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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과학자 토론회 - 첨단과학 분야에서 양측간 교류 타진 계기


지난 21일 금강산에서는 남한과 북한의 과학자들이 모여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지난 2월 창립된 남북 교육협력추진위원회의 실천행사이기도 한 이번 토론회에서 남북 과학자들은 첨단과학 분야의 양측간 교류를 타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도성민 통신원을 통하여 알아봅니다.

문: 금강산에서의 남-북 실무협의도 미사일 발사 이전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남-북한 과학자들의 학술토론회가 열렸지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주, 21일부터 사흘간 남-북 과학자들의 학술토론회가 있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금강산은 남한 사람들의 주요관광지로 또 남-북 민간단체들의 교류와 실무접촉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는데 북한의 미사일발사로 한달 반 가까이 중단되어 오다 수해 복구지원을 위한 협의로 다시 문이 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번 남-북 과학자들의 학술토론회는 지난1월 대북지원단체 (사)겨레하나운동본부의 방북단으로 김일성종합대학과 객침공업종합대학을 방문한 남한의 과학자들이 북한 과학자들을 만난 뒤, 이루어진 최초의 학술대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한 서울대학교 이정훈 교수는 남-북 과학계의 교류에 관한 가능성을 생각게 한 토론회였다고 전했습니다.

서울대학교 NSI 센터 관계자: “ (이번 토론회가) 기술적인 문제를 서로 토론하기 때문에, 기술 vs 기술로 노론하기 때문에 서로 대화가 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기 전에는 기술적으로 대화가 될까? 우선 용어부터 정리가 될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님들과 김책공업대학 교수님들이 저희 용어도 잘 이해하시고, 그쪽 용어도 풀어서 설명도 해주시고 하셔서 꽤 깊은데 까지 대화를 나누었다고 생각합니다. ”

문: 남한에서는 서울대학교 교수들을 위주로, 북한에서는 김일성 종합대학교수들이.. 그러니까 남북 각기 대표 교육기관의 학자들의 토론회였다고 볼 수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남한에서는 서울대학교 교수 등 21명의 전문가가 또 북한에서는 김일성 종합대학과 김책 공업대학 교수들이 학술토론회의 발표자로 또 업저버 역할로 참여를 했습니다. 남한은 지난 2월 결성된 남북교육협력추진위원회가 또 북한의 민화협이 주도로 남-북 과학자들의 만남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번 학술토론회에서 남한의 나노기술의 연구를 발표한 서울대학교 박영우 교수는 수십년에 걸친 세계과학자들의 학술대회에서도 만난지 못했던 북한 과학자들을 만나 토론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말했습니다.

박영우, 서울대 교수: “ 한번도 서방세계에서도 말할 것도 없지만, 동구권에서 하는 학회에서도 북한학자들은 만난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처음 김일성 대학, 김책공대의 분들하고 발표를 듣고 토론한 것이 그런 점에 있어서 새롭고 의미가 있었다...”

문: 나노기술. 나노토론회. 요즘 세계 과학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첨단 과학이지요? 그런데 워낙 용어가 전문적이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저도 과학에는 문외한이기는 한데요. 생각보다 생활속에 나노기술을 이용한 물건들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몸에 지니고 있으면 여러 가지 좋은 효과가 난다는 ‘은’의 성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은의 살균력을 이용한 은나노 세탁기가 있구요. 은나노 코팅이 되어 있는 식기나 냄비도 있는데.. 이런 제품들은 살균력이 뛰어나 병균이 머무르지 못한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나노기술은 컴퓨터부분에 많이 쓰이고 있구요. 바이러스에 가장 민감한 의료기구에도 쓰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치료의 경우 암세포가 있는 곳까지 가서 약품을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이때 나노 로봇을 주사기로 몸에 투입하는 기술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나노기술에 관한 조금 더 전문적인 이야기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나노’라는 것은 일단 ‘나노미터(nm)’ 크기의 물질을 가지고 여러 가지 과학이나 공학에 유익한 일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노미터’라는 것은 1/10억m 이니까 분자 중에서도 약간 큰 분자에 속할 수도 있고, 마이크로 기술에 비하면 좀 작은 마이크로 기술에 속합니다. 이부분에서는 우리가 기대하지 않았던 어떤 물질적 현상이나 중요한 물리화학적 현상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공학이나 과학 등 여러 가지 가능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문: 그러니까 이번 학술토론회가 남-북한의 나노 기술을 현주소를 논하는 자리가 되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처음 만난 자리이니만큼 남-북한 상호간의 나노기술의 상황을 이해시키는 자리였다고 할 수 있는데 북한 역시 첨단과학인 나노기술의 상당한 관심과 수준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는 토론회였다고 하구요.

북한 학자들은 주제 발표와 토론에 굉장히 적극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꽤 놀란 것 중의 하나가 저희 남측에서 발표하신 분들은 100%, 모든 자료를 영어로 만들어 가셨는데. 거기에 대해서 전혀 어렵지 않게 이해하시는 것 같았고, 북측 분들은 대부분 한국말로 번역해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도 어떤 분들은 남측 분들을 용어를 영어로 풀어서 설명해 주시고...,

대부분의 남-북 학자들의 모임인 경우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 상의 문제로 인한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 것이 보통이었는데요. 혹시 남-북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그런 상충되는 부분이나 불편한점은 없었는지 물어봤습니다. 적어도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서로 과학자들이었고 과학이라는 언어를 통해서 대화를 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사상이나 정치나 이런 것들이 끼어들 틈이 없지 않았나... 과학만 굉장히 논의하기도 바쁜 그런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그만큼 성과가 많은 토론회였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자, 그러고 보니 얼마전 신문기사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북한에서도 나노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북한도 나노기술의 실용화 단계에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답: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한 소식이었는데. 역시 나노기술을 이용한 살균기능을 강조한 제품이었는데 냉 살균 기법을 사용한 가정용 정수기를 개발했다는 보도였습니다. 소독된 물속의 광물질은 인체에 쉽게 흡수될 수 있는 상태로 변하고 소화흡수율도 높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나노 항균재료의 강한 살균력과 유기물 분해특성을 이용하는 기능성 살균 칫솔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남한의 전문가들은 북한도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과 더불어 나노기술(NT)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는 단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저 기술은 상업화에 이렇게,이렇게, 쓰이면 커다란 도움이 많이 되겠다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심지어는 그 남측에서 상업화에 쓰도록 하기 위해서 개발한 기술과 거의 같은 1:1로 거의 똑같은 연구를 하시는 분도 발견했구요. 북측에도 굉장히 능력 있는 사람들이 남측과 간은 밀도로 있을 것으로 믿고, 어떻게 보면 남쪽 보다 이공계 계통에 많이 진출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인재와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한국과 북한의 과학기술 협력을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교수와 학생등 학계의 교류를 통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나노쪽으로 보면, 그 사람들이 열의는 있지만 한국만큼 빨리 쫒아오고 있지 않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은데... 협력하는 것은 시간이 걸릴 듯 같아요. 그래서 교류를 한다고 할 것 같으면 구 소련이 몰락하고 난 뒤, 소련의 과학자들이 한국으로 많이 오고, 중국도 만찬가지고, 베트남 도 마찬가지고, 북한도 그런 쪽에서도 교류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서울대학교 박영우 교수는 북한과의 과학기술 교류는 러시아와 중국 베트남과는 달리 민족적 특성과 분단 상황으로 인한 걸림돌이 많다면서 남북 과학계의 상호 발전을 기하려면 기술협력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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