운타리 잡으려다. 성한타리 상한다 ’ 사소한 일을 해결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큰 손해를 본다 이런 뜻이거든요. ...‘조상 박대하면 3년에 망하고, 일꾼을 박대하면 당일로 망한다’ ‘도끼질 하는데 도끼 밥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떤 큰 일을 하다보면 작은 손해를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런 뜻입니다. “

문: 조상을 박대하면 3년에 망하고 일꾼을 박대하면 당일로 망한다... 이 말은 노동자를 중시하는 북한사회의 특색이 반영된 것인가요?

답: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정 교수도 그런 의미로 해석하고 있었습니다. 속담을 잘 들여다보면 시대상과 사회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한국의 현실. 세태를 비유하는 속담도 많이 실려 있는데요. 몇가지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늙으면 자식 촌 수보다 돈 촌수가 더 가깝다’는 속담은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부모 부양을 기피하는 요즘 세태를 ... ‘돈다발로 쳐대는 매질 앞에는 끝까지 버티는 장사 없다’는 속담은 “금품 로비를 부인하다가 나중에 받은 사실이 들통 나는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들을 언론을 통해 접할 때면 무릎을 탁 치 게 만든다”며 그런 속담이기도 합니다.

문: 이 속담 사전 속에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표현도 많은 것 같습니다.. 맷돌질을 해도 생콩이 나온다.. 배꼽이 두 개라면 번갈아 웃겠다... 라는 것도 있네요.

답: 그렇습니다. 참... 기가막힌 표현.. 재기발랄한 속담인데요. 이런 표현도 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집 황소 낫는 것 보다는 이웃집 황소 죽는 것이 훨씬 기쁘다.’ 이런 속담 들으면 생각나는 속담이 있으시지요?

문: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그 표현보다 훨씬 더 비유적이고 실제적인 솔직한 감정을 담은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속담을 들으면.... 사람마음이라는 것이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시대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 속담의 큰 특징이기도 한데요. 남성이 주도해 온 시대화 사회와 여성 우위의 사회가 만들어낸 대조적인 속담도 있습니다. .. 여자와 북어를 빗댄 속담 아시지요?

문: 여자와 북어는 두드려야 맛이 난다.... (사흘에 한번씩 두들겨 패야 한다...?) 라는 것이 있지요.

답: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 속담에 대응되는 다른 속담도 있답니다. ‘사내와 멸치는 달달 볶아야 된다....

문: 참.. 재미있네요. 참 이런 것이 속담의 맛인 듯 합니다. 멋진 풍경을 그린 여백에 시(詩)를 적은 양반들의 산수화도 좋지만 민화 속 서민들의 모습은 표정도 살아 있고.. 참 진솔하지 않습니까.. 속담이 그런 것 같네요.

답: 그렇지요, 시대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새롭게 만들어지는 속담. 속담을 지역별로 구분해 보면 사는 곳에 따라 또 다른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정종진, ‘한국의 속담 대사전’ 저자) “ 아무래도 바닷가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기반이 육지에 사는 분들보다 강해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 속담도 걸쭉하게 나오지요, 남-북한의 차이도 마찬가집니다. 남쪽의 농경생활 하시는.. 밭농사, 논농사 하시는 분들과 북쪽의 산악지방에서 주로 사시는 분들의 속담은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어감이라든지 거기에서 구사되는 어휘가 상당히 다른 면이 있습니다. ”

정교수는 자신을 속담 예찬론자라고 말하면서 ...경구(警句)나 명언은 걸러져 참맛이 없지만 속담은 쉽고 재미를 주면서 경구나 명언보다 더 치열하고 통쾌한 멋이 있다고 자랑했습니다. 또 조상이 남긴 민족의 유산 속담은 유통기한이라는 것이 없다면서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속담을 접한다면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종진, ‘한국의 속담 대사전’ 저자) “ 결국은 속담은 한자어 그대로 속할 속(俗)자이거든요, 조금 속되어야 한다, 결국 민중의 언어이기 때문에 ... 백성들의 언어이기 때문에 .. 그렇지만 백성들의 언어가 그래서 거기에서 나오는 것들이 격언이라든지..명언보다는 훨씬 더 절실하고. 감칠 맛도 있고 톡 쏘지요”

한편, 현재 한국에서 발간된 속담사전은 약 50~60권에 이릅니다. 하지만, 대부분 어린이들의 교육용 자료도 발간 된 것이고, 성인용도 가장 많이 수록된 속담이 2만여개 수준에 머물고 있었는데요. 경구나 명언 등과 구분이 안 된 채 뜻풀이를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이번 정 교수가 한국의 속담 대사전은 5만여개로 용례와 뜻풀이가 되어 있어 남-북 한 속담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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