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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카트리나 피해 후 1년 - 연방 정부, 피해 복구 다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멕시코 만 연안을 강타해 약 1,8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대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늘로 꼭 1년이 지났습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틀동안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던 미시시피 주와 루이지애나 주를 잇달아 방문해, 연방 정부는 피해 지역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아직도 많은 문제들이 남아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먼저, 1년 전으로 돌아가서 당시 상황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05년 8월29일 새벽, 최대 시속 240킬로미터의 속도로 미국 남부 멕시코 만 연안에 상륙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내륙으로 향하면서 세력이 약화됐지만,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라배마 주 등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막대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루이지애나 주에서 약 1,600명, 미시시피 주에서 약 200명 등 무려 1,8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수 많은 건물과 주택이 파괴되면서 수 십 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뉴 올리언스 시였습니다.

8월 30일에 폰차트레인 호수의 제방이 붕괴되면서 도시 대부분 지역이 물에 잠겼습니다. 미처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 못했던 주민들은 인근의 슈퍼 돔에 6만명, 그리고 컨벤션 센터에 약 2만 명이 대피했습니다. 하지만 두 수용 시설은 전기가 끊기 상황에서 물공급과 환기 마저 제대로 되지 않아 이재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고, 또한 수용 시설과 폐허가 된 시가지에서 약탈과 총격전, 방화, 강간 등 각종 범죄가 계속 일어났고, 이재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흑인들은 인종갈등 조짐까지 보이기도 했습니다.

문: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복구는 어느 정도나 이루어졌습니까?

답: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 작업에 진전이 이뤄지는 곳도 있습니다. 뉴 올리안스 시의 일부 지역은 생기가 넘치고 있습니다. 버본 스트리트의 식당들은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희망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불과합니다. 카트리나 이후 1년이 지났지만, 피해 지역 주민들의 충격과 공포는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벌써 1년이나 지났지만, 마치 1주일 전에 카트리나가 강타한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당시의 폐허 상태가 그대로 남아 있고, 많은 이재민들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연방 정부가 제공한 트레일러에서 살고 있습니다.

뉴 올리안스의 경우, 카트리나 이전의 인구가 46만 5천명 이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의 인구는 약 22만 명으로, 아직도 절반 이상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시 대통령도 완전한 복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문: 부시 대통령은 1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멕시코 만 연안 지역을 강타했을 당시 늦장 대응으로 신랄한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에 미시시피와 루이지애나 주를 방문해서 어떤 점들을 강조했습니까?

답: 부시 대통령은 피해 복구 노력에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들에 촛점을 맞추면서, 피해 주민들의 용기에 감사를 표시하면서 연방 정부가 복구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또한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면서,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또한 멕시코 만 연안 지역에 대한 투자자들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법안의 기간을 연장하라고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백악관 측은 부시 대통령의 이번 카트리나 피해지역 방문은 피해 지역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과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비판가들은 부시 대통령과 행정부의 복구 노력에 상당히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는 11월에 의회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과 진보단체 지도자들도 대거 멕시코 만 연안 지역으로 이동해 복구가 지나치게 느리게 진행되고 있음을 강력하게 비난했습니다.

문: 미국의 뉴욕 타임스 신문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부시 행정부에게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앞으로 부시 대통령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어떤 것들을 꼽을 수 있겠습니까?

답: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막대한 피해를 남기고 지나간 후, 일각에서는 만일 백인 부유층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그같은 일이 벌어졌더라도 부시 행정부가 그처럼 늦장 대응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불만이 제기됐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지지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흑인 교회 연합을 운영하고 있는 유진 리버스 목사는 뉴욕 타임스 신문과의 회견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인종과 계급, 빈곤에 관한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부시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과 보수파들이 그같은 기회를 날려 버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즉 카트리나를 계기로 흑인 빈민들을 위한 긍정적인 정책들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를 못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멕시코 만 연안 지역이 카트리나 대참사의 비극을 딛고 보다 활기찬 새로운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훗날에 역사가들로부터 좀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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