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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핵실험하면 북한의 미래는 없다”


미국 정부가 4일 북한의 핵실험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매우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북한의 미래는 없으며 북한의 핵 실험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이기도 한 힐 차관보는 4일 전에 없는 강경한 어조로 북한의 핵실험 계획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 날 “북한은 핵무기나 미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며, 둘 다 가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개소식 행사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을 용납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 말할 시점은 아니지만,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함께 살 수 없으며 절대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어서 “북한이 핵무기 실험을 강행해서 자동적으로 핵보유국 지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며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핵실험 강행 계획을 발표한 3일 뉴욕에 있는 북한 UN 채널을 통해 미국의 입장을 직접 북한에 전달했으나, 아직 응답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핵실험 계획을 중단하고 6자회담에 복귀해서 9.19 공동 성명을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미국은 이미 여러 차례6자 회담의 틀 속에서 북한과 양자 회담을 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 발표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동맹국 및 세계 다른 국가들과 공조해서 북한의 핵실험 계획을 중단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같은 행사에 참석했던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은 미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제임스 레이니 전 대사는 “’북한이 핵무기와 미래를 동시에 가질 수 없다’는 힐 대사의 발언이 충격적이고 불편하기까지 했지만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며 “북한의 핵실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이 무조건 6자 회담 복귀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문제를 푸는 획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레이니 전 대사는 “북한이 원하는 안보 보장을 먼저 해주고 그들에게 북한을 정상적 나라로 회복시키는 로드맵을 제시한다면 미국도 잃을 게 없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과 일본의 비핵 유지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마스 허바드 전 대사도 무조건 북한을 궁지에 몰아넣기 보다는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허바드 전 대사는 “힐 대사의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런 성명이 발표될 때는 해법이 같이 제시되야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허바드 대사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듯이, 중량급 있는 인사의 북한 방문 등을 통해 해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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