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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 통해 들어보는 '북한의 김치 담그기'


밥과 함께 한민족의 식생활을 대표하는 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김치’일 것입니다. 요즘 한반도 전역은 겨울철 김치 담그기 일명 ‘김장철’인데요. 남북한의 경제상황이 다른 만큼 김치맛을 내는 방법도 다르다고 합니다.

탈북자들이 말하는 남북한의 김치 비교, 도성민 통신원을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탈북자들이 말하는, 같지만 다른 남북한의 김장이야기.....라디오이기 때문에 보여드리지는 못 하지만 .. 왠지 맛있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시간으로는 저녁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이어서 덜할 것도 같지만 중국은 저녁시간이고.... 워싱턴은 지금 이른 아침일 텐데요.... 싱싱하고 진한 김치냄새가 생각이 더 날 것 같습니다. 오늘 김치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북한 양강도 혜산이 고향인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박상학대표와 남한에 온지 3년인 북한 강원도 평강이 고향이고 또 남한에서 재향군인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순희씨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문: 북한은 요즘이 한창 김장을 담그는 시기라지요?

답: 그렇습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주로 10월~11월 사이 대부분의 가정에서 김장을 한답니다. 형편에 따라 배추 무 등의 채소의 품질도 다르고, 김치 속으로 넣는 양념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박상학씨의 고향. 양강도 혜산에서는 10월부터 김장을 시작해 이듬해 3월 정도까지 먹을 6개월치 김치를 담았다고 기억했습니다.

(박상학, 양강도 혜산 고향) “지방에 따라서 평양쪽 에는 더우니까 김치 양도 김시 요즘은 못 담가 먹는 집이 많거든요, 김치는 찬이 아닙니까,,, 고추 마늘 김치를 먹자면 힘들어요,

동네에서 김치 담글 때는 서로가 다.. 동네 아줌마들이 다 도와주거든요. 오늘은 한 시간을 이 집 것 먼저 해주고 이렇게 하는데.... 김치 담궈 가지고 고추까지 다 버무려서 넣은 다음에는 여기처럼 파티 비슷한 것 해요, 약간 맛을 보거든요, 배추 오면 배추 나눠 드리고. 절인 것 씻을 때 남자들도 다 도와주거든요...벌써 힘들게 사는 집은..김치.. 요즘은 담그기만 해도 괜찮다고 해요. 김치를 못 담가먹는 집이 많다고 하거든요. 밥도 먹기 힘든데... 김치는 찬이 아닙니까,,, 한갓, 그래서 고추도 많이 들어가고.. 고추 마늘.. 다른 조미료가 들어가는 그런 김치를 먹기는 힘들어요, 요즘 북한에서는 ”

문: 김치 속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요? 경상도 김치와 전라도 김치.... 서울 김치의 맛도 다른데.. 북한도 지역에 따라 다른 맛을 내는 것. 양념 재료가 많이 다르다구요?

답: 물론입니다. 흔히 맛이 깊은 전라도식 김치. 맵고 짠 경상도 김치. 그리고 심심한 서울김치라고 말하는 데요. 양념 속 맛을 내는 재료에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맛을 비교하는 데는 남자보다 여자가 섬세한 것 같습니다. 박순희씨는 북한 평안남북도와 황해도는 멸치젓. 새우젓이 들어가고... 양강도는 생태. 명태가 맛을 낸다고 합니다. 마늘이나 소금 심지어 고춧가루가 귀하기 때문에 남한처럼 색이 짙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양념이 많이 들어가는 남한김치와는 색에서부터 차이가 많다고 하네요.

(박순희, 북 강원도 평강 출신) “ 여기 한국에서는 찹쌀 죽도 쑤어 넣고 양념을 굉장히 걸쭉하게 많이 하더라구요...고추가루랑,,, 그래서 왠지 북쪽에서 먹던 김치 맛이 많이 나는데 그런 시원하고 찡하고 깊은 맛을 한국에 와서는 못 느꼈어요, 지금까지... 전라도 분들이 찹쌀 죽을 쑤어서 하더라구요...양념할 때, 전라도 분들이 특히 양념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음식이 먹어보면 맛을 있는데... 개인적으로 양념이 많이 들어간 것은 별로 안 좋아 하는데... 그래서 전라도 김치는 조금 별로더라구요..”

문: 북한 김치를 백김치라고 말하던데... 남한에서 말하는 백김치와는 다른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고춧가루 양념을 넣지 않는 김치를 서울-경기식. 백김치라고 하는데요. 북한에서는 흔한 마늘이나 고춧가루 소금도 귀하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색이 옅은 백김치가 된다고 합니다.

(박상학, 양강도 혜산 출신) “ 한국은 고추 맛이 안들어가면 .. 고추, 마늘 안 들어가면 김치맛을 전혀 느끼지 못하지 않습니까? 고추마늘 안들어가면...그런데 북한에서도 모두 괜찮게 사는 집은 고추와 마늘.. 또 해산물 이런 조미료도 많이 넣는데... 못사는 집은 김치담그기 자체가 힘드니까... ‘백김치’라는 말이 있거든요. 북한에... 여기는 고추 안 넣으면 ‘백김치’라고 하는데 북한은 아주 힘들게 사는 .. 생활이 빈곤한 집에서 담그는 것을 ‘백김치’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고춧가루가 엄청 비싸니까 넣고 싶어도 못 넣거든요. 그런데 한국의 고춧가루 많이 넣은 김치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독에 담가서 땅속에서 숙성하기 때문에 ......보통 이때 담그면 언제부터 먹느냐 하면 한달 지나서 먹는데 ...그때 되면 참 맛있지요.”

