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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가, '김정일은 유능한 정치가-붕괴는 허상'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유능한 정치가이며, 북한에 대한 압박을 통해 북한이 변화되거나 체제가 붕괴되리란 인식은 모두 허상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로 알려진 조지아 주립대학교의 박한식 교수는 평양 방문 직후인 23일 한국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 박 교수의 강연내용과 한국내 대표적인 진보적 인물들의 북한 관련 발언에 관해 좀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의 박한식 교수는 23일 민주 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로 열린 `최근 북한정세 분석과 전망’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세 가지 잘못된 허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우선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인식이 잘못됐다며 그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미친 사람이 아니라 유능한 정치가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그 근거로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후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과 군사적 , 외교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버텨왔으며 국제사회에서 놀랄만한 협상력을 발휘해 온 점을 들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체제가 붕괴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체제의 붕괴는 군부 쿠데타나 민중봉기를 통해서만 가능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북한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지난 98년 헌법을 개정해 군을 정치체제의 중심에 둔 이래 김 위원장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보이며 군부 쿠데타가 발생할 여건이 전혀 조성돼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또 경제적 어려움으로 무너질 체제라면 북한은 벌써 붕괴됐어야 한다면서, 북한은 경제에 기초한 사회가 아니라 사상과 이념에 바탕을 둔 사회로서 최고 지도자를 아버지처럼 여기는 북한 주민들이 김 위원장을 쫒아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대북한 압박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도 허상이라며 일축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은 설령 맹방인 중국이 압력을 행사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할 것이라면서 다자간 압력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교수는 또 평양에서 만난 북한 관리들은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교시가 한반도 비핵화였기 때문에 안보가 보장되면 핵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박한식 교수는 올해 세 차례 방문을 포함해 지금까지 40여 차례나 북한을 방문한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문제 전문가로 꼽힙니다.

한편 한국 내 대표적인 진보적 인물로 꼽히고 있는 백낙청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북한 핵 사태의 일차적 주체는 북한이지만 북한의 거듭되는 안전보장 요구를 묵살한 미국에도 동시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백 대표는 냉정하게 판단해볼 때 한국의 시민사회나 심지어 한국 정부 당국조차 북한의 핵 보유를 방지하거나 철회시키지 못할 처지라면서 북 핵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풀어가도록 맡겨야 하며 관련단체들은 북미간 타결과는 별도로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현장작업에 치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미국에 대해 대북한 제재조치를 해제하고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TV>와의 회견에서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전환을 추구하고 있는 미국으로부터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핵실험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북한 핵 위기 해소를 위해 대북 제재조치를 해제하고 북한과 직접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실험 이후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햇볕정책을 거듭 옹호하면서, 햇볕정책은 위기에 빠졌던 북-미 관계를 완화시키고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얻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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