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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수감사절, 여행객 사상최대


11월 넷 째 주 목요일인 23일은 미국 주요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 입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이 날은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모여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명절로 인식되는데요, 올해 추수감사절에는 가족과 친지를 방문하기 위해서 혹은 휴일을 즐기기 위해 나선 여행객의 숫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미국의 추수감사절 풍경을 살펴보겠습니다.

문: 김 기자, 올 해 추수감사절 여행객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죠?

답: 그렇습니다. 미 전국자동차협회 추산에 따르면 올 추수감사절에 가족과 친지를 방문하기 위해서, 혹은 단순히 휴일을 즐기기 위해 도로에 나선 여행객은 모두 3830만 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 비해서도 100만명 정도 늘어난 숫자죠.

또, 미국 인구가 3억명을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전체 미국인의 13% 정도가 집을 떠난 셈입니다. 이 기간에 항공기로 여행하는 미국인도 48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항공 여행객이 가장 많은 뉴욕과 뉴저지 지역 공항에서는 올 해 추수감사절 기간에 지난해 보다 2% 늘어난160만명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문: 추수감사절을 맞아 여행을 떠난 사람이 지난 해에 비해 전국적으로 100만명 이상 늘어났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증가 요인이 있습니까?

답: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기름값 하락이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올 여름 갤런당 3달러에 육박했던 휘발유 값은 현재 전국 평균 2달러23센트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 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한 장거리 이동이 주를 이루는 미국에서, 기름값 하락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결심하도록 금전적 여유와 심리적 여유를 모두 가져다 준 것으로 보입니다.

문: 미국에서도 추수감사절 여행의 이유는 대부분 가족이나 친지를 방문하기 위한 것이죠?

답: 그렇습니다. 추수감사절은 17세기 미국 동부에 온 유럽 이주자들이 수확에 대한 감사의 축제로 시작한 것인데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정했습니다.

이후 조금씩 변화를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매년 11월 넷 째 주 목요일을 추수감사절 공휴일로 보내고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의 특징이라면 다른 휴일과 달리 오랜만에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서 전통 음식인 칠면조 구이와 크렌베리 소스, 파이 등을 먹으며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날이라는 인식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추수감사절 여행 목적도 많은 경우 가족과 친지 등을 방문하기 위한 것이죠.

추수감사절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연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거리 여행객이 많은 이유입니다. 사실 추수 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은 공식적으로는 휴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이 날 업무를 하지 않거나 혹은 휴가를 활용해서 일요일까지 4일간의 연휴를 즐기죠.

문: 여행객 증가 외에도 올해 추수감사절에 주목할 만한 현상들로는 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답: 우선 지난해에 이어 방송사들은 가족과 떨어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의 전장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군 병사들에 대한 특집 프로그램들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국가 안보를 위해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들을 성원하고 또 감사의 마음을 갖자는 취지이지요.

또 한 가지, 추수감사절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든 것이 바로 쇼핑입니다. 미국에서도 연말은 쇼핑 대목인데요,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불리는 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부터 성탄절까지 4주 동안 소매업 연간 매출의 ¼이 이뤄진다는 통계도 있죠.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에는 소매 업체들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보통 추수감사절에는 대부분의 상점들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센터들은 문을 닫고,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 금요일 오전부터 큰 폭의 할인 행사로 고객을 유인하는데요, 올해는 하루 앞당겨 추수감사절 당일에 문을 열기로 한 대형 소매업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문: 추수감사절 소비 행태도 변하고 있다는 것인데, 특별한 원인이 있습니까?

답: 소매업체들이 경비 증가 등을 감내하면서도 추수감사절에 문을 여는 데는 빠르게 증가하는 온라인 쇼핑 업체들과의 경쟁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추수감사절부터 큰 폭의 할인 판매를 시작하고, 또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매장들도 이런 소비 행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추수감사절에 문을 여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회원제 할인 매장인 BJ, 컴퓨터 전문 매장인 COMPUSA 등이 올해부터는 추수감사절 당일에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대형할인매장인 K마트, 월마트 등도 많은 매장에서 추수감사절 당일 영업을 합니다.

COMPUSA는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한 후에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소비자들을 겨냥해서, 추수감사절 영업 시간을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로 정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문: 인터넷 보급과 온라인 쇼핑 확대가 추수감사절 소비 행태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군요. 말씀 중에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을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여러가지 설이 있습니다만 그 중 하나는 잉크 색깔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상인들이 장부에 매출이 늘면 검은색, 줄어들면 붉은색 잉크로 기록을 했는데, 앞서 말씀드린대로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는 연말 대목이 시작되서 대부분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장부에 검은색으로 숫자를 기록할 수 있게돼서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별칭이 붙었다는 것입니다.

문: 재미있군요. 그럼 올 해 추수감사절 연휴기간 매출은 어느 정도일 것으로 예상됩니까?

답: 전미소매업협회는 26일까지 이어지는 연휴기간 동안 모두 1억3700만 명이 쇼핑에 나서며, 총 매출은 지난해보다 5% 증가한457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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