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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신매매 감시· 퇴치담당 대사 존 밀러 - “개성공단 조사해야”


최근 들어 북한 인권 문제가 미국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인신 매매되는 탈북자들에 관한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존 밀러(John R. Miller) 인신매매 감시 및 퇴치 담당 대사는 6일, 미국의 소리 VOA와의 특별대담에서, 이 문제가 해결 되기 위해서는 인신 매매되는 탈북자들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 보호 대상이라는 사실을 북한과 중국 정부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밀러 대사는 또, 미국은 현재 중국과 남한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담에 손지흔 기자입니다.

문: 요즘 중국에서 인신 매매 당하는 탈북자들의 소식을 계속해서 접하게 되는데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새로운 정보가 나왔습니까?

답: 지금까지 몇 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탈북자들의 인신 매매는 유감스럽고 안타깝게도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을 탈출한 남성, 여성, 그리고 어린이들, 특히 여성들과 어린이들은 중국에서 인신 매매 조직들에 의해 붙잡혀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중국 남성들의 신부로 팔리거나 사창가에 팔리고 강제 노역을 위해 인신 매매되고 있습니다.

인신 매매에 희생되는 탈북자들은 처음에는 북한에서 고생했다가 이제는 주로 중국에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천명의 탈북자들이 인신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우리가 희생자들의 수효를 셀 수 있도록 이들이 한 줄로 서서 손을 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따라서, 정확한 탈북 희생자 수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문: 몇 달 전에 탈북자 여섯 명과 면담을 하셨는데, 그 가운데 세 명은 인신 매매 희생자들이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면담중에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갔습니까?

답: 희생자 세 명은 자신들이 폭력단에 의해 끌려가 인신 매매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가운데는 인신 매매 당한 어머니와 딸, 모녀도 있었습니다. 섬뜩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이들은 근본적으로 납치와 강간을 당했고 당국에 구금되었다가 운좋게도 끝내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문: 미국의 제이 레프코위츠 (Jay Lefkowitz) 대북한 인권 특사가 최근에 북한의 개성공단을 올해 안으로 방문해 노동자들의 근로 여건을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구지 개성공단을 방문하려는 이유가 있습니까?

답: 저는 레프코위츠 특사가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것이 대단히 좋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개성공단내의 북한 노동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는지, 이들에게 자유가 주어지는지, 그리고 이들이 본질적으로 인신 매매의 희생자들은 아닌지의 여부입니다. 개성공단이 단지 겉으로 화려하고 매우 좋은 곳으로 보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비유를 하자면, 18세기 미국 남부의 한 노예가 목화 밭에서 뼈빠지게 일하다가 큰 저택으로 옮겨 일을 한다고 해서 노예 제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 노예의 근로 여건은 큰집으로 옮겨갔다고 해서 더 좋아지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어디까지나 노예입니다.

문: 인신 매매 당하는 탈북자들이 다른 나라의 인신 매매 희생자들과 비교해 봤을 때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답: 인신 매매나 노예 매매는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이런 매매들이 북한에서만 일어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인신 매매는 미국 뿐 아니라,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다른 나라들과 다른 점은 인신매매를 당하는 탈북자들은 위험한 여건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서 북한을 탈출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을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한 나머지 쉽게 인신 매매의 희생양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북한은 매우 특이한 경우입니다.

문: 미국은 탈북자들의 인신 매매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현재 어떤 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까?

답: 미국은 현재 중국 정부와 남한 정부와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또, 인신 매매 희생자들이 포착되고 있는 인접 국가들의 정부들과 희생자들을 도우려는 비정부 기관들과도 논의 중입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21세기에는 그 어느 누구도 인신 매매의 희생자가 되서는 안됩니다.

문: 탈북자들 가운데 특히 어린이들과 여성들 상당수가 현재 중국에서 신부로 팔리는 등, 인신 매매 당하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와의 접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 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과의 논의는 미국이 원하는 만큼 그렇게 잘 진행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 말에 중국을 방문했을때 탈북자들의 인신 매매 문제를 중국 관리들과 논의했습니다. 당시 중국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제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는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인 중국 관리들은 있었습니다.

이들 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단순히 경제 이주자들로 볼 것이 아니라 국제 협약에 의해 보다 동정적인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로 인정해 줄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상황은 쉬운 상황이 아닙니다. 탈북자들의 인신 매매 문제를 위해 기발한 해결책이 있다고 하면 그건 잘못된 바램입니다. 왜냐하면 기적같은 해결책이란 현재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 앞으로 탈북자들의 인신 매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시급한 대처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답: 가장 가능한 최선책은 탈북자들의 인신 매매의 심각성을 북한과 중국이 정확히 인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인신 매매의 희생자가된 탈북자들 가운데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내져 처벌을 받은 사례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탈북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 당국에 의해 구류됐다가 북송됐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극적인 그리고 명확한 조치라면 북한과 중국 정부가 앞으로 미국 법 뿐만 아니라 유엔 규약 같은 국제 협약에 따라 인신 매매의 희생자들은 처벌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반드시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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