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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앙대 이대웅 교수 - 북한의 근본정책 변화없이 6자회담 진전 어려워


미국과 중국, 북한의 베이징 합의에 따라 1년 가까이 중단됐던 6자회담이 조만간 개최될 전망입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합의 배경과 앞으로의 회담 전망에 관해 한국 중앙대 정치외교학부 이대웅 교수의 견해를 전해드립니다.

이 교수는 “핵 폐기에 대한 북한의 근본적인 정책변화가 없는 한 6자회담이 재개된다 해도 실질적인 협상은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담에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북한 핵 6자회담을 열기로 미국 중국 북한 3국이 지난달 31일 전격 합의를 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웹사이트를 통해 ‘중국의 제안으로 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31일 베이징에서 비공식 모임을 열고 회담 재개에 대해 솔직하고 깊이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세 나라는 편리하고 가까운 시일에 6자회담을 다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모임에는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그리고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참석했는데 이와 같은 내용을 보면 적어도 금년 내에 빠르면 이달 중으로 6자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접촉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북한의 회담 참가와 관련해서 아무런 전제조건도 없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문) 3국이 합의를 한 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조건을 내걸지 않았다’는 얘기를 한 반면에 어제 1일 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가 회담 참가의 전제조건이다’이런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북미 간에 왜 이런 상반된 주장이 나왔다고 보십니까?

답) 미국은 지난해 9월 북한의 달러 위조와 같은 불법활동에 제재를 가한다면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북한계좌 2400만달러 상당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고 북한은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이같은(해제) 요구를 해왔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미국은 북한의 불법활동에 대한 제재와 6자회담은 별개라면서 북한이 먼저 회담에 복귀하면 금융제재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베이징 접촉에서는 북미 양자의 체면도 살리면서 일종의 타협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인데요 미국은 북한의 회담 복귀를 원했고 북한은 금융제재 해제를 앞세울 수 있었지 않았나 이렇게 봅니다.

문) 북한의 이번 회담 복귀 선언, 그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답) 대체로 세가지 요인이 작용하지 않았나 보는데요 우선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북제재 결의가 나왔다는 점이죠 7월 5일 미사일 시험발사, 10월 9일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가 보여준 일치된 응징, 결의에 북한은 크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고 두번째는 미국의 확고한 태도도 북한의 힘을 빼었던 것으로 봅니다.

셋째는 중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 않았나 볼 수가 있는데요 탕자쉬안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달 18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후주석의 구두 친서를 전달한 뒤에 핵무기가 국가의 존망에 핵심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죠. 구 소련은 미국을 능가하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망했고 핵이 없는 쿠바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얘기를 예로 들면서 탕 위원은 이 자리에서 만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중국은 모든 힘을 다해서 북한을 돕겠다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같은 세가지 요인이 북한을 회담장으로 끌어내지 않았나 이렇게 봅니다.

문) 현재 6자회담 재개 합의에 대해 참가국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우선 미국의 입장을 보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진전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화와 제재는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일본정부 대변인은 시오자키 관방장관도 환영성명을 냈고 한국 러시아도 즉각 환영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와 같은 반응을 볼 때 지난 7월5일 미사일 발사시험과 10월 9일 핵실험으로 야기된 핵위기는 일단 한 고비를 넘긴 겁니다. 6자회담이 다시 열려도 핵실험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한국정부의 견해입니다.

문) 앞으로 회담이 재개가 되겠는데요 쟁점이라든가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답) 전망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핵보유 행세를 하면 회담판이 다시 헝크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정부 당국자도 밝혔지만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관련 국가들의 공통된 입장입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고 해도 핵실험에 따른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가 당장 그치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또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의 고삐를 북한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늦춰줄 수 있을지도 아직은 불투명합니다.

핵실험을 둘러싼 북미 양측의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라 언제든 판이 깨질 불씨가 남아 있는 것도 불안한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핵과 미사일로 강경하게 밀어 부치던 북한 김 위원장이 선뜻 미국과 손잡은 것에 대해 북한 군부 강경파의 반발 등 뒤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사정 때문에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사태해결의 출구가 아니라 오히려 북핵 폐기를 향한 길도 고단한 긴 여정의 시작이 아닌가 이렇게 보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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