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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집권당,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특사 파견안 제의


9.19 공동성명 1주년을 하루 앞둔 가운데 한국의 여당인 열린우리당 내에서 6자회담 재개와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북 특사’로 임명하자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마련키로 합의한 직후인데다, 최근 김 전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의 보수세력 등을 정면 비판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성사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남한 정부측의 반응과 9.19 공동성명 1주년에 대한 언론의 평가 등을 하성봉 통신원을 통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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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다는 소식은 어디에서 나오고 있습니까. 또 이 시점에서 김 전대통령의 방북은 어떤 배경에서 추진 중인지요.

서울: 김 대중 대통령의 ‘방북 특사론’은 어제 열린우리당 의원쪽에서 일제히 터져나왔습니다. 민주노동당도 오늘 성명을 통해 특사파견을 촉구했습니다. 최 성 열린우리당 의원은 어제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5단계 포괄적 접근방안'을 제시하면서 "김 전대통령을 노 대통령의 특사로 임명해 한미 공조 속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의원은 이어 "필요하다면 야당 인사까지 포함하는 초당적 방북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국회 남북관계 특위위원장을 지낸 배기선 의원과 임종석 의원도 “김 전대통령 방북 문제를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최성 의원의 회견발표 내용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대중 전대통령을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특사로 임명해서 북한으로 하여금 6자회담 복귀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위상과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VOA: ‘DJ 특사론’이 열린 우리당 몇몇 개인 의원차원의 문제제기인지 아니면 당 내부에서의 공식적인 움직임인지요. 이런 제안은 김대중 대통령과 미리 의논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인지요.

서울: 일단 몇몇 의원들이 개인의견을 제기됐지만 열린 우리당의 공식적인 방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내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 북핵과 6자회담 문제를 협의한뒤 김 전대통령의 방북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예정입니다. DJ의 방북과 관련해 열린 우리당은 김 전대통령측과 미리 의논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열린 우리당이 남북정상회담뒤 첫 번째 구체적인 방안으로 ‘DJ 특사론’을 제기했는데요. 이는 당내에서 어떤 배경에서 이뤄진 것인지요.

서울: 열린우리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이 나온이후 북핵 해법에 대해 뭔가 가시적인 것이 있어야 한다는 긴박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즉 9.19 공동성명 1주년을 맞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추가제제가 이뤄질 경우 북한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로 맞설 가능성이 있고, 그 이후에는 자칫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때문입니다. 또한 열린 우리당은 한반도 정세의 위기는 곧바로 현 정권의 정치적 위기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DJ 방북 특사론’은 이런 상황인식아래 뭔가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긴박감속에서 나왔습니다.

VOA: 예, 그렇군요. 실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7일 “미국이 대북 제재를 유지하는 한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미정상회담뒤 첫 공식발언을 하면서 기존의 태도를 되풀이 했는데요. 이에 대해 남한 정부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서울: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서 “그건 종전에 쭉 해오던 이야기”라며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송 안보정책실장은 미국의 북한 계좌 동결 해제가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국내 엠비시 라디오방송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송 정책실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동결이라는 건 말이죠.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면 동결이라는 게 뭡니까. 얼었다는 것 아닙니까. 얼려 놓은 것은 얼린 얼음을 녹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 과정이 있지 않겠어요. 깨서 녹이는 것도 있고 불을 때워서 녹이는 방법도 있을 테고 그런 과정을 겪어서 그건 얼은 얼음을 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녹이는 작업은 일방적으로 되지 않습니다. 그건 양쪽이 다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되기 때문에 상호적인 그런 과정을 통해서 녹일 수 있다고 봅니다.“

VOA: 북한이 요구하는 은행 계좌동결 해제를 풀 방법을 찾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남한 정부는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에 대한 노력이 어디까지 진척이 돼 있다고 보고 있는지요.

서울: 송민순 안보정책실장은 현시점에서 6자 회담재개와 9.19 공동성명 이행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포괄적 접근방안 모색은 빠를 수록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송 안보정책실장은 현재 한국 정부가 진행중인 ‘포괄적 접근방안’의 사전 조율 상황을 건축물에 빗대어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건물로 치면 건물에 골조는 돼 있고요. 안에다가 방을 두 개를 넣을지 세 개를 넣을지 이런 내부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런 뜻입니다. 9.19 선언은 전체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될 목표점을 그림을 그려놓은 것 아닙니까? 목표, 소위 최종적인 상태를 그림을 그려놓은 것 아니겠어요. 핵을 없애고 관계정상화 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집하고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체제를 만드는 이런 목표점을 만들어놓은 것 아닙니까. 거기에 이행해가는 그러한 목표를 향해서 가는 과정에 대한 구도를 지금 그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VOA: 예, 그렇군요. 내일이면 9.19 공동선언 1주년이 되는데요. 1년전 떠들썩 했던 것에 비해 1년동안 북핵문제 해결 성과는 진전된 부분이 없다는 평가인데요. 남한내 언론과 정치권의 반응은 어떤지요.

서울: 대부분의 언론들은 “공동성명 채택 1주년을 맞아 지난해 11월 중단된 6자회담 재개의 전기로 삼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보수 언론들은 “아무 것도 달라진게 없다”, “9.19공동성명은 퇴색했고 북핵상황은 악화일로에 있다”면서 현 정부의 책임론을 들고 나섰습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오늘 성명을 내고 6자회담이 경색된 데따른 책임이 미국에 있다며 북미간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지금이 북핵문제에 있어서 최대의 정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시작한다면 모르겠지만, 미국이 대북 제재 확대 등 강경자세로 맞선다면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한반도는 돌이킬 수 없는 긴장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두 달이 한반도에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상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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