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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안보 핵심요직 전면교체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1일, 통일부 장관과 외교통상부 장관, 국방부 장관, 그리고 국가정보원장 등 외교안보 부처 핵심 요직을 전면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청와대는 이번 개편은 임기 말을 맞아 외교 안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마무리하기 위해 오래 전 부터 검토해 온 인사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노무현 한국 대통령은 1일, 새 통일부 장관에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 외교통상부 장관에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 국방부 장관에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을 내정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새 국가정보원장에 김만복 국가정보원 제1차장을 지명했습니다.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은 이번 외교 안보 관련부처 장관 교체는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한 문책성이나 국면쇄신용 인사가 아니라 외교안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마무리하기 위해 오래전 부터 검토해 온 인사라고 밝혔습니다.

박 수석은 대북 포용정책 기조 여부와 관련, 지금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그것을 바꾼다는 입장 표명이 없었다면서 변동없이 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발탁된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은 타고난 협상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 외교부 미주국 안보과장 시절에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 (소파) 협상을 담당했고, 북미국장 때인 2000년에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사거리가 180킬로미터이던 종전의 규정을 미사일 기술통제체제 MTCR의 규정인 300킬로미터로 연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2005년에 외교통상부 차관보로서 북핵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를 맡으면서 탁월한 협상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북 핵 6자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9.19 공동 명을 채택하며 성공적으로 끝나는 데 기여하면서 차관보에서 장관급인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전격 발탁됐습니다.

송민순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 지명자는 미국의 6자회담 수석 대표인 크리스포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와는 폴란드 대사 시절부터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이재정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수석 부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평화 번영정책에 대한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핵실험으로 흔들렸던 대북 포용정책 기조가 다시 힘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성공회 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 김대중 대통령 정부 시절 새천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재야 시절에는 북한과 협상하고 평양을 다녀온 경험도 있지만, 2000년 이후로는 북한측 인사와 만날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재정 내정자의 남북관계와 북 핵 해법에 대한 견해는 현 정부의 방침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내정자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으로 취임한 후 대북 지원을 위해 사단법인 형태의 남북 나눔 공동체를 출범시키기도 했는데, 지난 19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어도 정부가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새 국방장관에 내정된 김장수 육군 참모총장은 육사 27기 출신으로 1군 사령부 작전처장과 6사단장, 7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야전 주요 지휘관은 물론 정책과 작전 전략 분야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한국군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미 연합사 부사령관 재직 때는 미군 인사들로부터 균형 감각을 갖춘 장성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육군 참모총장으로 취임한 뒤에는 육군 혁신기획단을 만들어 혁신 총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새 국정원장에 지명된 김만복 국정원 제1차장은 정보기관 창설 45년 만에 처음으로, 공채를 거친 내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김 지명자는 1974년에 공채를 거쳐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에 발을 들여놨습니다.

이후 주미 대사관 정보 참사관 등 16년 간 해외분야에서 근무해 해외정보 전문가로 꼽히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 1999년까지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한 4자회담에서 한국 대표를 맡았고, 2000년 6월에는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평양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김 지명자는 또 이라크 파병안 수립을 위한 제2차 정부합동조사단장을 맡았고,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재직할 때는 국정원 개혁 청사진인 비전 2005 작성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김 지명자는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출범과 운영에도 깊이 관여해 왔습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지명자 등 이번에 발탁된 4명은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임명장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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