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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북한방송 옛 사무실 앞에서 협박 유인물과 흉기 발견 [탈북자 통신: 김춘애]


남한의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대북 라디오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의 옛 사무실 앞에서 협박 유인물과 흉기가 꽂힌 인형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 탈북자 통신원이 전합니다.

이번 사건을 맡은 서울 양천 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12일 오전 3시15분경, 자유북한방송이 2005년 중순까지 입주해 있던 서울 양천구 신정7동에 위치한 건물에서 팔뚝만한 인형이 과도가 꽂힌 채 발견됐다고 합니다. 칼이 꽂힌 자리에는 붉은 색 액체로 핏자국을 만들어 놓았다고 합니다.

인형은 백색 플라스틱 통에 뚜껑이 닫힌 채 담겨져 있었고 통 위에는 자유북한방송 명예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방송국에 대한 협박과 비방이 실린 유인물(A4 용지 반장 크기) 2장이 발견 됐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출근해서 경찰과 국정원 관계자들에 이 소식을 전해들었다는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드디어 올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김성민] “올게 왔구나 드디어, 이런 생각이 들드라구요. 자유북한방송을 그토록 싫어하는 자들 그리고 자유북한방송 중단을 암암리에 요구하던 자들, 저들의 의사를 집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니까 이렇게 신체적 위협을 가함으로써 포기하려고 하지 않았나, 가소롭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성민 대표는 “테러위협 사건이 발생했지만 방송국 관계자들이 직접 목격하지 못해 범인들이 뿌린 유인물의 구체적인 내용조차 모르고 있다”면서 사건 전모를 공식적으로 밝히라고 관계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김성민] “이러한 모든 사건을 대한민국 국민이 알아야 합니다.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그런데 경찰측에서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당사자들을 피해가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북한민주화네트워크나 탈북자 동지회나 이런 데, 경찰이나 관계당국의 말로는 적극적인 수사를 한다고 하지만 그런 것들을 국민들이 알기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김성민 대표는 “우리는 끝까지 정의의 목소리를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준다”면서 테러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성민] “우리는 끝까지 정의의 목소리를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준다. 내보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은 옳다. 이러한 생각은 변함이 없고요 오히려 이런 부질없는 행동을 하는 것보다 북한을 스스로 개혁개방, 그리고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 이것이 그야말로 자유북한방송을 원천봉쇄하는 유일한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편 2004년 3월 탈북자동지회 사무실 앞에서 발생했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대한 테러위협 사건 최초 목격자였던 김민정(탈북자동지회 총무)씨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떨리고 소름이 돋는다”고 당시의 심정을 떠올렸습니다.

[김민정] “지금도 저는 그때 생각하면은 굉장히 심장이 떨리고 소름이 돋거든요. 저는 설마 이 남한 땅에서 그런 일이 생긴다는 건 상상도 못해봤어요 그때 당시에. 어떻게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냐 이런 의문이 생기더라구요.”

김민정 씨는 황 전 비서에 대한 테러위협 사건은 “경찰이 처음에는 수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여졌지만 나중에는 범인을 잡지 못한 채 조용히 가라앉고 말았다”면서 “이번 사건만큼은 그때의 사건들을 돌이켜서 꼭 범인을 찾아내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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