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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화여대 김석향 교수 - 북한의 추석과 남북의 명절문화 (오디오 첨부)


한반도에서는 지금 수확의 고마움을 조상에게 먼저 전하는 한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추석의 의미는 반세기가 넘게 갈라져 있어도 남북한이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시간에는 한가위 특집으로 한국 이화여자 대학교 북한학과 김석향 교수와 함께 북한의 추석풍습과 남북한의 명절 차이점을 알아보겠습니다.

대담에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북한에서의 추석은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답) 시기별로 좀 달라지지만 70년대에는 아마 북한당국에서 추석을 그렇게까지는 장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복고주의를 타도한다는 의미로 추석을 조금 억제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묘소를 찾아가 성묘를 하는 풍습은 그냥 지켜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차례상을 차리거나 하는 경우는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에 북한당국이 추석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2003년 이후에는 추석이나 음력설 같은 민족명절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로 가고 있습니다.

문) 남한의 경우 추석연휴가 공식적으로 3일인데 북한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답) 공식적으로 나온 것은 지금 2003년 이후 음력설을 3일 쉬게 하면서 추석도 이틀을 원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주민들 얘기를 들어보면 추석명절을 쉬었다는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며칠을 쉬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확인된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이틀 쉬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문) 남한은 추석이면 교통대란이 일기도 하는데요?

답) 교통대란이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주민들은 걸어서라도 가까운 조상 묘소에 꼭 가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에 직접 동료들과 조를 짜서라도 꼭 추석날 갈 수 있는 거리라면 묘소를 다녀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까운 친척들끼리 모여서 음식을 나누고 하는 풍습이 있구요 그러나 절대적으로 자동차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남한처럼 고속도로가 막힐 정도로 교통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문) 북한은 통행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들었는데 명절 때면 어떻습니까?

답) 명절 때면 그래도 예외로 조금씩 허용 되었던 것 같습니다. 통행증 없이도 추석 때면 성묘를 가는 것 정도는 허용 됐습니다. 엄격하게 통행증을 발급해서 다니는 것을 제한하던 시기에도 추석이나 음력설 경우는 예외가 좀 인정되는 것 같습니다.

문) 명절에는 무엇보다도 맛있는 음식이 생각나는데 북한의 경우도 평상시에 비해 그렇지 않겠습니까?

답) 따로 특별배급이 나온다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명절을 비교할 때 따로 특별배급이 나오는 김정일 김일성 생일 같은 경우에 비해 별로 특별배급도 나오지 않는 명절을 ‘껍데기 명절’이라고 하는 얘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그래도 명절을 소중하게 여기는 풍습이 남아있어서 주민들이 얼마 전부터 명절이 되기 한참 전부터 조금씩 조금씩 명절에 쓸 음식을 준비해놓는다고 합니다.

술도 한 병 마련해두고 떡 같은 음식도 조금씩 준비해 두고 하기 때문에 다른 날과는 달리 이른바 기름냄새를 풍기는 그런 명절분위기는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문) 특별히 추석음식으로 준비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답) 남한에서는 추석에 송편을 먹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음식은 송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북한에서는 송편은 추석에만 먹는 것 같지않습니다 다른 때에도 먹는 것 같구요 추석 하면 어떤 음식이 떠오르냐고 물어보면 대표적인 한가지를 떠올리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추석 하면 떡을 한다거나 조금 더 특별한 음식을 한다거나 하는 그런 분위기는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문) 오늘 같은 추석이면 북한주민들은 무엇을 하며 지내게 됩니까?

답) 일단은 성묘를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가까운 곳에 묘소를 두었으면 가는데 문제는 너무 멀리 있는 곳은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왔다갔다하는 교통편도 마땅치 않고,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하더라도 걸어서 다녀와 그 다음 날 직장에 출근할 수 있는 거리이어야 갈 수 있는 것이니까 누구나 다 성묘를 할 수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성묘를 안 한다고 할 지라도 가족끼리 모여서 추석 명절을 지내는 풍습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모일 때면 놀이를 하게 되는데 놀이가 예전에는 없었지만 80년대 중반부터는 서양식 트럼프를 가지고 하는 주패놀이라고 하는 것이 많이 유행을 했고, 화투를 당국에서 금하는데도 최근에는 몰래몰래 공식적이지는 않는 자리에서 화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윷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문)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까 남북한이 반세기가 넘게 떨어져 있었습니다만 명절문화에 있어서 만큼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답) 기본적으로 추석이 갖는 전통의미 조상을 생각하고 이웃과 함께 가족과 함께 지낸다는 그런 의미는 아직까지는 퇴색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차림을 하는 방식이라던가 아니면 조상 앞에 가서 절을 할 때 구체적으로 절 하는 모습이 북한에서는 굉장히 약식화 되었다거나 하는 것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달라진 상태에서 앞으로 좀 더 지나게 되면 이질화의 영향이 크리라 봅니다. 그러니까 제도적인 통일이 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 중간에도 남북한이 서로 교류에 범위를 확대해 이질감을 줄여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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