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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 위원장, 한달째 공석상에 모습 안보여


북한의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한달 넘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국내 외 언론들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국제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7월 5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한 이후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 시험 발사 하루 전인 7월 4일 새로 건설된 평양 대성 타이어 공장을 현장 지도차 방문했다는 보도가 조선 중앙 통신을 통해 나온 이후 아직까지 한달 넘게 북한 언론등 대외 선전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현지 주민들에게는 신과 같은 존재로 우상화 되고 있는 북한에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좀처럼 보기드문 현상입니다. 김 위원장의 작업 현장이나 공장, 또는 군부대 등에 대한 시찰은 북한 관영 언론 매체에서 일년 내내 계속 주된 소식으로 보도돼 왔습니다.

올해 64세의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지난 1994년 당시 아버지 김일성 국가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이양 받은 이후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군 기지들에 대한 시찰을 강화해 왔습니다. 최근 몇 년동안 김 위원장의 외부 활동 가운데 60% 이상은 군과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최근의 은둔 행보는 과거와는 대조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1998년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때는 김 위원장이 발사 나흘 뒤에 인공위성을 성공리에 발사 했다고 발표했는가 하면 같은 달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10기 1차 대회와 정권 창건 5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이후 10년이 넘도록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년 7월 8일 자정을 기해 실시해 오던 금수산 기념궁전 참배도 올해는 걸렀습니다. 또한 같은 달 10일에서 15일 사이 북한을 방문했던 중국의 후이량위 부총리가 이끈 친선 대표단과의 면담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2003년 2월 핵무기비확산조약, NPT 탈퇴 선언이라는 돌발 행동 이후 근 50일 동안 잠행했다가 김형직 군의대학 시찰에 나서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사례가 있어 한달 가량의 은둔 자체가 이례적이지는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은둔 기간이 이처럼 길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와 함께 국제 사회의 압박과 최근 수해등 내우 외환 속에서 내부 동요를 막고 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돌파구 마련을 위해 신경을 쓰느라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순 잠행 이상의 의미가 있는 정세 관망을 위한 의도적 잠행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김 정일 국방위원장이 현 상황을 국가 위기로 규정하고 현실적인 신변 위협을 느껴 잠적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위원장이 암살 위협을 느껴 경호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장기 은둔할 때 마다 제기되고 있는 건강 이상설도 북한 소식통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심장병 치료를 받아 온 김 위원장이 최근 악화된 정세 탓으로 심장병이 재발했다는 설과 당뇨 증세가 있고 신장이 좋지 않아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추측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한국 안기부 제 1차장 출신인 한나라당의 정형근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중국을 전격 방문했을 때 베이징에 있는 우주센터내 의료 기관에서 비밀리에 진료를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는 특급 비밀에 부쳐질 수 밖에 없는 사안으로 이들을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근거가 없는 추측의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매년 어김없이 참석하던 김일성 주석 사망일 추모식에도 불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은 얼마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남한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입니다. 김위원장이 가끔씩 참석해 왔던 최고인민회의도 올해는 지난 4월에 개최됐기 때문에 당분간 그의 공개석상 참석 기회가 없어진 데다 외국 정상과의 면담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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