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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의자에 아버지 태워 금강산 관광, 북한 안내원도 효심에 미소


지난 98년에 11월에 시작된 금강산 관광. 지난 7년 동안 금강산을 찾는 관광객들은 꾸준히 이어져 지난해 6월에는 관광객 100만명 돌파를 기념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남한에서는 금강산으로 여행을 다녀온 한 가족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그 화제의 주인공을 도성민 서울통신원이 만나보았습니다.

(시민들의 반응): “금강산 지게 효자!. 가슴이 뭉클하고 저도 부모님이 계시는데 정말 부모님한데 더 잘해야 겠다.../ 저는 못할 것 같아요. 그런 효자를 보기가 어렵지요../ 사랑하는 마음을 다 담았잖아요. 여기에다가 그 마음이 다 지게에 쏠려 있잖아요. 아버지한테로../정말 안쓰러우면서도, 고마우면서도 뿌듯하면서도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싶어요?/ 감개무량하겠지요? 내가 저세상으로 가기 전에 분단된 조국에서 금강산을 보고 가는구나... 행복하시겠지요....

문: 금강산 지게 효자. 전래동화에 어울리는 제목 같기도 한데 말이지요? 이것이 요즘 남한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이지요?

답: 그렇습니다. 미담의 주인공은 인천에 사는 42살 이군익씨 가족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연로한 아버지를 모시고 지난6월에 금강산을 다녀왔는데 인터넷에 애틋한 효심이 담긴 이근익씨의 사진이 올라오면서 아주 뜨거운 반응이 일고 있습니다. 조금전에 이야기를 듣고 또 기사로 접한 사람들의 반응을 먼저 들어 보셨는데요. 요즘 남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기사 아래 그 기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남기는 ‘댓글’란이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신문사의 독자투고란을 통해 알려지면서 기사화 되기도 했는데 자세한 내용과 함께 알려진지난 24일이후,... 관련 기사마다 수백건의 댓글이 남겨져 있습니다.

문: 주로 어떤 내용들인지도 궁금하네요?

답: 너무도 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습이다...옛말에 효도하려하니 부모님께서 기다려 주시지 않으신다고 하는데..이군익씨의 진심어린 모습이 아주 멋져보입니다. 또 항상변함없는 모습으로 부모님께 효도하세요 ....기사를 읽고 있는 자신이 부끄럽게만 느껴지는건 자식된 도리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건 아직 자신도 효를 행하기에 늦지 않았다는 증표인것 같다...아름답고 훈훈한 글 띠워주신 기자님과 아드님께 고개숙여 감사하다 이런 내용입니다. 그래서 수소문을 해서 남한의 금융기관인 ‘농협’ 인천지역본부에 근무하는 이군익씨를 찾아가봤습니다.

(아들 이군익氏): “강원도는 산이 어찌나 많은지 ‘금강산’이라는 데 가면 봉우리가 1만2천개이고, 암자가 8만9개의 암자가 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으시고 이따금 말씀을 하세요. 그래서 지금 금강산 관광이 몇년전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

문: 평소 ‘금강산’에 관심을 보이는 아버지의 말씀을 새겨 들으신거군요? 그래도 직접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 도대체 어떤 여행이었길래 이렇게 화제가 되고 있을까요?

답: 정말 특별한 가족여행이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여행은 막내아들 이군익씨가 92살 아버지 이선주씨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지게의자’에서 시작됩니다. 기력이 없어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가 어떻게 하면 금강산을 두루두루 살펴보실 수 있을까 해서 생각해 낸 것이 든산용 지게에 앉기 편하도록 제작한 지게의자인데 ... 산에 올라 나무를 했던 충청도 고향에서의 어린시절을 생각하며 튼튼하고 가벼운 알루미늄 지게를 직접 디자인하고 서울과 인천시내를 샅샅이 뒤져 부친의 금강산 유람을 위한 ‘전용 지게의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답니다.

문: 금강산여행에도 소지품 등 반입물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북측에서는 어떤 반응이었을까.. 궁금하네요.

답: 동해선 출입국 관리소에서부터 일일이 지게 의자에 대한 설명을 하고 또 하고 특수한 알루미늄 지게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군익씨의 설명과 아버지를 모시는 다른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오히려 호탕하게 웃으며 ‘통과하시라요’ 하더랍니다. “아버님이 연로하셔서 산에 조금이라고 더 올라가길 수 있게 별도로 제작한 ‘지게의자’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통과 시켜주셨습니다. 북한의 안내하시는 분들이 잘 웃음이 없으신데, 씨익 웃으면서 흐뭇한 표정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곳곳의 코스마다 안내하는 북한의 안내원들도 ‘효자십네다.’ 하시면서 격려도 해주시고, 정말 따뜻한 동포애를 느끼는 순간이었구요. 저로서도 평생을 잊지 못할 의미 있는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 요즘에는 참 보기 드는 모습인데.. 보는 사람들에게도 그 효심이 전해졌나봅니다.

답: 그렇습니다. 이군익씨 가족의 금강산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가 모두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2박3일 금강산 여행을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형님과 동생이 전하는 금강산 여행 이야기를 조금 준비해봤습니다. 부친의 금강산 유람을 위해 식사를 챙길 큰 누님 이춘익(62)씨와 장남 이관익(55)씨, 그리고 지게꾼 막내 이군익씨의 아주 특별한 여행입니다 .

