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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 북한은 내년 봄에 대규모 식량난 겪을 것


북한이 내년 봄쯤 대규모 식량난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담당자는 최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내년에 혹독한 춘궁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정부가 최근 주민들의 사상무장을 거듭 강조하고 나서 임박한 경제난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장-피에르 드 마르주리 평양사무소 소장은 최근 일본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올해 흉작과 국제사회의 원조 감소로 75만t의 식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드 마르주리 소장은 북한이 앞으로 수개월은 올 수확으로 버틸 수 있지만 내년 4월을 전후해 식량난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정상적인 식량 소요량을 6백 50만t 가량으로 보고 있으며 최소한의 식량수요량은 5백 30만t 정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WFP의 드 마르주리 소장은 그러나 올해 북한의 곡식 수확량이 예년보다 적은 4백 3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약 1백만t 정도의 부족분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국제사회의 원조를 감안한다 해도 75만t의 식량부족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WFP는 지난해 30만t의 식량을 북한에 원조했으나 올해는 1만 5천t에 그치고 있다고 드 마르주리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WFP는 지난 2월 북한 정부와 2년 간 15만t의 식량원조 계획에 합의했으나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강행 등으로 국제사회의 원조가 대폭 줄어들면서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 7월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이후 50만t에 달하는 대북 식량 원조를 유보했습니다.

상업적 거래를 포함해 연간 20~30만t을 북한에 지원하는 중국 역시 올해 수출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WFP의 드 마르주리 평양사무소 소장은 중국의 대북한 수출이 올해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북한농업팀의 권태진 박사는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난 7월과 11월 큰 물 피해, 즉 수해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올해 곡식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20만t 가량 줄어든 4백30만t에서 4백40만t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최근 주민들의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나서 식량위기에 대비해 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27일 “총대가 약해 망한 나라는 많아도 기근이 들어 망한 나라는 없다”며 선군정치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신문은 “나라와 민족의 가장 큰 비극은 경제적 난관이나 물질생활의 빈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무너지는 바로 그 점에 있다”며 주민들의 사상무장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입간판을 전국 곳곳에 설치한 가운데 생활 총화시간에 핵억지력의 중요성과 핵보유국 주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일부 언론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강원도 목장과 함경남도의 산업현장을 시찰한 것도 경제난을 우려해 주민의 사상을 무장하려는 의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내 일부 대북한 구호단체들은 북한주민들 사이에 식량위기 소식이 서서히 퍼지면서 회령 등 국경도시를 중심으로 사재기가 기승을 부려 쌀값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들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10월 말 장마당 쌀값이 1 킬로그램당 1천 5백원으로 급등했다며 정보에 빠른 당 간부들과 부자들이 사재기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돼 북한사회에 만연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경제난과 함께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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