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북핵문제,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


미국 내 화제가 되는 주요 쟁점과 관심사를 살펴 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은 윤국한 기자가 함께 합니다.

문: 지난 3일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미국 내에서는 또다시 북한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부쉬 행정부 관계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고, 또 언론의 관련 보도도 잇따르고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 이후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이하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의 한반도 관련 당국자들이 잇따라 나서 우려와 경고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또 라이스 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은 각각 한국과 일본, 중국 등지의 대화상대들과 긴밀히 전화통화를 주고받으면서 대응방안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언론들도 북한의 핵실험 발표를 긴급뉴스로 타전한 데 이어 사실보도와 논평 등을 통해 부쉬 행정부 및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주요 기사로 전하고 있고 사설과 전문가들의 논평 등에서 강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각각 5일과 6일자 사설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중국과 한국의 역할과 핵실험이 동북아시아 지역에 미칠 영향 등을 지적했습니다.

문: 북한의 핵실험 발표와 관련해 주된 관심은 무엇입니까?

아무래도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할 것인지 여부와 한다면 언제 어디서 할 것인지, 또 그 경우 미국과 주변국,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응은 어떻게 될 것인지 여부가 관심의 초점입니다.

현재 부쉬 행정부 관계자들이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표대로 핵실험을 할 것인라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에 따라 한반도 주변의 경계 및 감시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소재 가데나 공군기지의 핵실험 감시용 WC135C 특수정찰기를 출동시켰습니다. 일본 정부도 핵실험 예상지역에서의 차량움직임과 통신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문: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북한이 언제 핵실험을 할 것인지 하는 문제일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어떻게들 전망하고 있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당국자들마다 약간씩 다른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상당수 당국자들이 이번 주말에 핵실험이 이뤄질 것이란 견해를 밝히고 있는 점입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일본 외무성의 야치 쇼타로 차관은 5일 에릭 에델만 미 국방부 차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주말에 핵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야치 차관은 아사히 텔레비전과의 회견에서 “지금까지의 사태진전을 근거로 볼 때 이번 주에도 핵실험이 실시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런 견해는 북한 내부사정을 정확히 알 길이 없는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것이지만 그동안 북한이 국제사회의 예측을 불허하는 행동을 많이 해온 사실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이 이번 주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처음 나온 것은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보도에서였습니다. 이 신문은 복수의 관측통들의 말을 빌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직을 승계한 기념일인 8일이나 남한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이 확정되는 9일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금까지 전례를 보면 북한은 주요 움직임을 기념일이나 행사에 맞추는 경우가 많았고, 지난 7월의 미사일 시험발사도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발언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그는 핵실험이 “아주 가까운 장래에 있거나 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보입니까?

답: 지난 7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던 당시와는 전혀 다른 대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북한의 발표가 나오자 마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즉각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경대응을 선언한 데서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아시아 담당 빅터 차 국장은 `이례적이고 심각한’ 제재조치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넘어서는 안될 `적색선’, 이른바 `레드 라인’으로 규정하고 일단 유엔 안보리에서 군사적 행동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는 헌장 7조의 발동을 요구할 방침입니다. 존 볼튼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미국은 대북 군사적 행동 위협이 포함된 유엔 결의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경고한 상태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이르면 오늘, 일단 북한에 대한 경고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쉬 행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그동안 대북한 제재에 미온적이었던 중국과 남한 정부도 강한 대북한 압박에 가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동북아시아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고 동시에 다른 지역에서의 핵 보유 움직임도 통제하기 어렵게 되는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입니다. 부쉬 행정부 관계자들은 특히 북한이 명실상부한 핵 보유국으로 부상할 경우 일본과 한국도 핵무기를 가지려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우려는 6일자 뉴욕타임스 사설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일본과 한국, 타이완이 핵보유를 검토하게 되고 중동지역의 이란 주변국가들 역시 이란처럼 핵을 보유하려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은 또 북한이 핵기술을 테러단체 등에 판매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5일 “북한은 잘 알려진 대량살상무기 확산국가로, 이미 가장 비싼 값을 부르는 구매자에게 기술을 팔 의향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응은 빅터 차 백악관 보좌관의 말대로 통상적인 차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