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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중남미계 미성년자 증가


미국으로 밀입국해 들어오는 라틴 아메리카 이주자들가운데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특히 부모나 형제 등 보호자 없이 홀로 미국으로 밀입국하다가 적발돼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어린 소년 소녀들이 많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자세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문: 어린이들이 보호자도 없이 미국에 밀입국한다…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도대체 어떤 어린이들이 이런 위험한 길을 택하고 있습니까 ?

답: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불법 이주자들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들 어린이들은 모두 멕시코와 엘살바도르, 온두라스등 중미 국가 출신들입니다.

이 어린이들이 미국으로 밀입국 하는 이유는 보통 두 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미국에 이미 밀입국해 들어와 불법 체류자로 살아가는 부모가 자녀를 불러들이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온두라스 등 매우 가난한 나라의 소년 소녀 가장 혹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어린이들이 브로커등에게 돈을 지불하고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경우 입니다.

미국 당국은 어린 소녀에서부터 심지어는 친척이나 지인들에 업혀오는 유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배경의 어린이들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다 적발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23일 이들 어린이들이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심층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문: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미국으로 밀입국하고 있습니까?

답: 미국 정부 당국에 따르면 국경 경비대는 지난 회계 연도 (2004-2005) 에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18세 이하의 어린이11만 5천여명을 체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1년에는 9만 8천여명이 체포됐으니까 몇 년도 채 안돼서 연 평균 2만여명이 증가한 것입니다. 이렇게 체포된 어린이들가운데 지난해 기준으로 7천 8백명이 정부 기금으로 운영되는 보호 시설에 임시 수용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가운데 25 퍼센트는 소녀, 20 퍼센트는 15살 이하였습니다.

문: 어린이들이 보호자도 없이 미국 국경에 까지 오기 까지는 매우 험난한 여정이 있었을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너머오고 다시 수천, 수 만 킬로미터를 종단 혹은 횡단해 남한 등 제 3국으로 탈출하듯이 이들 라틴 아메리카 출신 어린이들도 산 넘고 물건너 심지어는 사막을 몇일씩 걸으며 미국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문과 생명을 무릅쓰고 탈출을 시도하는 탈북자의 열악한 환경과 직접 비교할 수 없겠습니다만 이들 어린이들 역시 어린나이에 어른조차 감당하기 힘든 험난한 삶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보통 브로커에세 수 천달러를 지불하고 밀입국을 원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미국으로 향하게되는데 중도에서 아프거나 몸이 허약해지면 가차 없이 브로커로부터 버려지기도 하고, 많은 소녀들의 경우 성적 유린에 노출되곤 합니다.

문: 그렇게 험난한 길을 걸어 미국 국경까지 왔는데 미 국경 경비대에 체포되면 참 허무할 것 같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들 어린이들을 어떻게 처우하고 있습니까?

답: 미국과 국경을 맞대로 있는 멕시코 국적 어린이들은 모두 멕시코 당국에 바로 인계됩니다. 그러나 미국과 멀리 떨어진 온두라스나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멕시코 이남 지역 중미 국가 어린이들은 임시 수용 시설로 이송돼 얼마간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이 시설은 미국 보건인적자원부 (HHS)가 기금을 지원해 운용되고 있는데요. 텍사스주등 미국 남서부 국경 지역 인근에 위치해 있고 2년전 5곳에서 지금은 21곳으로 늘었습니다.

문: 어린이들이 많이 지니까 보호시설도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보호 시설의 환경은 어떻습니까?

답: 다른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악한 불법 체류자 수용시설과는 달리 이곳은 다행히 일반 미국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와 기숙사처럼 시설이 매우 우수한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텍사스 닉슨에 있는 한 보호시설의 경우 어린이들에게 영어와 수학, 목공예, 컴퓨터 수업을 제공하고 있고, 일정한 감독하에 상담 제공과 의료 지원, 요가와 같은 여가 활동이라든가 볼링, 축구 등 운동 경기에 이르기 까지 매우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 스페니쉬를 구사하는 이 어린이들을 위해 모든 안내를 영어와 스페니쉬 두 개 언어로 제공하고 있고 일주일에 한번씩 수영도 하고 있습니다.

문: 보호시설이 매우 잘 돼있다니 불행중 그래도 다행이군요. 자 그런데 앞서 전해드듯이 이 어린이들 가운데 부모가 미국에 있는 경우가 상당수 있지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부모 역시 대부분 불법체류자들이기 때문에 체포 사실을 알고도 선뜻 면회를 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어린이들의 보호를 지원하고 있는 보건인적자원부는 어떻해 해서든지 부모와 자식을 다시 만나게 해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또 다른 정부 부서인 국토 안보부와 법무부는 불법 체류자들을 체포해 추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인적자원부는 그러나 이들 어린이들은 미성년자이고 면회는 정부 보호속에 운영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부모가 체포될 우려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단 보호자가 나타나면 어린이들도 수용시설을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불법 체류자인 부모나 형제 자매들은 용기를 내지 못해 면회를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당국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문: 그럼 이 어린이들은 어떤 법적 절차를 밟게됩니까?

답: 일단 이민 법원에 출석해 가족 재결합 명령 혹은 추방의 여부를 판결 받게 됩니다.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추방되지 않고 가족과 재결합 하는지는 미국 정부의 정책상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보호 시설 관계자들은 그러나 가족이 찾아오지 않는 어린이들의 경우 일정한 기간 뒤에 대부분 추방 명령을 받기 때문에 매우 안스럽다고 말합니다. 미국 정부는 법원의 추방 명령이 떨어지면 정부 기금으로 비행기 값을 지원해 이들 어린이들을 본국으로 되돌려보내고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러한 예로 올해 17살의 온두라스 소년 넬빈 조학 라라 피네다의 안타까운 스토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소년은 빚더미에 앉게 돼 거리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부모와 다섯 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미국 밀입국행을 택했는데 결국 돈도 벌어보지 못하고 체포돼 본국으로 송환되게 됐다는 얘기입니다.

6일을 밤낮으로 걸어 멕시코에 들어와 다시 야간 기차를 타고 미국 국경까지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온 이 소년에게 그러나 결과는 너무 혹독했습니다. 라라는 미국내 사촌과 친척들의 이름을 대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들은 체포를 우려해 단 한명도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라라는 이달 초 온두라스로 송환됐습니다.

물론 부모가 나타나 눈물로 재회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나라가 좋은 지도자를 만나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 한 어린이들의 밀입국과 가정의 비극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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