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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인기되찾는 미국의 열차들


미국에서도 열차는 항공기와 함께 대표적인 장거리 이동 수단입니다. 최근 수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던 미국 열차 이용객 수가 올 해는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미국의 열차 시스템과 최근 이용객 증가 현상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난해에 비해서 올 해는 미국의 열차 이용객수가 늘어났다죠?

답: 맞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철도 회사인 암트랙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06년 10월 현재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 열차 이용객이 1% 정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암트랙은 매일 300량의 열차를 운영하며 6만9000명의 승객을 실어나릅니다.

물론 전국적으로 보면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워싱턴과 뉴욕 등 미 동부 주요 도시들은 두자리수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수년간 이용객 수에 큰 변화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문: 승객 증가는 주로 미국 동부에 집중됐다는 말씀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메인과 매사추세츠 등 동북부지역을 연결하는 다운이스터 라인인데요. 이용객수가 22.9%나 늘었습니다. 뉴욕-버몬트, 뉴욕-팬실베이니아, 뉴욕-노스캐롤라이나를 잇는 철로와 시카고-미시간을 연결하는 블루워터 라인 노스캐롤라이나의 피드몬트 라인 등도 모두 10% 이상의 승객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워싱턴-보스톤 간, 시카고-세인트루이스 간 철로 등도 8% 이상의 높은 증가를 보였습니다.

문: 올해들어 열차 이용객이 증가한 원인은 무엇인가요?

답: 열차 서비스 자체 보다는 경제적, 정치적 요소 등 외부 환경의 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우선 경제적으로는 유가 인상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유가 인상으로 자동차에 넣는 휘발유 값도 급증하며, 자가용 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23개 단거리 노선 등 주로 출퇴근 용으로 활용되는 노선의 이용객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유가 인상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문: 앞서 말씀하신 승객 증가의 정치적 요인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답: 정치적 요인은 9.11 테러 이후 꾸준히 강화되고 있는 항공 여행객에 대한 보안 절차입니다. 항공 여행 보안 절차가 강화되면서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받는 시간이 두 배 이상 길어졌습니다. 이는 국내선도 마찬가지인데요. 한 시간 남짓한 비행을 위해 그 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항 수속대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불편이 늘어나자, 항공기 대신에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증가하고 있죠. 열차는 승객 보안 검색 절차가 항공기에 비해 간단합니다.

문: 항공기 이용 불편이 열차 승객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군요. 그런데 몇 해 전까지만해도 기존 항공사보다 훨씬 저렴한 저가 항공사들이 속속 등장하며 열차 승객 감소 원인이 됐던 기억도 나는데요.

답: 좋은 지적입니다. 사실 2000년대 초반 저가항공기들의 적극적인 확장과 마케팅으로 여행객들을 공략했죠. 하지만 이들간의 고객 경쟁확보가 치열해지고, 역시 유가 인상이라는 외적 요인으로 항공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일부 문을 닫는 회사도 생겨났습니다.

특히 올 해는 항공사들이 단거리 여행 좌석을 줄이고 기본 가격을 인상하는 등 유가 인상에 맞춘 운영방안을 도입한 것은 단거리 여행객이 열차로 몰리는 요인이 됐습니다.

문: 앞서 전국 전체 승객 변화는 1.1%의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지역이나 노선별로 승객이 감소한 곳들도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가장 많은 감소를 기록한 곳은 로스앤젤레스와 올랜도를 연결하는 선셋리미티드 라인으로 36%나 줄었습니다. 지난해 뉴올리언즈 등이 카트리나와 리타 수해를 입으며 이 지역 관광객이 급감한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대로 단거리 노선의 승객은 증가한 반면, 장거리 노선은 전체적으로 1.3% 감소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 정부들이 열차 이용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고, 또 이를 통해 요금이 인하된 것도 승객 증가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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