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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조총련과 민단 역사적 화해 - 남북한의 통일노력 반영


일본에 거주하는 한인들로 구성돼 지난 반세기 동안 서로 대립해 왔던 친 북한 성향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약칭 ‘조총련’과 친 남한 성향의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약칭 ‘민단’ 이 17일 실로 역사적인 화해를 이룩했습니다. 이들 두 단체사이의 화해는 남한과 북한간 교류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사이의 통일 노력을 반영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일본 거주 한인 양대 조직인 민단과 조총련 지도자들은 17일 제 2차 세계 대전 종전이후 약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화해와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조총련 지도자들은, 북한과 일본간 외교 관계가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의 일본 주재 북한 공관 역할을 하고 있는 조총련 중앙본부를 방문한 민단 대표단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민단의 하병옥 단장과 조총련의 서만술 의장은 회담을 마치고 공동 성명에 서명한 뒤 두차례 악수를 교환하고 서로를 포옹했습니다. 공동 성명은 두 단체의 화해 화합 도모 및 한인사회 단합을 위한 협력과 6-15 민족통일 대축전 일본지역 위원회 공동참가, 8-15광복절 기념축제 공동개최, 교육 및 민족문화 진흥사업 공동노력, 한인사회 복지 및 권익옹호 활동 협력, 합의 이행을 위한 창구 설치 등 6개 항을 담고 있습니다.

이날 공동 성명에서 이들 두 단체는 오랜 기간 지속돼 왔던 반목과 대립을 화해와 화합으로 굳건히 전환시킬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총련과 민단은 지난 2000년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남북 정상 회담을 가졌던 김대중 전 남한 대통령의 ‘햇볕정책’ 에 따라 보다 가까워지기 위한 화해 작업을 전개해왔습니다. 그러나 조총련과 민단 간의 화해는 또한 이들 두 단체에 대한 지지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음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1946년에 창단된 민단은 현재 5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1955년에 결성된 조총련은 아직 공식 회원 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북한이 냉전 당시 일본인들을 납치했다고 시인했던 지난 2002년 이후 회원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두 단체의 이번 화해는 기본적으로 남북한간 관계가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 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합니다.

이들은 또한 일본 거주 한인들이 일본 국적을 더 많이 취득하고 이제 대부분 한인들이 3세대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점차 그들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가운데 민단과 조총련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할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합니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인들 가운데는 매년 만명 가량이 주로 결혼을 통해 일본 국적을 취득하고 있어 한국 국적을 가진 한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본에 거주하는 구세대 한인들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계속 차별 대우를 받아왔으며 그 같은 상황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반기문 외교 통상부 장관은 민단 대표와 조총련 대표 회동은 전반적으로 볼 때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회동을 통해 양측이 화해 협력할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아베 신조 관방 장관은 민단과 조총련간 화해 움직임에 대해 남북한간 화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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