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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북한에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 촉구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북한에 대해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한편 나머지 회담 당사국들에 대해서는 회담의 재개와 진전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당부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날 61주년을 맞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또 한반도 분단상황의 지혜로운 관리를 강조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6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와 안정이라면서 이를 위해 분단의 극복과 분단상황의 지혜로운 관리를 강조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우선 일제의 식민통치로 부터 해방된 지 61년이 됐지만 식민지배와 좌우의 이념대결, 그리고 독재시대를 거치면서 쌓인 갈등과 대립의 정서와 문화가 지금도 국민통합을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북한에 대한 관용과 화해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지난날 북한이 저지른 전쟁과 납치 등으로 고통받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북한에 대해 관용과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평화롭고 번영된 삶을 위해서는 넒은 마음과 긴 시야로 지난날을 용서하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분단상황의 지혜로운 관리와 관련해서는 "적대적 감정을 자극해서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남북관계에서 인권도 중요하고 국민의 자존심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를 위해 확실한 억지력과 철저한 대비, 대북한 설득을 통한 개혁, 개방 유도 등을 언급하면서 "개성공단을 비롯한 경제협력 사업을 남북한이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튼튼한 다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경색된 한반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추가 조처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대응책으로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등 인도적 지원을 한동안 유보했지만 북한의 수재 지원을 위해 최근 이를 재개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와는 별도로 북한에 대해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동시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과 관계를 개선해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것은 6자회담의 재개와 진전을 위해 당사국들이 다양한 형태의 노력을 시도해 줄 것을 당부한 대목입니다. 이는 미국 정부에 대해 북한이 요구하는 북-미 간 양자대화에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같은 해석은 노 대통령이 `6자회담이 성공하면 미국은 동북아를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로 만드는 데 주도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며 이는 이 지역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인권의 가치를 앞당겨 실현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힌 데서 엿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북-미 간 양자대화를 6자회담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제시해 왔습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달 초 한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접촉에 가급적 전향적으로 임하도록 많은 얘기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부쉬 행정부가 북한의 달러화 위조지폐 제조 의혹을 이유로 북한에 대해 금융제재를 가하면서 지난해 11월 이래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제재는 자신들의 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회담에 절대로 복귀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미국으로 부터의 전시 작전통제권을 환수 문제에 대해 거듭 확고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는 나라의 주권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면서 `이는 국군통수권에 관한 헌법정신에도 맞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바로잡는 일이며 또한 달라진 한국 군의 위상에 걸맞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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