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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진호 교수 - 6자회담에서 일본의 위치


북한의 핵실험 이후 일본 정부가 앞장서 독자적인 대북한 제재조치를 취하는 등 국제사회의 강경여론을 주도하면서 일본과 북한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최근 북-일 양국 간의 쟁점과 현안, 그리고 북 핵 6자회담에서의 일본의 역할에 관해 한국 광운대 일본학과 전진호 교수의 견해를 전해드립니다.

대담에 서울에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북한 핵실험 후 북-일 관계, 지금 어떻게 전개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답) 북한 핵실험 이후에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고 봅니다. 1990년 초 북일협상이 이루어지면서 북일관계 정상화가 시도되었고 지금까지 여러 차례 협상이 결렬되기는 했습니다만 북일관계가 전면적으로 단절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북한 핵실험 이후에 여러 강경한 조치들을 일본 정부가 내놓으면서 북일관계가 현재로는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극한 대립상태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 2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일본내 친북한 단체인 ‘조총련’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탄압이 무모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을 하면서요 즉각적인 탄압 중지를 요구했지 않습니까? 북한이 어떠한 배경에서 이러한 발표를 하게 된 겁니까?

답) 1992~1993년에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일본에서는 강경한 대북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구요 일본사회의 여론 역시 북한을 위협하고 북한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아주 커졌습니다. 따라서 일본 내에서 친북 단체라든가 조총련에 대한 압력이 대단히 강해졌습니다. 한편 핵실험 이후에 일본이 대북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전면적인 무역금지라든가 북한인들의 일본입국 금지를 발표했었습니다.

그래서 일본 내 북한인사들의 활동과 경제적인 문제가 커졌고 조총련으로서는 북한과 일본의 관계가 이 이상 확대될 경우 일본 내에서의 생활이 여러가지로 타격을 받게 되는 점 등에서 일본 정부가 조총련에 대해서 이 이상 압박정책을 쓰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이 이번 발표의 배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 북한은 최근 일본의 6자회담 참석이 회담의 효율성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했는데 6자회담에서의 일본의 역할은 과연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답) 사실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일본이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를 일정한 부분 조정해주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북한에게 여러가지 경제적인 유인을 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미국은 일본을 믿을 수 있는 동맹국으로 생각을 하기 때문에 미국과 북한의 의견 조정을 일정한 부분 일본이 해주기를 한국은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6자회담에서 그동안 일본이 했던 행동들이라든가 내용을 보면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를 조절하기 보다는 미국편에 서서 또는 미국보다도 앞서서 북한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과거 6자회담 내내 일본은 납치자 문제의 해결이 없는 한 6자회담에서 합의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따라서 곧 재개될 6자회담에서도 일본은 납치자 문제의 해결을 선결조건으로 내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런 경우 북한이 아주 반발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따라서 한국이 기대하기로는 일본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의 효과적인 조정역할은 힘들지 몰라도 최소한 6자회담에서 북한 핵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것을 막지 않는 다시 말하면 일본의 발언이나 일본의 행동이 그런 부분(납치자 문제)을 좀 자제하고 통제하는 것을 요구하고 싶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북핵 6자회담의 성패를 가를 지렛대는 중국이나 한국보다도 실제로 일본이 쥐고 있다는 주장이 최근 미국의 한 전문가로부터 나왔지 않습니까?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답) 얼마 전 미국 랜드연구소 찰스 울프 연구원이 사실 북한을 아직까지 살려줄 수 있는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은 일본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것이 무슨 말인지 설명을 하자면 일본의 ‘빠징꼬’라는 성인오락사업이 있는데 이 사업자의 4분의 1 정도가 재일 북한인이 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빠징꼬사업 이익의 상당한 부분을 북한으로 송금하고 있는데 그 송금액이 매년 2억달러쯤 된다고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매년 일본에서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이 결국은 북한 김정일 정권을 연명시키는 것으로 울프 연구원은 분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핵실험 이후 북한과의 거래가 있는 중요한 은행 한곳의 계좌를 동결시킨 적은 있습니다만 북한계 일본인들이 송금하는 여러 은행, 여러 루트를 통해서 북한으로 송금하고 있고 따라서 이런 송금을 100% 막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북한에 재일 조선인의 자금 송금을 막는 경우에 북한사회 내에서 여러가지 대립과 반발 또는 북일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갈 수 있는 더 악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전면적인 대북 송금금지는 현실적으로 지금 단계에서는 좀 어려운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6자회담이 아무런 성패 없이 끝나고 미국과 일본이 한 수 더 높은 압박조치를 취하는 경우에 이 같은 전면적 대북 송금금지 조치를 일본이 택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되는 경우에 북한에게 주어지는 선택지가 거의 없게 되고 북한이 돌출적인 행동으로 나올 수 있는 염려 때문에 대북 전면 송금금지 단계까지 가기에는 지금 시점에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될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문) 북일간에는 납치문제와 더불어서 국교정상화 문제도 남아 있지 않습니까? 어떻습니까? 해결책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답) 북일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 이전 북미관계가 안정되어야 하는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어서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북한이 국제사회 속으로 연착륙하는 조건이 하나 필요합니다.

또한 일본이 납득할만한 납치자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해명과 일본 설득이 있게 된다면 북일 정상화 교섭은 뜻밖에 빠른 물살을 탈 수도 있습니다. 다만 북일 정상화 문제는 북한과 일본의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문제도 걸려 있기 때문에 6자회담의 성패와 북한 핵 해체가 전제가 된다면 북일 국교정상화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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