(아버지와 형제들이) 자세하게 대화를 나누거나 같이 잠을 자거나 여행을 가거 같은 경치를 보거나 하는 것은 상당히 드물거든요... 어른을 모시고 왔다고 그 버스안에서 어른 모시고 다니는 분들 오랜만에 봤다고 박수를 쳐 주셔서 버스에 탔던 분들께 감사함을 가면서부터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첫날 비가왔어요. 내려올 무렵에 .. 교대를 못해서 동생이 계속 지게의자를 아버지 태워가지고 메고 왔는데 그러다보니까 동생 어깨가 심하게 빨갛게 멍들어 있었거든요. 양팔에 피가 안 통하는 뻑뻑한 느낌이 들면서 거의 터질 것 같은 느낌 있지않습니까? 그래도 비가 오니까 쉴 수가 없어서 참고 내려왔는데 목욕하려고 웃옷을 벗는 과정에서 거울을 보니까 빨갛게 까많게 멍이 들어있고 이쪽은 약간 빨갛게 모기 물린 것 같이 보니까 툭 건드리니까..핏방울이 살짝 튀고하니까.. 형님하고 저하고 흐뭇하게 웃었습니다.

문: 아버지를 모시느라 생긴 피멍.. 형제가 서로 웃음으로 넘겼다고 하지만 .. 가슴 뭉클하네요.

답: 그렇습니다. 지게무게가 15kg, 부친이 앉으시면 60kg 인데,,, 빗길에 부친이 불편하지는 않을까.. 다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힘을 쓰는 애틋함이 상반신 전체에 만들어진 검은 피멍이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형제는 돌아가시기전에 부친이 가고 싶어하셨던 금강산 구경을 마음껏 하시게 했다는데 더 보람을 담고 있었습니다.

문: 지게를 타고 가는 아버님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아들의 등이 든든하셨을 듯도 합니다.

답: 금강산이 아니라도 아들이 태워주는 ‘지게 의자’는 비행기를 타는 신기함과 즐거움 못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천선대로, 귀면암으로, 구룡폭포의 절경을 지게의자에서 훤히 바라보는 아버님은 아마도 덩실덩실 춤추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는데요.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떼는 아들과 뒤에서 아버지의 표정을 살피고 동생의 땀을 닦아주는 모습은 지나는 관광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줬다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불편할까 아버님의 표정을 살피는 것은 형님과 누님의 몫이었는데 즐거워하시던 얼굴이 어두워지기도 해서 걱정이 많았다고 합니다.

(형 이관익씨): “ 나중에 제가 여쭤 받아요. 아버지 어디 편찮으세요. 하니까.. 이렇게 좋은 경치를 나는 보는데 어머니는 돌아가셔서 못 보지 않느냐..그 말씀을 하시는거예요... 한번은 안타시겠다고 우기시는 거예요. 동생 어깨에 멍든 것 보고 나서 지게의자에 안타시겠다고 해서 한참 실갱이를 했거든요 ”

문: 아버님 자식사랑도 아내사랑도 대단하시고, 형제애도 또 부모님 생각하는 마음도... 참 부러운 가족이네요.

답: 그렇지요? 형 이관익씨는 특별히 동생에 대한 고마움 마음도 전했는데요. 지난해 어머님을 여의고 아버님이 적적해하실꺼라며 초등학교 손자들의 재롱이 도움이 될꺼라며 아버님을 모시고 있는 동생의 수고에 또 미안함을 전했습니다. (형, 이관익 55歲): 애들도 있고 해서 적적하지 않을 테니까 아무래도 저희 집이 낫겠습니다. 해서 아버지를 모셔 갔는데..모시고 간 후에도 매주 아버지 모시고 ‘강화’다 어디다... 안다닌데가 없이 다녔어요. 그래서 동생한테 어떤 때는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실제 이군익씨 댁에는 곳곳이 부친을 위한 창작품들이 많습니다. 건강문제로 집에만 계시는 아버지를 위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여행을 하고 사진을 찍어 아버님이 주인공이 가족신문을 만들기도 하고, 하루종일 집에만 계시는 아버지를 위해 마당에 정자를, 옥상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을 마련했답니다.

또 보통의 가정에는 텔레비전이 거실에 있지만 이씨의 집에는 할아버지 방에만 TV가 있는데요. 이군익씨는 TV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할아버지와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계기를 될 것이고, 또 50넘어 자신을 낳은 부친이 자신과 자라는 손주들을 보면서 행복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습니다.

문: 이 아름다운 미담에 대한 온정이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인터넷에 올려진 수많은 댓글은 물론이고 직접 전화로 인사를 하는 분들도 많고, 멀리 중국 산동성 취푸(曲阜)에서 호텔을 경영하고 있다는 교포 권혁범씨는 뭉클한 감동을 준 이 씨와 그 가족들이 취푸로 초대를 했고, 금강산 관광을 주관하고 있는 현대 아산 윤만준 사장도 이씨의 효행을 전해 듣고 금강산 무료 여행권 2매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 “ 효(孝)를 몸소 실천하신 분이고 현대아산에서도 나름대로 감사의 의미를 담아서 다시 한번 금강산을 방문할 수 있게 상품권을 보내드렸습니다. 사장(현대아산 윤만준 대표)님께서도 마찬가지로 효심을 요즘 세대에서는 보기 드문데 이런 분들이 많이 가실 수 있도록 우리도 나름대로 많이 준비하고 또, 금강산도 연세 드신 분들이 가시니까 더욱 편안하게 갈 수 있도록 준비를 열심히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문: 정말 마음이 따듯해지는 가족이야기네요. 이런 소식은 더 널리널리 알려져도 좋을 것 같지요?

답: 그렇습니다. 요즘 빠르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사회여서 가끔 삶의 각박함을 느낄 때가 많은데요. 이군익씨의 미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극한 사랑과 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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