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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남대 국방연구소 김동원 책임연구원 - 북 핵 해결책 “한반도 평화보장하며 상호주의 원칙 견지해야”


북한의 미사일 발사 파장과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시간으로 남한 대전에 있는 한남대 국방연구소 김동원 책임연구원의 견해를 전해드립니다. 대담에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대담 전문]

질문) 북한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식 인정했는데 북한의 주장은 어떤가?

김박사) 북한 외무성 발표는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체 모순을 담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6자회담과 무관하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유관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예를 들면서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 공동성명이 채택된 뒤에 북한에 대해 금융제재를 가하고 또 대규모 군사훈련을 함으로써 북한을 위협해 공동성명 이행 과정을 가로막고 나섰다고 말하고 또한 이런 조건하에서 북한만이 일방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만류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다.

질문) 북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이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그 파장이 어떨 것으로 보는가?

김박사) 북한 내부가 무엇이냐? 그것에 대해 알기란 쉽지 않다. 사실 북한은 수수께끼나라라고 누구나 말하고 있지 않는가 이런 정보 부족이 북한연구의 가장 큰 어려움이 되기도 한 다. 이런 전제를 하면 우리는 북한을 하나의 모롤리스(Monolith 대략, 폐쇄된 경직된 국가)로 인식하기가 쉽다. 이런 인식은 북한을 자주 방문해본 사람들은 지지를 하지 않는다. 대외정책을 놓고서 북한 엘리트계층이 대체로 매파와 비둘기파로 나눠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중에 어느 쪽이 정책결정 과정에서 더 지지를 얻느냐에 따라서 북한의 대외행동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대포동 미사일이 실패했기 때문에 비둘기 입장이 강화되고 북한이 보다 유화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희망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이 취해온 대외행동들을 보면 매파와 비둘기파는 두 개의 대립적인 파벌이 아니고 두 개의 대외정책 수단일 뿐인 것 같다.

북한은 이 둘을 모두 활용해서 대외협상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해 왔다는 것이다. 만일 두 개의 수단이 아니라고 한다면 북한의 매파와 비둘기파는 동전의 앞 뒷면처럼 서로 협력적인 하나를 이루고 있을 수 도 있다. 어느 경우든지 북한은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것이 자신의 주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질문)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부시 미 행정부의 입장은 뭐라고 보는가?

김박사) 부시 미 행정부는 북한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지금까지 취해 온 것 같다. 북한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주변국 즉 중국 한국 러시아가 미국과 한목소리로 대북지원이나 대북제재를 하고 김정일에게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이 자신에게 결코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미국은 다음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첫째 북한은 미국을 위협할만한 미사일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한 고위관리가 켈리포니아 어린이들이 대피훈련을 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는데 바로 이를 뒷받침하는 말이다.

둘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국제적인 관심을 끌려는 또 한번의 깜짝쇼이고 미국은 이런 일에 지나친 관심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들이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과거보다 더 여유 있는 자세를 취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그런데 더욱 운좋게도 6자회담 참가국인 한국 일본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이 오랫동안 원해왔던 한목소리내기의 기회가 미사일 발사라는 사건에 의해 마련된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북한이 자충수를 두었다고 미국이 해석할 수도 있다.

질문) 6일 한미정상이 미사일 사태를 외교적으로 풀어나가기로 했는데 어떤 의미를 갖나?

김박사) 부시 대통령은 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을 상대하면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대비하기는 하되 또한 최상에 대한 가능성을 가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는 북한의 위협이 미국과 동맹국들이 김정일 지도자를 한목소리로 설득할 때 위협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푸는 최상책은 동맹국 모두가 일치된 모습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외교적 해결이란 최소한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본다. 첫째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안보에 위협을 받는 국가들이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남한은 북한의 군사강국화를 우려하는 국가들과 보다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 아마 이번 미사일 발사 사태를 유리하게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변경된 현상을 인정함을 의미한다.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함으로써 미래를 선점했다. 즉 주변국들이 변경되지 않기를 바라는 현상이 이미 변경됐다. 마치 이라크가 주변국들이 막고자 하는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과 같다. 이를 이전 상태로 되돌리려는 외교도 실패했다. 이라크의 경우의 예는 북한의 경우도 나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보문제에 관한 한 외교는 현상을 인정하고 유지하는데는 효력이 있지만 그것을 변경하기에는 어렵다. 다만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면 이런 사정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질문) 향후 미사일과 북핵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겠나?

김박사) 점쟁이가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의 해법은 이론에 의해서 예측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마련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북한은 소위 케이크를 가지고 있으면서 또한 먹기도 하려고 해온 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을 공개 또는 비공개로 추구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외교를 이용해 주변국의 양보를 얻어내려고 애써 왔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런 이중적인 노력이 지금까지 먹혀 들었다고 평가하는 것 같다. 1994년 10월 제네바 기본합의 조인에 대해 북한이 자축한 것이 하나의 예이며 다른 예는 2005년 9월 베이징 공동성명에 대한 북한의 평가다. 북핵문제에 가장 큰 어려움은 그것이 본질적으로는 군사안보문제인데 이를 비군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어려움을 고려하면서 북한에 대해 효과적일 수 있는 방법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면서 상호주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는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이 원칙은 북한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원칙이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처벌의 수준이 북한이 인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지 못했고 보상의 수준은 북한이 포기할 수(핵을) 없을 만큼 유혹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상호주의는 주변국들의 통일된 행동을 요구한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이 조건이 충족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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