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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둘러싸고 관련국들 분주한 외교접촉


북핵 사태의 해법을 찾기 위한 한국 정부와 관련국들의 접촉이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어제 서울에서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가졌으며, 오늘은 한미 양자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한뒤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미중 외무장관 회담을 가졌습니다.

관련국들의 외교적인 움직임과 남한내 분위기를 서울의 하성봉 통신원을 통해 알아봅니다.

문: 오늘 오전 한일 외무회담이 열렸다죠. 어떤 얘기가 오고 갔습니까?

답: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외무장관은 어젯밤 한·미·일 3국 협의에 이어, 오늘 오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장관은 북한의 핵폐기를 위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양국이 협조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두 장관은 특히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임을 강조하면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인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특히 아소 장관은 남북경협 등 한국 정부의 입장에 이해를 표시했습니다. 반기문 장관입니다.

[반기문/외교부 장관]: "한국정부의 여러가지 처한 입장에 대해 잘 이해한다는 표명이 있었습니다. 우리 한국 정부가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잘 이행한다는 이런 점도 평가를 하고..."

반 장관은 “각국이 처한 특수한 사정이 있으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 등을 유엔 결의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아소 장관은 곧이어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 등에 대해 일본과 미국이 이렇게 해야 한다고 당부를 하거나 강요할 수는 없으며, 한국이 자주적으로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아소 장관과의 면담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이행 문제와 관련해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게 유엔 결의안을 기준으로 삼아서 적절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어제 회담뒤 한국측 입장에 실망했다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남한내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답:네, 어제 라이스 장관은 노 대통령과 오후 4시 40분 부터 5시 30분까지 50분동안 접견할 예정이었으나 예상과 달리 약 1시간 20분 가량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는 대북 제재 방안 및 수위를 놓고 이견과 시각차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부분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또 라이스 장관은 한미장관 회담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PSI, 즉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구상과 관련해 “한국이 PSI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2년여 동안 PSI에 정식 참여한 각국이 국제법 및 국내법에 따라 많은 정보를 근거로 선박 검색 활동을 벌였지만 무력충돌로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정부와 열린 우리당은 대북 제재를 강화할 경우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도발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즉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을 따르면서도 구체적인 이행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로 접근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열린 우리당 노웅래 대변인의 설명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노웅래 열린 우리당 대변인] “제재가 됐건 압박이 됐건 대화가 됐건 어떤 방식이 되든 간에 북핵 문제만 해결되면 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근데 우리 입장에서는 조금 다를 수 밖에 없는데요. 우리는 무력충돌이 없는 북핵 문제의 해결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 무력충돌이 생길 경우엔 그 피해가 송두리째 우리 국민이 그리고 한민족이 안아야 된다는 측면에서...”

문: 어제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재 어떤 조치들을 준비 중인지요?

답: 정부가 마련중인 유엔 결의 이행 방안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북한으로 들어가는 남측 화물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고, 남북 교역품목에 대한 정부 승인 절차도 까다롭게 할 방침입니다. 정부는 유엔 제재위원회가 대북 규제 품목 리스트를 마련하는 대로, 관련법에 반영해 시행할 방침입니다.

두 번째로 대북 송금액의 사용처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도 검토중입니다. 북한에 보낸 현금이 핵무기 프로그램에 전용되지 않도록 대북 결제를 현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금강산 관광을 떠나는 학생과 교사 등에게 지급하던 정부 보조금의 중단과, 북측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한 건설자재 제공도 연기할 것을 검토중입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쯤 후속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최종 정리해 미국, 일본 등 동맹국과 협의에 나설 예정입니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대북지원 사업과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사업과 관련해서 안보리 결의와 국제사회의 요구에 조화되고 부합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정을 검토해 나갈 것입니다."

문: 그렇지만 한나라당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김근태 열린 우리당 의장이 오늘 개성공단을 방문했는데, 당안팎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요?

답: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오늘 논란 속에 개성공단 방문을 강행했습니다. 이번 방북은 핵실험 사태이후 국내외 정세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자칫 북한을 두둔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당내 우려에소 불구하고 김 의장이 남북 교류의 지속에 대한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결심에서 진행됐습니다.

김 의장은 오늘 천정배 전 법무장관 등 소속의원 6명, 기자단과 함께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한국토지공사와 신원 등 입주업체들을 둘러봤습니다. 김 의장은 2주년 축사와 기자간담회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민족평화와 공동번영을 떠받치는 두개의 튼튼한 기둥”이라며 “우리당은 국민과 더불어 두 사업을 지켜낼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장은 이날 식사에서 “2차 핵실험은 절대로 안된다”면서 “북한 역시 한반도 비핵화의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북한을 겨냥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김 의장은 오찬 도중 공연을 하던 북한 접대원의 거듭되는 요청끝에 손에 이끌려 무대로 올라가 접대원의 동작에 맞춰 약 30초 동안 율동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김 의장의 이번 방문을 놓고 일각에서는 대권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발걸음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의장의 개성공단 방문과 관련해 한나라당은 “집권당 대표가 북한의 핵을 포용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문: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이 어제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최근 발언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면서요. 어떤 내용인지요?

답: 문제가 된 발언은 송민순 안보 실장이 지난 18일 강연에서 “유엔에 우리 운명을 맡기면 자기 운명을 포기하는 것”,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 전쟁을 많이 한 나라”라고 말한 부분 입니다. 어제 다수의 여야 국방위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모인 송 실장이 민감한 시기에 국제사회의 노력을 거부하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송 실장 발언은 마치 유엔을 거부하는 듯하고 북한 입장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말을 아끼기를 당부했습니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유엔결의안에 동참하는 국가들은 유엔에 운명을 맡기는 것이란 말이냐”고 따지는 등 한나라당의 질책이 쏟아졌습니다.

이에대해 송 실장은 “국제 사회에서 제대로 된 나라는 자기 나라의 운명을 다자적 결정에 맡기지 않는다”면서 “유엔 결의 해석을 이해하는 데 자기중심을 잘 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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