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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이후 한반도 정책에 변화예상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승리함에 따라 북한 핵 문제와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 협상 등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지위 탈환이 현실화된 데다,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상원도 민주당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체적으로 민주당 성향의 정책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 전역에서 7일 실시된 중간선거 결과 지난 1994년 이후 12년 간 계속돼온 공화당의 의회 지배가 막을 내리면서,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먼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일단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6자회담이 재개될 예정이어서 당분간은 6자회담이 부시 행정부 대북정책의 기본 틀로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6자회담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라는 의회의 압력이 강해질 것으로 워싱턴의 많은 한반도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북한 핵 문제 해법과 관련해 북한과 양자 협상을 벌일 것을 요구해 왔고, 대북 협상에서도 압박 이외에 당근도 제시하는 포괄적 해법을 선호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함으로써 부시 행정부의 대북한 강경노선이 수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이 주도해 지난 달 발효된 국방수권법에 따라 신설된 대북조정관 임명을 놓고 민주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12월 중순 까지 임명하게 돼 있는 대북조정관은 임명 이후 6개월 안에 대북정책 전반을 재검토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는데, 이 대북조정관의 향후 활동과 보고서 내용이 부시 행정부 정책변화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임기를 2년 남겨 둔 부시 대통령이 대북 정책에 큰 변화를 모색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다자간 협상방식을 선호하고 있는데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북핵 문제가 별다른 쟁점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북조정관이 포괄적 접근방식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더라도 부시 대통령이 보고서의 권고를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에 거부감을 보이는 노동조합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이 승리함에 따라, 현재 한국과 미국 간에 진행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 FTA 협상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본적으로 FTA 협상에 비판적인 민주당은 자동차시장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의 완벽한 철폐와 농업 부문의 개방을 더 강력하게 요구할 전망이며, 부시 행정부 역시 의회를 의식해 더 까다로운 협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미 FTA 협상이 합의에 이르더라도 의회비준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이 의회를 주도함에 따라, 내년 여름에 만료되는 부시 대통령의 신속협상권 연장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신속협상권이란 국제 협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무역협상 권한을 위임하는 것으로, 이에 따른 무역협정에 대해 의회는 찬반 의사만 표시할 뿐 수정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바로 그같은 권한을 바탕으로 자유무역협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는데, 현재로서는 민주당 주도의 의회가 대통령의 신속협상권을 연장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한편, 미국 정가의 대표적인 친한파, 혹은 지한파로 분류되던 정치인들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했습니다.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동아시아 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짐 리치 의원이 낙선했고, 두 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북한 전문가인 공화당의 커트 웰든 의원도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밖에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서 종군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민주당의 레인 에반스 하원 의원과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인 공화당의 헨리 하이드 의원은 이미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상태입니다. 반면, 미 의회 내 한국 협의회인 코리아 코커스의 공동의장인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 의원과 하원에 종군위안부 결의안을 공동제출했던 공화당의 크리스토퍼 스미스 의원은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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