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중·미 6자회담 수석대표들 베이징서 회동


북 핵 6자회담의 핵심 당사국들인 미국과 북한,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28일 베이징에서 만났습니다. 이들 세 수석대표 간 회담의 자세한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달 말 전격적인 6자회담 재개 합의 후 처음 열린 이날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측은 차기 6자회담의 의제에 대한 절충작업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좀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과 북한,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28일 오후 베이징에서 차기 6자회담의 재개 일정 등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6자회담의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주선한 이날 회동은 장소와 참석자는 물론 회동방식까지 6자회담 재개 합의가 이뤄졌던 지난 달 31일 베이징 회동 때와 같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우다웨이 부부장이 28일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번 회동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장위 대변인은 중국은 모든 당사국들이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 속에 이번 회담을 서로의 구상과 우려사안을 심층적으로 교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 6자회담의 새로운 전기와 진전을 이루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장위 대변인은 또 현재 6자회담의 최대 걸림돌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직답을 피한 채 현재 제일 급한 일은 대화를 통해 6자회담을 가능한 한 조속히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 대변인은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과 미국측은 모두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의 회동이 별도로 이뤄졌는지 아니면 우다웨이 부부장의 동석 하에 이뤄졌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또 이 회동이 계속될 지 여부에 관해서도 밝히지 않았으며, 북한 역시 이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논의된 내용들에 대한 공식보도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과 미국은 이번 회동에서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계좌 동결 문제와 북한이 조기에 이행해야 할 핵 폐기 관련 조치, 그리고 이에 대한 관련국들의 상응조치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 폐기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와 관련, 차기 회담에서 북한이 영변의 5MW 원자로 등 핵시설을 동결하는 것은 물론 핵 계획 일체에 대해 성실히 신고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9.19공동성명에 명시된 대북 에너지 지원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BDA 문제는 회담 재개시 북미 간에 설치될 금융 문제 실무그룹을 통해 해결을 모색할 수 있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북한은 1년 이상 자신들의 외부자금 공급원을 압박해 온 미국과 아직도 상당한 이견이 남아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계관 부상은 베이징의 공항에서 6자회담 재개 날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과 미국을 가로막고 있는 현안들을 극복하고자 하는 미국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상은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북한에 가해진 제재조치에 대응하는 방어적 조치를 취하게 됐다면서 북한은 이제 핵 보유국이 됐으므로 6자회담의 다른 5개 참가국들과 동등한 수준에서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이번 회동에서 BDA를 통한 대북 금융제재가 조속히 해소돼야 한다는 종전의 입장과 함께 핵실험을 통해 핵 보유를 입증한 만큼 핵 폐기 이전에 북-미관계 정상화와 관련한 조치나 에너지 지원 등의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6자회담 참가국 수석대표들도 베이징을 방문했습니다. 일본의 사사에 게니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한국의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가급적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3자회동의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에 반발해 1년 이상 6자회담 참여를 거부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달 미국이 금융제재에 관한 북한의 우려에 대처하겠다고 밝히자 6자회담 복귀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차기 6자회담 일정은 이날의 3자회동 결과에 따라 그동안 예측됐던 12월 중순보다 다소 빨리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