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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 사무총장 노무현 대통령과 북핵문제등 다양한 현안 논의


한국을 방문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북한 핵 문제와 한-일 관계, 개발도상국 지원 등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아난 총장은 일본과 한국, 중국 세 나라가 과거사 문제로 비롯된 긴장관계를 해소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자신은 한-일 관계 개선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말로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는 코피 아난 총장은 아시아 순방 첫 일정으로 14일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아난 총장은 방한 마지막 날인 16일 노무현 대통령과 오찬을 겸해 2시간 20분 간 만났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아난 총장 간 회담에서는 북한 핵과 독도 문제 등으로 인한 한-일 간 갈등 문제가 주로 논의됐습니다.

아난 총장은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6자회담에 대한 지지를 거듭 밝히면서 회담이 신속히 재개되도록 관련 당사국들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난 총장은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는 국제사회가 시급히 조처를 취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에 대해 6자회담이 잘 진행되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아난 총장은 전날 반기문 장관과 면담 뒤 기자들에게 6자회담은 북한의 인권 문제 등 다른 현안에 앞서 논의돼야 한다면서, 인권 등 다른 현안이 6자회담 재개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아난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북 핵과 인권 문제 등을 별도로 다뤄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뒷받침한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아난 총장에게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불거진 한-일 간 갈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은 취임 초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만나 미래를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일본측이 앞장 서 과거 문제를 들춰내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일본이 과거 러-일 전쟁 과정에서 독도를 편입, 점령한 사실을 지적하고 "독도 문제는 역사적인 문제이고, 러-일 전쟁 때 강점했던 섬인데 그 사실을 일본 지도자들이 망각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역사를 인식하고 진지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종이에 동해와 독도 지도를 직접 그리면서 아난 총장에게 조목조목 설명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히면서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거론했습니다. 그는 "남북 간에 신뢰를 구축하면서 동시에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노 대통령 면담을 끝으로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아난 총장은 일본에 이어 중국과 태국, 베트남 등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한편 남북한은 16일 판문점에서 사흘 간 일정으로 제4차 장성급 회담을 시작했습니다. 남북한은 또 같은 날 북한의 금강산호텔에서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과 관련한 실무 문제를 협의했습니다. 이날 장성급 회담에서 남한측은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존중하는 원칙 아래 새로운 해상 불가침경계선을 설정하는 문제를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남한측은 그동안 이 문제는 남북한 간에 실질적인 군사적 신뢰구축이 이뤄진 뒤에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에 입장을 바꿔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논의하자고 전격 제안한 것입니다. 북한측은 이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예정됐던 오후 회담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남북한은 17일 재개되는 이틀째 회담에서 남북 간 철로 개통 문제 등 군사현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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