문: 아삭한 김치맛이 생각나네요.... 김치를 담다... 김장을 하다.. 이렇게 다르게 표현하는 것은 준비하는 재료에서도 차이가 나지요? 집 앞마당에 산더미 같이 무. 배추를 쌓아 놓고 소금에 절여 김치를 담그는 집안의 큰 행사가 김장이기도 한데... 요즘은 이런 모습 .. 한국에서도 보기 힘들다고 하지요?

답: 간혹 그런 장면이 연출되는 곳도 있는데.. 그 정도면 신문에 납니다. 예전에는 아주 평범한 모습인데... 귀한 장면이 되었다고 말이지요. 아마도 이런 모습이 있는 곳은 절이나 교회. 혹은 공공기관에서 기업에서 연말연시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박순희씨는 5식구 가족이 먹을 주요 반찬이 바로 김치이기 때문에 한 사람에 한 독씩 5독을 담그려면 400~500포기 배추를 쌓아 놓고 3~4일 정도 걸려야 일이 마무리되곤 했다고 김장 담그던 기억을 떠올렸고, 박상학씨는 그 옆에서 무, 배추를 나르고 김칫독을 묻을 구덩이를 파고.....했던 동네 잔치 같았던 고향에서의 풍경을 전했습니다.

(박상학, 양강도 혜산시 출신) “보통 우리는 ‘움’이라고 하는데 ‘김치움’ 그것을 깊이 파요, 왜냐하면 얕게 파면.. 추운지방이니까.. 얼고 하니까.. 김치움 팔 때 지하 굴처럼 깊이 들어가거든요. 땅굴! 그러니까 땅속 몇 미터 파느냐하면.. 보통 2m 이상 파야 합니다. 그때 밤새껏 나가 지켜야 하거든요. 왜냐하면 도둑놈들이 많아서 ..그 무거운 독채로 채갑니다. 어떤 집은 김치 담그다가 독을 잊어버려서 ...김치독을 얻는 것도 큰 문제지요. 그래서 하다 못해 어떤 집은 나무통을 짜서.. 그런데 나무통 짜면 김치 맛이 없거든요, 김장철이 되면 난리지요 ”

문: 김장철... 한국식 김장문화와 북한식 김장문화에 가장 큰 차이.... 쌓여있는 상(上)품의 채소와 양념을 넣어 만드는 한국식과 구하기도 어려운 재료 대신 깊은 맛을 내는 방법을 선택하는 북한식.... 이게 남북 간의 차이가 되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평양에서는 식료품 공장이 있어서 김치공장에서 만든 김치를 사먹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도 김장이 가정의 큰 행사라고 합니다. 하지만 잎이 싱싱하고 탄탄한 .. 질 좋은 무.배추에 양념까지 제대로 버무린다면 형편이 좋은 집이고... 시래기 같은 변변한 남새도 없어 김치도 못 담그는 집도 있는 것.. 이것이 김장철에 나타나는 것이 북한의 빅인빅 부익부의 현실이라고 하는데요. 1980년대 들어서면서 북한 당국으로 부터의 채소와 양념 공급이 끊어지면서 이러한 차이가 더 심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박상학, 양강도 혜산시 출신) “김치 담그기 위해 무. 배추 얻는 것을 북한은 ‘소채 전투’ 라고 하거든요. 말 자체로 ‘전투’예요. 배추하고 무를 얻는 것이 노동당 간부나 권세 있는 집은 농장이나 좋은 밭에서 무우도 좋은 것을 가지고 오고 배추도 엄청 좋은 것을 가지고 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권력이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은 숨어 있다가 가지고 오니까...그 동네에 권세있는 있는 집을 보면 무가 어른 머리만한데 아주 못사는 집에 한국식으로 말하면 3D 업종에서나 일하는 막 노동자...이런집은 무도 조금만 가져올 뿐 더러 .. 가져올 때 보면 쥐꼬리만 해요. 찌꺼기를 가져오니까... 그런 엄청난 차이가 있거든요.”

몇 백포기씩 하던 북 강원도 고향집 김장이 아니라... 요즘은 1년 내내 김치가 떨어질 때 쯤이면 3~4포기의 배추를 사서 김치를 담근다는 박순희씨... 넉넉한 양념을 버무리다 보면 고향집 식구들에게 남은 김치 속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박순희, 북 강원도 평강 출신) “ 일단. 새우젓갈하고 멸치젓. 그리고 생강 넣고 마늘, 고춧가루 넣고 ...간단해요. 저희는 무를 채쳐서 넣고 굴하고 같이... 어떤 때는 부추도 뜯어 넣고 배추도 없고. 고춧가루 특히 마늘 이런 것들은 북한에서 굉장히 귀해서.. 우리 북한에 있는 아버지나 동생들 언니들...지금쯤 무엇을 어떻게 김장을 담글까 걱정도 많이 하고... 코앞에 있으면 다 보내주고 싶지요...”

한편, 중국과 가까워 비교적 물가가 싸다는 북한의 양강도 혜산시. 한 소식통에 의하면 지난 10월 말. 장마당(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겨울철 김장용 배추와 무우 등 가격이 배추 1Kg에 북한 돈 300원, 무우 1Kg에 150원, 젖은 고추가 1Kg에 400원, 소금 1Kg에 400원정도라고 하는데요. 평균 1500원~2000원 선인 북한의 일반노동자 월급을 감안하다면 배추 5포기와 약간의 고춧가루 소금 사는데 한달 월급을 써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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