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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금강산 관광사업 이해 못해' - 남북경협 위기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내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유엔 대북 결의안에 따른 미국의 한국 정부에 대한 대북 제재 요구 수위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소식을 서울의 하성봉 통신원을 통해 알아봅니다.

문: 현재 한국을 방문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한국의 대북사업중 하나인 금강산 관광사업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면서요?

답: 네,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어제 금강산 관광사업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서는 북한의 인력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해서는 “북한의 권부에 돈을 갖다 주기 위해 만든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비록 사견임을 전제로 했지만, 대북사업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발언과도 맥이 닿아있다는 점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미국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힐 차관보의 강경 발언은 내일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사전에 분위기를 띄우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이와함께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도 오늘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을 언급하면서 “더 이상 아무일 없던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미국이 한국 정부에 대해 남북 경제협력 사업 자체를 재검토하라는 주문으로 풀이돼 귀추가 주목됩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하나는 장기적으로 북한의 인력을 개발하고 다른 하나는 북한의 권부에 돈을 가져다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금강산 사업 중단 요청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지요?

답: 네, 금강산 관광은 대북제재 효과에 부정적이라는 미국의 의견에 정부도 당혹스러운 상태입니다. 정부는 사업을 계속한다는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지만 가속화 되는 국제조율때문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와관련해 청와대 송민순 안보실장은 오늘 오전 열린 21세기 동북아 미래 포럼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에서 수정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점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송 실장의 발언은 금강산 사업 등을 중단하지는 않되, 사업 추진 방식을 일부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정부 정책의 변화로 풀이됩니다.

이런 태도는 정부가 지난 15일 “두 사업은 대량살상 무기와 직결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사업 지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 선 것입니다.

문: 이에 대해 금강산 사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 아산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요?

답: 힐 차관보를 포함한 미 고위관리들의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부정적 견해와는 상관없이 현대 아산은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정부가 금강산 관광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사업이 중단되는 일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오히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남북이 최소한의 대화창구를 가져야 하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북핵사태로 60%까지 치솟았던 금강산관광 취소율도 20%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북한 정권에 돈을 대주기 위해 고안된 듯하다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금강산 관광사업은 비즈니스”라며 “퍼주기는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습니다.

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즉 PSI 참여를 요구하는 미국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죠?

답: 네, 그렇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PSI 참여확대에 대한 한국내 논란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힐의 회견 내용입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어제 기자들에게 "국가들이 PSI에 참여하는 것은 자발적인 것이라며 한국에서 왜 주요 이슈가 되는지 잘 이해가 안간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은 내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PSI 참여확대를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정부는 내부적으로 남북해운합의서를 유엔 결의에서 규정한 '화물검색'의 대안으로 설정해놓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처럼 참관만 가능한 '옵서버'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흐름을 감안해 미국측의 의견을 수렴한 뒤 종합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미국 방송이 북한의 2차 지하핵실험 계획을 중국측에 통보했다는 보도를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북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떤지요?

답: 네, 이와 관련해 이규형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오늘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추가 핵실험 계획을 통보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어제 발표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선전포고로 밖에 볼 수 없으며, 북한의 자주권을 침해하면 무자비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강경한 내용의 성명과 관련해 일부 남한내 북한 전문가들은 2차 핵실험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기도 합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의 외무성 담화로 볼 때 라이스 국무장관이 한국을 떠나는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북한의 2차 핵실험이 예상됩니다."

남한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적인 조치로는 핵실험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미국의 대북 압박이 더욱 강화될 경우 미사일 발사와 국지적인 도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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