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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발사 논란으로 목소리 높아지는 미국의 매파들


북한의 대포동 2호 장거리 미사일 발사 논란은 관련 주변국들의 긴장상태를 높이면서 동시에 미국 내 대북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 국방부는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오랫동안 가동하지 않았던 요격체제를 새롭게 다듬고 있고, 신문의 의견난에는 행정부의 강경대응을 요구하는 사설과 칼럼이 게재되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20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못된 북한의 생각'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은 왜 중국과 한국 등 몇 되지도 않는 친구들 마저 적으로 삼으려 하느냐"면서 미사일 발사는 북한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계획을 가속화하게 하려는 것인지, 일본이 군사문제와 관련해 더욱 강경해지게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대북한 대화와 경제협력을 주장하는 남한 정치인들을 다음 선거에서 낙선하게 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사설에서 지적한대로 북한의 움직임은 부쉬 행정부 내부의 대북 강경론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미국은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이 미사일 발사를 '심각한 도발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이에 맞선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부쉬 행정부 집권 초기 미 본토에 대한 핵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추진해온 미사일 방어체제 (MD) 구축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피터 후시씨는 21일자 <워싱턴타임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 인해 방어체제 구축과 관련한 논란은 이제 `배치해야 하느냐'에서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여부로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감지하고 새로운 요격체제를 준비할 목적으로 미 구축함 커티스 윌버호와 핏제럴드호를 북한 인근해역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시험 이외의 목적으로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미사일 방어체제를 준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워싱턴 타임스 신문은 국방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미사일 방어망을 지금까지의 시험 모드에서 실전 모드로 전환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이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는 미 본토 수호를 위해 좀 더 강력한 방어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화시켜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수성향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21일자 사설에서 핵 확산을 꿈꾸는 나라들을 억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미사일 요격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자위능력과 의지를 보여줄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견해는 의회 내 공화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하원 국방위 소속 공화당 던컨 헌터 의원은 "북한의 활동은 미국의 안보를 위해 미사일 방어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적이 우리의 도시들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만들어 시험하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실제로 21일 하와이 부근에서 이지스 함정에서 발사하는 해상 미사일 방어체제를 시험할 예정입니다. 국방부는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위기가 고조되던 이달 초 일본에 9기의 요격 미사일을 판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방부가 일본에 판매키로 한 SM-3 요격 미사일은 선박 발사용으로 일본이 미국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망의 일환입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소속으로 상원 대표인 빌 프리스트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 및 언론의 대북 강경론은 계속 높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민주당 소속인 칼 레빈과 힐라리 클린턴 상원의원 처럼 대북 직접협상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이런 목소리는 강경론에 묻히는 분위기입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난 해 9월 6자회담에서 원칙성명에 합의해 각광을 받았던 미 행정부 내 대표적 대북 유화론자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요즘 그 위상이 크게 위축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전쟁 이래 90년대 중반까지 주한 유엔군 사령관 특별보좌관을 지낸 이문항씨는 "북한이 왜 자꾸 온건 협상론자들의 입지를 좁히는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부쉬 행정부는 한때 완화했던 대북 경제제재 조처를 다시 강화하는 등 강력한 대북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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