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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미 사관학교 내에서 성폭행  관련 사건들


미국내 주요 시사동향과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여러 군 사관학교내에서 성 폭행 등 성적 공격사건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관해, 부지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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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최근 미 해안경비대 사관학교 생도가 성 관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일이 있었죠? 먼저 이 사건 내용부터 알아보도록 하죠.

(부) 미 군사법원 배심은 지난달 28일, 텍사스주 휴스턴시 출신의 웹스터 스미스 생도에 대해 징역 6개월 형과 함께 퇴교조치를 내렸습니다. 미 해안경비대 사관학교 생도가 군사법정에 선 것은 개교후 백3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스미스 생도는 한 때 여자친구였던 같은 사관학교 생도 등 여러 여자생도들을 성 폭행했다는 혐의로 군사법정에 서게됐는데요. 강간 혐의는 벗었지만, 성적착취 등 다른 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을 받은 것입니다.

스미스 생도는 계속해서 무죄를 주장해 왔고, 성관계는 쌍방합의 아래 이뤄진 것이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문) 미국 사관학교 내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부) 지난해 미 국방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여성생도 일곱명 가운데 한 명은 입학후 적어도 한번이상 성적공격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004년, 육해공군 사관학교 여성생도 천9백71명중 천9백6명과 무작위 표본으로 뽑은 남자생도 3천백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4년까지 5년동안, 여자생도 2백62명이 3백2건의 성적인 공격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같은 사건은 주로 기숙사에서 발생했고, 가해자는 주로 상급생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성 폭행을 당하는 것은 여성생도들만은 아닙니다. 국방부 조사에 따르면, 남자생도들도 55건의 성적 공격사건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신고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에 응한 여성생도들의 절반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한 반면, 학교당국에 이를 신고했다고 말한 경우는 그 가운데 3분의1 에 불과했습니다.

(문) 미국 사관학교 내 성폭행 신고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부) 신고할 경우,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야한 농담이나 원치않는 성적접근을 너그럽게 여기거나 무시하는 일종의 문화가 사관학교내에 형성돼있기도하고, 사생활 노출에 대한 우려도 컸습니다.

놀라운 것은 성 폭행이나 성 추행을 당한 사실을 숨기도록 암암리에 강요를 당한고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미 국회하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 공군사관학교 생도, 엘리자베스 데이비스 양은 1학년 재학중 상급생도로부터 성 폭행을 당했지만, 학교를 그만두게 된 것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인 자신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양은 처음 학교에 들어와 훈련을 받을 당시 여자 상급생도들이 신입생도들에게 재학중 성 폭행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줬으며, 그런 일을 당하더라고 당국에 신고해서는 안되며, 신고할 경우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게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럼, 이 생도는 이같은 상급생도들의 조언에 따라, 성폭행 당한 사실을 계속 숨기고있었던 겁니까?

(부) 아닙니다. 결국에는 학교당국에 보고를 했지만, 교내 심리학자로부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 심리학자는 사관학교 지휘부의 지시에 의해, 정신이상 진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데이비스양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데이비스 양은 여러가지 규칙위반 혐의를 받으면서, 결국 학교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인 데이비스 양은 학교를 그만두게된 반면, 가해자들은 아무런 징계조치도 받지않았다는 것입니다.

(문) 여기에 대해 미 국회의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부) 많은 의원들이 물론 분노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번 청문회는 하원 정부개혁 소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것인데요. 특히 여성의원인 캐롤린 말로니 하원의원은, 성 폭행 피해자는 군대에서 불명예로 쫓겨나는 반면에, 가해자는 승승장구하는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있다며 분개했습니다.

(문) 군 관계자들이나 군 당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부) 군 관계자들은 개혁조치가 취해지고 있으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고있습니다. 공군 사관학교 총장인 수잔 데스자딘 준장은 사관학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이같은 청문회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며, 이 문제를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다뤄야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미 해군사관학교 총장인 로드니 렘프 해군중장 역시, 해군 사관학교가 달라지고있다고 말했습니다. 렘프 중장은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다루고 있으며, 모든 생도들과 교직원들에게 최고수준의 행실을 기대한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래도 당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하긴 힘들지않나 싶은데요.

(부) 네. 이번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엘리자베스 데이비스 양은 사관학교내 성폭행 문화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화에서 다른 젊은 여성들에게 사관학교 입학을 절대 권유하지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처럼 이 문제를 부각시키고 진지하게 다루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일부 하원의원들은, 앞으로도 이 문제에 관한 청문회를 추가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구요.

미 국방부 당국은 사관학교의 성범죄 신고율을 높이기 위해 피해자들이 당국에 은밀히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성폭행 피해자들의 신원도 기밀로 유지한다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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