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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위기그룹, 북한에 6자회담 복귀 명분 줄것 부쉬 행정부에 촉구


지난달 5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이후 북한의 고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분쟁 조정을 전문으로 하는 비정부기구인 국제위기그룹 (ICG)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고립이 심화될 경우 추가 미사일 발사나 심지어 핵 실험까지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을 줄 것을 부쉬 행정부에 제안했습니다.

국제위기그룹은 보고서에서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더욱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주변국들의 제재로 고립이 깊어질 경우 북한은 대립을 더욱 부추기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며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습니다. 위기그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6자회담은 회복불능인가?> 란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미국과 북한이 융통성을 보여 협상을 곧 재개하지 않을 경우 양쪽은 충돌로 치닫을 수 있으며 남한은 중간에서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위조지폐 제조 의혹과 관련해 동결조처한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 아시아 은행의 북한 계좌를 해제하고, 남한은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유보한 쌀과 비료 등 인도적 지원을 재개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국제위기그룹은 우선 미국에 대해 방코델타 아시아 은행의 동결계좌 중 대량살상무기 확산이나 위조지폐, 혹은 돈세탁과 관련된 기업들과 연관이 없는 북한계좌를 풀어줄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는 비록 작은 제스처이긴 해도 미국으로서는 북한과 협상할 용의가 있음을 보여주면서 북한에는 6자회담에 복귀하기 위한 명분을 주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위기그룹은 또 부쉬 행정부가 6자회담만을 전담하는 특사를 임명해 그에게 행정부 내부의 대북한 정책을 조율하면서 협상을 벌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앞서 이 단체의 피터 벡 동북아사무소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회견에서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 뿐 아니라 관할지역 전체를 다루느라 매우 바쁜 만큼 북한만을 전담해 다룰 특사 임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위기그룹은 6자회담 전담 특사의 우선과제는 북한의 핵 계획을 종식시키는 것이어야 하며 미사일과 인권, 화생방 무기, 병력감축 및 불법행동 등 북한과 관련한 다른 현안들은 다음순위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를 이를 위해 특사가 북한을 방문해 비공식 양자대화를 열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모튼 아브라모비츠 전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달 상원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은 가령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거나 국교수립을 제안하는 등으로 대북한 협상의 용의가 있음을 보여주는 극적인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위기그룹은 또 북한체제는 불안정하고 외부의 자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만큼 부쉬 행정부는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선택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거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방하는 발언은 자제하는 것이 북한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남한 정부에 대해서도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면 경제지원을 해도 그 성과를 보장할 수 없다면서 대북 협력 확대 문제를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연계시킬 것을 권고했습니다. 위기그룹은 그러나 인도적 지원은 북한 핵이나 미사일 등과 무관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남한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쌀과 비료 지원을 유보한 것은 북한에 강한 메시지를 보낸다는 차원에서 이해할 수 하지만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위기그룹은 특히 북한은 현재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남한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현금지원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위기그룹은 이밖에 남한 정부에 대해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한 결의안을 뒷받침할 것임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우방인 미국과 일본의 대응방식을 더이상 비판해서는 안된다고 밝혔습니다.

위기그룹은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북한에 대한 공동전선이 필요한 때"라면서 "북한이 6자회담 당사국들 사이의 견해차를 활용하는 것을 더이상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국제위기그룹은 이번 보고서에 이어 조만간 탈북자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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