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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논란과 관심 끄는 하타미 전 이란 대통령의 미국방문


미국 내 화제가 되는 쟁점과 현안을 살펴 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은 윤국한 기자가 함께 합니다.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이란의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많은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먼저 하타미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을 좀 소개해 주십시요.

윤: 하타미 전 이란 대통령은 지난 31일 미국에 도착한 이래 그동안 뉴욕과 시카고, 보스톤 등지를 방문했습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하바드대학에서 연설하고 유엔에서 열린 문명관련 회의에 참석했으며, 7일에는 워싱턴을 방문해 시내 내셔널 성당과 버지니아주립대학에서도 연설할 예정입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샤롯츠빌에 소재한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생가를 방문할 예정이며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도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1980년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사건을 이유로 이란과의 국교를 단절한 당사자입니다.

- 하타미 전 대통령은 1997년 부터 8년 간 재임 중 언론자유를 옹호하는 등 보수파에 맞서 개혁노선을 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미국에서의 주요 발언내용을 좀 소개해 주십시요.

윤: 하타미 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와 <유에스 에이 투데이> 등 주요 신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과 이란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습니다. 또 미국의 정책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와 관련, 중동에서의 미국의 군사행동은 더 큰 테러를 낳고 이라크의 장래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의 장기적 이익에 해를 입히는 역작용을 빚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이 핵개발을 이유로 이란을 공격할 경우 중동지역에서 더 큰 불안정을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란에 대해 군사행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특히 이라크의 현 상황과 관련, 미국은 이라크 정부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이라크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는 “우리는 새로 구성된 정부를 테러분자들과 저항세력의 자비에 맡길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또 이란은 미국의 적이 아니며 미국과 이란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공통의 전략적 이익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의 이라크와 관련한 발언은 주로 이란이 이라크 불안정의 요인이라는 미국측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입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라크의 평화와 안정으로 부터 이란 만큼 혜택을 볼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 논란을 빚고 있는 이란의 핵 개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까.

윤: 그렇습니다. 하타미씨는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대신 핵 발전소 건설을 지원하겠다는 서방측의 계획에 반대한 적이 없다면서 다만 그같은 약속이 과거에 지켜지지 않은 적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국제사회의 보장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타미씨는 또 재임 중 클린턴 전 대통령과 두 나라 간 관계개선을 위한 잠정조처에 합의하고도 추가적인 행동에 나서지 못했던 데 대해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 부쉬 행정부는 하타미씨가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2002년에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고, 또 미 국무부는 여전히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만큼 하타미씨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는 데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을 텐데요.

윤: 미 의회 일부 의원들과 주지사, 그리고 1979년의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사람 등이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또 미국에 거주하는 이란인 망명자들도 하타미씨의 방미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 가운데 캘리포니아 출신의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비자를 발급하지 말도록 촉구했습니다. 또 하타미씨가 하바드대 연설을 위해 방문했던 매사츄세츠주의 공화당 소속 미트 롬니 주지사는 주 공무원들에게 경찰 에스코트 등 어떠한 지원도 하지 말도록 지시했습니다. 롬니 주지사는 “매사츄세츠 주민들은 폭력적인 지하드와 이스라엘 파괴를 주장하는 사람을 특별히 대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하타미씨를 초청한 하바드대학에 대해서는 ‘수치스런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이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쉬 행정부가 하타미씨의 미국 방문을 허용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윤: 니콜라스 번스 미 국무부 차관은 “이란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은 변함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 것이 미국의 민간인이 이란인들과 접촉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번스 차관은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모든 기회를 이용해 미국을 방문하는 이란인들에게 테러와 핵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쉬 행정부가 이번에 언론자유와 정치적 개방을 선호하는 하타미씨 같은 이란 내 개혁주의자들에게 문호를 폐쇄하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안보보좌관을 지낸 뒤 지금은 닉슨센터에서 일하는 저프리 켐프씨는 “이란 정치의 막후에서 영향력이 큰 하타미씨의 말을 들어서 잃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고위 관리를 지낸 웬디 셔먼씨는 “하타미씨의 방미가 6년 전에 이뤄졌다면 미국과 이란은 지금처럼 적대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하타미씨의 방미에 대해서는 이란 내에서도 반대가 없지 않습니다. 한 신문은 하타미 전 대통령이 미국 방문으로 큰 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그의 성직을 박탈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지난 1980년 미국과 이란 간 국교가 단절된 이래 미국을 방문한 최고위 이란 지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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