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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덕 정치범 수용소 실상 무대에 올린 정성산 감독 소감 [탈북자 통신: 김기혁]


북한의 악명높은 요덕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무대에 올린 탈북자출신 정성산감독이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협돋과와 통일학 연구원 소속학생들의 초청을 받아 이번 뮤지컬 제작에 얽힌 개인적 소감을 밝혔다는 소식, 서울에 있는 [김기혁]탈북자 통신원이 전해드립니다.

주위의 예상을 깨뜨리고 흥행을 일으킨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정성산 감독이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북한학협동과정 & 통일학연구원 주최)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정 감독이 24일 오후 2시 ‘감독과의 만남의 자리’가 진행되는 이화여자대학교 포스코관에 들어서자 학생들은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 ‘촛불 같은 생명’을 수화로 표현하면서 요덕스토리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그린 ‘요덕스토리’는 3월15일부터 20여 일간 공연되는 동안 2만2천여 명이 관람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요덕스토리 폐막 이후에도 열기가 계속돼 무대를 마련할 수 있는 9월경에 성남이나 서울에서 앙코르 공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미국 공연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정성산 감독은 “혼자서 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이루어졌다”면서 “지금 심정을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인터뷰1] “지금 심정을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요덕수용소 내용을 하려고 했을 때 또 하는 과정에 또 무대에 올리고 나서 한결같은 생각은 제 아버지, 아버님 이제는 천국에 가 계십시오. 그리고 김정일 너 이제 시작이야.”

정 감독은 자신을 도왔던 사람들을 한명씩 떠올리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인터뷰2] “저를 도왔던 많은 탈북자 분들, 수용소 출신자분들 그리고 묵묵히 따라준 우리 스텝들, 또 밥값을 못내서 식당에서 밥을 안줄 때 우리 배우들이 돈을 모아서 감독님 어쨌든 밥은 먹어야 될 것 아닙니까. 했던 많은 배우들, 또 아무 조건 없이 해줬던 자원봉사자들.”

본격적으로 요덕스토리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정 감독은 한국 뮤지컬의 5대 악재가 있다면서 ‘순수한 창작물, 신인연출, 신인배우, 칙칙한 소재, 열악한 극장’을 꼽았습니다. 그런데 요덕스토리가 이 조건을 다 갖추고 있었다고 웃음을 지었습니다.

[인터뷰3] “저희 작품이 다섯 가지가 아주 정확하게 들어 맞었어요. 한치의 오차도 없이. 감히 이 작품이 지금과 같이 대 성공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정성산 감독은 요덕스토리가 폐막된 이후 “이 공식이 완전히 뒤집어 졌다”면서 “(한국) 뮤지컬 역사상 단기간에 공연매진을 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해서 정성산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서도 털어놓았습니다. 3억원의 투자를 약속했던 투자자의 투자 중단, 정부 부처로부터 받았던 유무형의 압박, 테러위협 등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에서부터, 공연 하루 전날 삐걱이던 무대 세트가 무너져 관리자를 달래가며 무대를 제작해야 했던 사연, 천 석이 되는 좌석이 차지 않아 애태우던 일들.

정성산 감독은 특히 아버지의 생신인 3월26일부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감탄을 했습니다.

[인터뷰4] “16일 공연됐는데 3백석 뭐, (극장이) 천석되는데 4백석, 그기 이런 노래가 있어요. 3월 26일 아버님 생신, 그게 진짜 아버님 생신이거든요. 3월 26일날 됐습니다. 그때 김영삼 전 대통령 황장엽 선생님, 박근혜 대표님이 그날에 오셨어요. 그날부타 초 매진 사례가 일어난거요. 이건 돈을 주고 이렇게 할래도 못해요. 어떻게 그날 그 역사가 일어나더라고요. 야..”

이 때부터 요덕스토리는 공연이 끝나는 4월2일까지 연일 매진 사례를 이루었습니다. 이 때문에 객석을 채우기 위해 뿌린 초대권을 가진 사람들은 공연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정성산 감독이 더 놀란 것은 어린 학생들의 반응이었습니다. 공연을 본 한 고등학생은 요덕스토리 홍보 홈페이지에 “참 재미있고 슬프다”는 글을 남겼다면서 초등학생을 비롯해 청소년들 속에서 북한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이 놀라웠다고 정 감독은 말했습니다.

[인터뷰5] “야 이거 되겠구나. 되겠다는 게 대박이 아닙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 젊은 애들 여러분들과 같은 앞으로 주류를 이룰 수 있는 사람들의 정신이나 마음을 그 지경을 넓힐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거예요.”

정성산 감독은 학생들에게 “요덕스토리를 통해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일에 조금이라도 가슴 아파하고 북한 주민들에 비해 나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꼈다”면 “그 마음들을 변하지 말라”며 말을 마쳤습니다.

한편 강의를 들은 이화여대 이혜미 학생은 “정치적이고 시사적인 문제를 문화적인 콘텐츠로 끌어 올려서 좀 더 다양한 시각에서 많은 사람들이 접했다”고 요덕스토리를 평가하면서 “감독님이 직접 요덕스토리 제작에 대한 설명을 해줘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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